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볼은 일상을 조율하는 소리다
소리를, 음파를 느껴본 적이 있나요? 동그란 그릇을 두드리면 소리가 웅웅거리며 퍼집니다. 가장자리를 문지르면 그릇 안에서 소리가 확장되어 공간을 채우죠. 소리가 이끄는 곳은 명상의 세계입니다.
싱잉볼(Singing Bowl)은 2500년 전 불교권에서 명상과 치유의 목적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1970년대 뉴에이지 음악에서 사용되며 서양권으로 번진 싱잉볼의 유행은, 2020년대 들어 명상이 주목받으며 한국으로도 들어왔습니다. 금속, 크리스털 등 소재나 그릇 크기에 따라 싱잉볼은 고유의 소리와 진동을 가집니다. 당연히 사람마다 선호하는 소리도 다르겠죠. 높거나 낮은 싱잉볼 소리 중 자신의 선호를 발견한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잡념을 비우는 명상과 휴식을 합니다.
힘을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시대입니다. 숨 가쁜 일상의 맥락에서 나 자신을 제거하고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우리는 오감을 동원합니다. 숨을 돌리려고 향 제품을 늘어놓고, 피곤한 몸을 만들어 푹 자기 위해 운동하죠. 청각의 영역에서는 ASMR이 그 도구였습니다. ASMR은 이완, 수면 유도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는데요. 청각 테라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면 사운드, 주파수 등으로 진화 및 세분화합니다. 그중의 하나가 싱잉볼입니다. 인체 곳곳을 진동시켜 고유의 주파수를 복원시켜 준다는 싱잉볼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출되며 대중의 일상으로
들어왔죠. 새로운 소비의 흐름도 형성했습니다. 요가, 명상, 상담 등과 결합하여 테라피 프로그램이
생기고, 유튜브에는 명상과 숙면을 위한 3시간, 6시간짜리 싱잉볼 연주 영상이 올라옵니다. 이 새로운 소리는 ‘마음 챙김’이라는 현대인의 새로운 숙제를 돕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