먼저 귀한 사역에 참여해 주신 것을 참으로 높게 평가합니다. 이렇게 헌신과 희생이 뒷받침된 자원봉사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러시아에 맞서 선전할 수 있었고, 국제 사회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 우크라이나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서방을 포함한 전 세계에 솟아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산하는 믿음은 서방의 더 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과 함께 민간 차원에서도 3월 26일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해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7월 초부터는 민간 차원에서 전후 복구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우크라이나 파트너와 함께 수립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문제임과 동시에, 평화와 인권,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이라는 유엔(UN)의 질서와 가치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입니다.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나리오가 성공하면 권위주의 체제가, 신제국주의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확산하게 됩니다. 그 여파로 국제 사회는 각자도생, 약육강식의 혼란과 무질서 속에 각종 분쟁이 확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눈물겨운 항전과 국제 사회의 지원으로 이미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다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드니프로(Dnipro)강 수력댐을 폭파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강 건너 자포리자(Zaporizhzhia) 원전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수로 인해 방심은 금물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전쟁은 서방과 정부, 군대에 맡겨 러시아의 협박과 무차별 공격에 용기 있게 맞서고, 다른 한편에서는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동시에 전후 복구에 집중할 때라고 봅니다. 다행히 전후 복구를 위해 서방에서도 ‘뉴 마셜 플랜(New Marshall Plan)’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태어날 새로운 우크라이나는 다를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훌륭한 인적 자원과 과학 기술, 농업, 물류,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우크라이나 국민과 리더십 속 애국심은 뜨겁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 국제 사회의 강력한 지원 의지도 있습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전쟁을 극복한 우크라이나는 동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자유 민주주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독일 ‘라인강의 기적’과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에 이어 우크라이나 ‘드니프로강’의 기적을 이룰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도 우크라이나같이 1950년 6·25 전쟁을 포함한 혹독한 과정을 겪으며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한국은 국내적으로 지정학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켜 왔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지원과 전후 복구에 적극 참여하여 새로운 우크라이나를 건설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끝으로 나눔과 섬김, 희생은 가장 고상하고 확실한,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미래도 이런 가치와 정신을 보유한 자원봉사자에 달려 있으며 어떤 방식이든 유·무형의 보상이 따를 것입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The journey is the reward.” 나눔·섬김·희생을 통한 여정의 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만나게 되고, 이것은 곧 성장과 성숙이라는 보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으나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여러분에게 달려 있고 또 우크라이나의 미래엔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와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확산, 그리고 유엔 질서의 수호가 달려 있습니다. 이런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 매진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님은 우크라이나를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우크라이나를 위해서 놀라운 계획이 반드시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영광과 자유 민주주의의 승리를 빕니다. 자원봉사자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이양구 전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
우크라이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