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텔의 실적은 호전되고 혁신은 소멸할 가능성이 큽니다.
40년을 인텔과 함께해 온 팻 겔싱어 CEO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인텔의 엔지니어 출신인 팻 겔싱어는 2021년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판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공룡의 추락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텔은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습니다. 모바일 혁명과 AI 혁명입니다. 겔싱어는 인텔이 펩리스를 통해 부활하겠다는 5개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인텔은 미국 전역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펩리스를 계속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 상황이지만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선거기간 반도체 지원법(Chip Act)를 비난했습니다. 인텔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대만과 한국 기업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였죠.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을 살릴지 죽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인텔이 지금 생산 중인 ‘덜 첨단인’ 반도체 판매를 위해 수입 반도체에 관세를 얼마나 부과할 것인지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입니다.
2. 러시아가 민간인을 살상용 드론의 ‘연습용 표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새로운 전쟁의 시대를 알렸습니다. 거대한 탱크와 미사일이 아닌, 몇 십만 원짜리 드론이 전쟁의 운명을 바꾸고 있습니다. 드론은 탱크나 전투기보다 민간인 지역을 공격하기에 유리합니다. 군용 차량, 구급차, 경찰차, 소방차, 인도주의적 호솔 차량이 구요 타깃이지만, 민간인도 드론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드론도 위협적이지만, AI가 합세하면 더욱 위협적입니다. 이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 AI 드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드는 바보들이 아직도 있다”고 일갈한 데에는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F-35의 제조사인 미국의 록히드 마틴은 물론, 우리나라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전통적인 방산 기업의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 AI 스타트업, ‘팔란티어’는 물론이고 오픈AI도 AI 드론 시장에 뛰어듭니다. 무인 드론 방어시스템에 AI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독일의 방산 AI 스타트업 ‘헬싱’도 공격용 AI 드론을 공개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은 고조되는 반면, 트럼프 2기를 기점으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원을 감축할 전망입니다. 무기에 있어서도 ‘가성비’를 따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구식 무기를 업그레이드 할 때 드론과 AI는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항목입니다. 헬싱과 같은 방산 스타트업들이 정부를 주요 투자처로 유치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3. 새로운 AI 모델을 소개합니다.
오픈AI가 ‘o1 프로’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사용료는 월 200달러입니다. 가장 어려운 질문에 대한 최상의 답변을 위해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는 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특히 답변을 생성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답변 생성 진행률을 보여줍니다. 시간을 들여 추론 능력을 끌어올리는 설계가 엿보이죠. 데이터 과학, 프로그래밍, 판례 분석 등과 같은 분야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특히 코딩 문제의 오류가 크게 감소했다고 하니, 기업에서의 구독 증가도 기대해 볼만하겠습니다.
하지만 o1 프로보다 더 눈길을 끄는 AI 모델들이 등장했습니다.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학교 교수가 창업한 월드랩스가 지난 2일, 이른바 ‘월드 모델(LWM)’의 샘플을 공개한 겁니다. 이미지 한 장으로 3D 가상 세계를 창조합니다. 사용자가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풍경이 계속해서 생성됩니다. 언어가 아니라 세계를 생성해 내는 AI 모델이라는 이름에 걸맞습니다. 월드랩스는 게임과 영화는 물론이고 가상 세계를 만드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 자신합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트윈’이라 불렸던 기술에도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구글도 비슷한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AI가 품고 있는 가능성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