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적 연관성이 있는 점수라고 해도 이러한 접근법에는 몇 가지 우려가 있다. 그중 하나는 다면 발현(pleiotropy)이라는 것이다. 다면 발현이란 하나의 동일한 DNA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른 여러 형질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말하자면 심장병의 발병률이 적은 배아를 선택했는데, 우연히 간질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지능이나 키와 같은 긍정적인 형질과 관계된 점수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가 다른 유전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제노믹 프리딕션의 공동 창업자인 미시간주립대학교의 스티븐 슈(Stephen Hsu)는 이러한 이론적인 위험성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다면 발현으로 인한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IQ가 160이나 170정도 되는 아이들 집단을 살펴보면, 아주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 아이들이 그냥 괴짜들이라는 것만 빼고요.” 슈 박사는 2014년에 생식과 관련된 기술이 지적인 아이들을 선택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부모가 10개의 배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아이의 IQ를 10~15 정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는 또 사람들이 이렇게 지능을 기준으로 아이들을 선택한다면 많은 이익이 축적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설득력 있는 예측이다. 2008년 이전에 소를 대상으로 한 스닙 마이크로칩이 처음으로 판매된 후, 미국에서는 젖소의 1마리당 우유 생산량이 연간 50킬로그램 정도 증가했다.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다원 유전자 선택법이 적용되고 6년이 지나자, 증가율은 두 배가 되었고 생산량은 연간 100킬로그램 이상 늘었다. 이 기술이 가진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알 수 있는 결과다. 적어도 소에 대해서는 말이다. 하지만 슈 박사의 낙관적인 예측에도 불구하고, 소들에게도 다면 발현이라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소들의 생식력은 떨어졌고, 면역 체계는 약해졌다.
결국 인류는 이미 강력한 방식으로 최적화되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자연 선택이라는 방식 말이다. 서로 다른 생리학적 특성 간 균형은 진화라는 험난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대개는 최적화된 형태로, 또는 최적에 가까운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가축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조작은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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