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발표된 〈브이조프(Vyzov)〉는 작품 일부를 지구 저궤도(LEO)에서 촬영한 러시아어 영화다. 영어로는 〈더 챌린지(The Challenge)〉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러시아 배우 율리야 페레실트(Yulia Peresild)가 연기한 심장외과의 제냐(Zhenya)가 실제 우주 비행사인 올레그 노비츠키(Oleg Novitsky)가 연기한 우주 비행사를 수술하기 위해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파견된다는 이야기다.
2021년 10월, 페레실트와 클림 시펜코(Klim Shipenko) 감독은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날아갔다. 러시아의 소유즈(Soyuz) 캡슐에는 세 사람만 탑승할 수 있었는데, 당시 그중 적절한 훈련을 받은 사람은 전문 우주 비행사인 안톤 슈카플레로프(Anton Shkaplerov)가 유일했다. 시펜코 감독은 소형 휴대 카메라로 촬영을 했으며, 분장 스태프와 같은 호사는 누릴 수 없었다. 촬영은 12일 동안 진행됐고, 그렇게 제작된 최종 결과물은 이미 러시아에서 발표되었다.
우주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촬영임을 고려할 때, 〈브이조프〉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다. 이 영화의 예고편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데[1], 무중력 상태에서 빠르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다. 실제 스토리가 전 세계의 관객을 강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말이다.
전문 우주 비행사가 아닌 사람들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놀라워 보일 수도 있지만, 유료 형태의 지구 저궤도 여행은 이미 한동안 추진되어 왔다. 2001년, 미국의 기술 사업가인 데니스 티토(Dennis Tito)는 2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세계 최초의 우주 관광객이 되었다. 티토는 그전에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과학자로 근무했으며, 평생 우주 여행에 관심을 가져 왔다. 80대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활동적인 그는 스페이스엑스(SpaceX)의 스타십(Starship)을 타고 최초로 달 궤도로 가는 사람 중 하나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