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중심/ 중국 본토의 비금융권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 채권, 10억 달러/ 홍콩/ 기타 해외 도시/ 출처: 윈드 인포(Wind Info)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외 자본을 확보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뉴욕보다는 홍콩으로 쏠리고 있다. 온라인 검색 기업 바이두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하고 홍콩에 상장할 수도 있다. 넷이즈(NetEase), 씨트립(Ctrip), 그리고 제이디닷컴(jd.com)과 같은 다른 중국의 기술 기업들도 알리바바를 따라 홍콩에 2차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홍콩 경제 스펙트럼의 다른 극단에는 중국 정부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탈출한 도피 자본이 있다. 그러나 한 평론가는 본토의 관료들로부터 돈을 숨기는 이들이 “아직도 홍콩에 남아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평했다.
홍콩 보안법이 외국 기업인들을 곤경에 빠뜨릴 가능성은 작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안법의 발표가 있기도 전에 많은 이들이 공포로 인한 의심을 제기하기 시작했었다. 영국 기업인들은 경영인들의 홍콩 이전을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이 밴쿠버에서 화웨이 창업주의 딸을 인도해 오려 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중국이 2018년 12월부터 억류해 온 캐나다인 마이클 코브릭(Michael Kovrig)과 마이클 스페이버(Michael Spavor)의 잔인한 구금 사례는 홍콩에 오랫동안 거주해 온 시민들이 국경을 넘어 본토로 들어가는 것을 꺼리게 한다. 한 외교관은 다음과 같이 자문했다. “두 명의 외국인이 구체적인 혐의 없이 530일 이상 구금되어 있다. 그런데 당국은 모든 조치가 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가진 의문은 이렇다. 국가보안법은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것인가? 이런 기관들이 홍콩에 들어오는 것인가?”
이제 시선은 워싱턴에 집중되고 있다. 홍콩이 더 이상 자치권을 누리고 있지 않다고 의회에 통보한 폼페이오 장관의 결정으로 강력한 법적 장치가 가동되고 있다. 1992년 제정돼 지난해 개정, 강화된 미국의 홍콩정책법에 따르면 홍콩이 중국 본토의 여타 지역보다 더 자유롭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면 미국 정부는 홍콩을 무역 및 기타 목적에 있어 별도의 독립체로 취급할 수 있다. 이제 백악관은 홍콩의 특권 중 어떤 것을 취소할 것인지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홍콩이 누리는 특권을 끝내기 위한 미국의 어떠한 노력도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홍콩에 반덤핑 조치를 비롯한 기타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까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무역 정책실장을 지낸 제임스 그린(James Green)에 따르면 이 조치들은 정밀하게 배치하기 어렵고, 본토의 계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달러를 미국 달러로 환전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 행정명령을 활용하고 있다는 등의 일부 추측은 신뢰하기 어렵다. 이러한 조치는 보통 이란이나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에 적용하는 법적 권한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유력한 방안으로는 홍콩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관료들에 대한 비자 거부나 재산 동결과 같은 제재 조치가 있다. 홍콩의 지위를 파트너로 조정해 민감한 품목과 기술의 수출에 대한 통제를 시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미국 관료들은 명의만 홍콩에 둔 회사들이 이란이나 중국 본토로 금지된 물품을 운송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홍콩은 중국을 분노하게 할 것을 우려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꺼린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 상원은 홍콩에서 인권 침해 세력과 거래하는 은행들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초당적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금융 체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 역시 포함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 그는 작년 홍콩정책법에 힘을 실어준 개정안에 마지못해 서명했다(그전에 그는 중국과의 무역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그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을 주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미중 관계와 미국 정치에서 예측불허의 과열 시기다. 한 의회 직원이 말한 대로 미국 텔레비전에서 홍콩의 거리에서 머리가 깨지는 장면이 방송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에게 부드럽고 인권에 약하다는 민주당의 통념”을 그대로 반영하는 일이 될 것이다. 베이징에서 외국의 간섭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면서 미국의 보다 강력한 조치가 단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의 자유만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 아니다. 두 강대국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심각하게 긴장된 관계 역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