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폭력과 독살의 정치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퇴행적인 독재자에 지쳤다
2. 벨라루스의 반란과 나발니 독살 테러
러시아 통치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건들
헬리콥터 아래에서
종신 대통령이 되는 방법
밀려오는 물결
먼저 읽어 보세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는 8월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통증을 느낀 뒤 의식 불명 상태로 독일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공항에서 마신 차 안에 독극물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변호사인 나발니는 2008년 러시아 국영 기업들의 부패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푸틴 측근들의 정경 유착 비리를 폭로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면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왔다.
북저널리즘 뉴스 - 〈
의식 잃은 야권 운동가…크렘린 독살 정치인가〉
에디터의 밑줄
“지난 20년 동안 푸틴은 영광과 풍족함과 확신으로 가득 찬 소비에트, 차르 전제 군주 시절의 상상을 들먹이곤 했다. 하지만 푸틴이 제시하는 것들은 나발니가 보여 주는 것과 비교하면 지루하다. 나발니의 유튜브 동영상들은 푸틴 정권의 선전물처럼 전문적으로 만들어졌지만, 내용은 점점 커져 가는 정권에 대한 절망으로 가득하다.”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은 아이디어가 고갈된 이 정권이 폭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반대로 벨라루스의 사례는 폭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루기 어려운 도구인지를 보여 준다. 루카셴코는 시위 참여자를 체포하고 고문함으로써 야만적인 탄압을 시도했지만, 이는 시민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고 정권을 더욱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푸틴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해 온 수많은 전술의 본보기 역할을 해왔던 벨라루스의 루카셴코가 이제는 정통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푸틴은 루카셴코와 같은 수준의 독재자는 아니지만, 루카셴코에 비해 겨우 몇 발짝 뒤떨어진 수준이었다.”
“벨라루스였다면, 나발니는 이유도 모른 채 실종됐을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독재 국가가 아닌 전제 정치 체제다. 러시아의 엘리트와 지역 지도자들, 그리고 민간 부문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뭔가 민주적으로 보이는 정당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크렘린은 2013년 나발니의 모스크바 시장 선거 출마를 허용했다. 동시에 날조된 횡령 혐의로 나발니를 압박했다.”
“나발니의 매력적이고 정교한 전략에 벨라루스 시위가 겹쳤다. 민스크에서 벌어진 사건들은 경찰의 폭력이 지닌 한계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추락한 루카셴코의 정당성을 만회할 수는 없었다. 폭력은 오히려 추락을 가속화했다. 야당 지도자 한 명을 지금 잔인하게 처리하는 것이 나중에 국민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