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통치의 비밀
2화

백년의 어둠: 진실 앞에선 가장 뻔뻔한 권위주의자들

신장 지역의 잔혹한 산아 제한 정책은 특정한 민족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의 최서부 지역인 이곳을 방문하면 그들의 이중 잣대가 여실히 드러난다.

불편한 사실에 직면할 때 중국이 보이는 일반적은 대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그것을 부정하고 물타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시도가 통하지 않으면, 당국은 외국의 비판 세력이 모종의 동기를 가진 것이라며 공격한다. 중국이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최서부 지역인 신장에 대한 논쟁이 바로 이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영국, 캐다나, 유럽 연합(EU) 등이 신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국가는 중국이 1160만 명 규모의 위구르족 인구[1] 가운데 대략 100만 명의 무슬림들을 재교육 시설에 가두고,소수 민족인 이들 여성에게 불임 시술을 강제하며, 주민들에게 공장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의 외교관들은 서방의 이러한 문제 제기를 중국에 대한 비방이며 자신들의 발전을 좌절시키려는 파렴치한 음모라고 부른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 정부의 문서와 위성 사진, 그리고 공개된 자료들을 샅샅이 뒤져서 신장에서의 탄압 행위를 고발하는 외국의 연구자들에 대해서 그들을 반중국 도당이나 CIA의 앞잡이라고 묘사하며 인신공격성 비방을 퍼붓는다. 중국 당국은 외국의 의회나 언론사와 대화를 나누는 위구르족 망명자들을 테러리스트라거나 돈을 받고 거짓말을 하는 연기자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중상모략은 비록 무모하긴 해도 영향을 미친다. 베이징에서는 비공식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위구르에 대한 논쟁으로 불평을 늘어놓는 서방의 외교관들과 비즈니스맨들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나 기후 공조가 방해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신장발 보도들이 과장되었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위구르족에 대한 외국의 우려를 자신들의 나라에 대한 냉소적인 공격으로 취급하는 중국인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최근에 신장으로 취재를 갔을 때 하루에도 몇 번이나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사복을 입은 요원들이 차량이나 자전거, 또는 걸어서 따라다니는 경험을 했던 것도 전혀 놀랍지 않았다. 외국의 언론인들에게 이러한 견제는 일상적인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였지만, 《이코노미스트》 취재팀이 사람들로 가득 찬 기차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동행한 공무원이 “당신은 중국을 좋아하나요?”라고 묻는 건 좀 더 놀랍고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이코노미스트》의 칼럼니스트는 중국과 서방이 비록 중요한 원칙들에서는 의견이 갈리겠지만, 공개된 사실들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신장 취재는 일종의 실험이었다. 그 목표는 이 나라의 주류 다수인 한족 출신의 공무원 및 이주민들에 대한 인터뷰와 정부의 문서만을 활용해서, 위구르족이 인종 차별적 사회 공학(social engineering)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방법이라면 본지의 보도가 반중 정서에 기댄 것이라고 쉽게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 군데를 방문했다. 그 중 첫 번째는 면화 밭과 과일 농장이 있는 바추현(巴楚县)으로, 이곳의 주민은 거의 전체가 위구르족이다. 무슬림이 다수인 신장 남부의 많은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생률이 높았다. 바추현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4년에 이 지역의 인구 자연 증가율(RNI)[2]은 1000명당 약 13명이었다. 인근의 도시인 카슈가르(喀什)의 사망률 통계를 이용하면, 이곳의 출생률은 1000명당 약 19명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면 이 지역의 일반적인 여성들이 가임기 동안 대략 서너 명의 아이들을 낳는다고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이 지역의 위구르족에게 허용된 산아 수는 셋이었는데, 아이를 더 낳더라도 당국에서는 사회적 평화를 위해서 용인해 주었다.

그러한 출산 호황의 결과는 주중의 점심시간에 바추현의 중심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끔찍한 인종 간 폭력 사태를 경험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무장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체 운동복을 입고 중국소년선봉대(中國少年先鋒隊)의 붉은 스카프를 맨 위구르족 아이들이 인산인해처럼 쏟아져 나왔다. 숯불 위에서 고기와 낭(馕)이 익어가는 좌판을 지나가던 아이들은 베이징에서 쓰는 만다린(官話) 억양을 강하게 풍기는 말투로 외국인 기자를 맞이했다.

바로 이 쾌활한 아이들이 중국의 학자들을 우려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들은 위구르족의 어린 연령대가 신장 남부의 수자원 공급을 고갈시키고, 구직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며, 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 지역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2017년 공산당 지도부는 불법적인 출산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지시했는데, 여기에는 제한을 초과한 아이를 신고하는 현지인들에게 포상금을 주는 방안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합법적인 출산도 목표로 삼았다. 2018년 1월, 바추현 정부는 인구의 “과도한 성장세”를 통제했다고 자랑했다. 2017년 이 현의 출생률은 1000명당 19명에서 13명으로 줄었는데, 불과 3년 만에 이렇게 급감한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 놀랍게도, 2019년 바추현은 출생률이 1000명 당 4.15명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의 다른 어느 곳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이며, 심지어 전쟁 시기에도 보기 힘든 기록이었다.

신장 정부에서 근무하는 사회학자인 리샤오샤(Li Xiaoxia)는 강제 불임 시술에 대한 보도를 “중상모략”이라고 불렀다. 지난 1월에 관영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그녀는 산아 제한 조치가 더욱 강화된 이후인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신장 전역의 신생아가 1년 만에 12만 명 줄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리샤오샤는 현지의 위구르족 여성들이 불임 시술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아이 수의 한도를 채우기 전에 자진해서 난관 결찰(tubal ligation) 시술을 받는 여성들 중에서는 현금으로 3000위안(460달러)을 보상받은 이들도 있었다고 썼다. 다른 이들의 마음은 당국에 의해서 “종교적인 극단주의의 족쇄로부터” 자유롭게 풀려났다. 그녀는 위구르족과 한족이 이제는 “더 적고 더 건강한” 출산을 장려하는 동일한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임신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공식 문서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티에먼관(鐵門關)은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產建設兵團)이 만든 작은 마을이다. 준군사 조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병단(兵團)은 이 지역의 황량한 평원을 경작하고 한족 정착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서 1954년에 설립되었다. 지난해 이 마을에서 근무할 보조 경찰관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붙었는데, 그 대상은 한족 출신의 젊은이들이었으며, 만약 그들이 둘째 아이를 낳게 되면 1만 위안의 의료비를 보상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병단의 제6사단 소속의 통계학자인 왕지안(Wang Jian)은 병단이 소수민족의 출산은 제한하고 한족 출신의 신입 직원들에게 아이를 더 갖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권장하는 학자들 가운데 한 명이다.

병단이 운영하는 최대 도시인 스허쯔(石河子)에 있는 한 공원에서 나무가 우거진 연못 옆에서 두 명의 아들과 놀고 있던 아빠 한 명은 둘째를 낳은데 대해서 보너스를 주겠다며 당국이 연락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둘째 아이를 팔에 안고 가던 한족 출신의 엄마 한 명은 그 아들을 출산하면서 보조금, 출산 휴가의 연장, 무료 분유가 혜택으로 제공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들이 둘째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합니다.” 그녀의 말이다. 이러한 이중 잣대는 중국을 칭송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이 모두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진실은 확고하다.
[1]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위구르족의 인구는 1280만 명이다.
[2]
전출입이나 이주 등을 제외하고, 오직 출생률과 사망률만을 비교해서 계산한 인구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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