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강조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혁신을 일으키면서 국내에서도 수평 조직이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수평 조직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영어 닉네임 호칭, 유연 근무, 자율 좌석제, 애자일 방법론 적용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수평적인 조직 구조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기업은 많지 않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도 조직 문화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는 조직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평 조직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한두 가지 제도의 적용을 넘어 조직 내 모든 요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호칭만 바꿀 것이 아니라 구성원과 리더의 핵심 정보 접근 범위를 수정하고, 근무 시간만 바꿀 것이 아니라 업무·소통 방식, 사무 공간의 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선 조직의 크기를 줄일 것을 제안한다. 더 적은 인원으로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본질적으로 바꿔야 한다. 일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독립된 전문가로서 맡은 업무를 해내고, 책임지는 것이다. 자연히 업무는 지시와 수행이 아니라 논의와 협력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렇게 달라진 팀에 맞춰서 인재를 찾기 위한 채용, 평가 방식부터 출퇴근 시간, 사무 공간을 설계한다. 조직의 다양한 요소가 변화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조직은 일하는 방식과 관례, 구성원 간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동체다. 컨설팅 리포트와 경영서가 다루는 조직 내 소통법, 문화 개선 방안, 리더의 행동 지침 등은 유용한 조언이지만, 이 방법들을 적용하는 것만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호칭, 복장, 사무 공간 개선 조치가 무용한 것은 아니다. 부수적으로 보이는 작은 조치들은 변화를 자극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작은 변화들로 시작해 전체 구조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의미다.
더 나은 조직으로의 변화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두 가지 실험으로, 인재 몇 사람의 채용으로 조직은 달라지지 않는다. 부분과 전체를 함께 살피는 전체론적 시각으로 조직 문화를 분석하는 저자의 글은 수평 조직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소희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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