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지역의 아이들
각자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아르촘 아르촘 스코로호드코다. 인터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게 생각한다. 근간에 현지 사정으로 매우 바빠 연락이 원활하지 못했다. 드미트로와 둘이 함께 ‘
비하인드 블루 아이즈’라는 프로젝트를 창립했고 여기에서 자원봉사단을 꾸려 나가고 있다.
드미트로 드미트로 주브코프. 몬스터에너지 우크라이나 지사의 마케팅부에서 브랜드 액티베이터로 일하고 있다. 쉽게 말해 마케터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여러 가지 자원봉사를 함께 하기 시작했다. 지금 하고 있는 비하인드 블루 아이즈는 체르니히우의 루카시브카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원래 우리는 키이우에 살고 있다. 도시는 여러 종류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고, 우리 역시 민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다양한 자원봉사를 해 왔다.
두 사람의 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하다.
아르촘 드미트로와 나는 수년간 같이 일해 온 직장 동료다. 나와 달리 지마(드미트로의 애칭)는 회사에서 업무 스케줄이 좀 더 자유로운 편이라 회사 일 외에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해 왔다. 그는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나를 불러줬는데 서로 닮은 구석이 많아 친해지게 됐다.
키이우에서 체르니히우로는 어떻게 옮겨가게 됐나.
드미트로 전쟁 양상에 따라 그렇게 됐다. 처음엔 키이우가 해방됐고 두 번째로 해방된 곳이 키이우 동북쪽의 체르니히우다. 그곳에 위치한 세 개의 마을에서 1000여 명의 주민들을 돕게 됐다. 키이우 밖으로 처음 나간 자원봉사였다. 가장 큰 마을인 야히드네를 시작으로 슬로보다, 루카시브카 순서로 매주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사람들을 도왔다.
당시에는 어떤 봉사 활동을 진행했나?
드미트로 사이드 프로젝트의 하나로 키이우에 ‘스테이션 피자(Station Pizza)’라는 피자 가게를 하나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건물의 지하가 꽤 넓다. 피자 가게라 전문 요리사는 없긴 하지만 이 장소를 좀 살려보고 싶어 직접 음식을 만들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달했다. 키이우에서의 봉사 활동도 대부분 음식에 관한 것이었고 주로 노인들, 병원 직원분들 그리고 군인들을 위해서 요리했다. 처음엔 이러한 조리 및 배달이 우리의 주요 활동이었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정작 생필품이나 의약품, 수리에 필요한 공구 등을 더 필요로 하더라. 전해 주는 품목이 하나둘 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피자 가게 지하가 자원봉사 본부처럼 변하게 됐다.
지금 하고 있는 비하인드 블루 아이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아르촘 아이들의 눈에 담긴 우크라이나 마을의 모습을 필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는 프로젝트다. 전쟁이 휩쓸고 간 지역의 아이들에게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담긴 가방을 주면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도시의 모습을 담는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은 인화를 거쳐 비하인드 블루 아이즈 인스타그램에 공개된다. 이 사진들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후원자들의 기금은 아이들의 위시리스트에 담긴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사용된다. 아이들은 사진으로 창작 활동을 하며 전쟁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