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확장
11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시선의 확장

선거권을 바라보는 성년의 당연한 인식을 묻고, 당연히 제한되는 미성년의 선거권을 묻고, 자구(字句) 몇 개로 시민의 권리를 막아선 입법자의 당연한 재량을 묻는다. 당연한 것을 구태여 다시 묻는다.

당연함에 안주하는 순간 모든 것이 위태롭다. 권리가 특히 그렇다. 당연히 누릴 수 있으며 누려야 마땅한 것. 소중한 줄 알지만 그렇다고 딱히 대단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것. 당연한 모든 것이 그러하듯, 권리는 누리고 있을 때 존재 가치를 깨닫기 어렵다.

선거권 연령 기준을 19세에서 18세로 바꿔 봤자 세상이 얼마나 바뀌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때가 되면 주어지는 선거권이 뭐가 그리 특별해 언론이고 정치권이고 난리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린애들이 뭘 안다고 정치를 기웃거리느냐 나무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도, 최소한 그만큼의 변화를 낳는다. 이 변화가 다른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다.

선거권 연령 하향은 아동·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18세 선거권’의 속사정을 궁금해했으면 좋겠다. 여기엔 동생과 조카, 아들딸이 빼앗긴 고유한 권리가 있고, 헌정 이래 묵살되어 온 젊은 날 아버지, 어머니의 권리가 있다. 또한 앞으로 제한될지 모르는 누군가의 권리도 담겨 있다. 선거권은 누구나 때가 되면 받는 어떤 것이 아니다. 모쪼록 이 책을 통해 선거권의 정의가 다시 내려졌으면 한다.

곳곳에서 이 당연한 것을 묻고 있다. 당연한 답을 생각지 못한 곳에서, 그러나 결코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으면 했다. 답을 찾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이 당연함을 고민한 저자를 만났다. 길지 않았던 편집 기간은, 고민을 짊어온 저자의 지난 시간들 덕분이다.

김세민 에디터

* 관련 콘텐츠를 더 읽고 싶으신가요? 아래 키워드를 클릭해 보세요.
#민주주의 #권리 #선거 #정치 #시민 #교육 #프린트에디션
추천 콘텐츠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