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닉 건축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아이콘의 원칙

판타지 시리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은 매회 작품의 배경인 가상의 대륙 웨스테로스(Westeros)의 건축을 미니어처로 구현한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한다. 자연 환경에 따라, 영주 가문의 문장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건축만으로도 얼마나 다양한 세력이 각축을 벌이는 지역인지 연상할 수 있다. 작품 속에서 건축은 상상 속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하는 핵심 요소다.

건축은 우리 삶의 무대이자 배경이다. 그래서 건축은 지역과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면 바쁘게 움직이는 뉴요커가, 에펠탑을 보면 우아한 파리지앵이 떠오르는 이유다.

저자는 이렇게 지역과 사람을 상징하는 건축을 ‘아이코닉 건축’이라 명명한다. 그리고 아이코닉 건축이 지역의 문화와 산업을 바꾸고 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산업혁명의 본거지로, 가장 빠르게 지역 재생을 시작한 영국의 사례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건축이 아이콘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짚는다.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영국의 성공 사례들은 모두 지역의 환경과 사람, 문화에 주목한다. 자이언트 코즈웨이 방문자 센터는 해안의 절벽에서는 보이지 않고, 육지에서만 보이는 디자인으로 환경에 녹아들어 있다. 미술관 터너 컨템퍼러리는 화가 윌리엄 터너가 그림을 그렸던 지역이라는 잊힌 스토리를 발굴해 재해석하면서 지역을 새로운 예술의 허브로 부상시켰다. 버밍엄 도서관은 지역 장인들이 만든 금속 공예품을 활용해 지역의 산업과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독창성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비롯된다.” 전설적인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이코닉 건축은 독특한 디자인이나 새로운 콘셉트에 앞서, 건축의 근원인 환경과 사람을 생각한다. 건축이 뿌리내릴 곳의 자연 환경, 이웃한 건축의 디자인, 주민들의 문화와 생업, 관람객이나 방문객의 욕구까지 고려해 ‘이곳이 아니면 안 되는 건축’을 만들어 낸다.

아이코닉 건축의 이야기는 상품, 서비스, 개인의 브랜딩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주어진 환경과 이용자의 특성을 생각할 것, 근원으로 돌아갈 것. 세계가 사랑하는 아이콘들은 가장 단순한 원칙에서 출발하고 있다.

김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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