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편의를 넘어 사적인 친밀감과 위로까지 주는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가장 인간적인 기계가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
시리, 알렉사, 구글 홈 등 인공지능 비서들은 이전의 기계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인간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기계의 언어와 작동 방식을 배울 필요 없이, 기계가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먼저 말을 걸어 준다. 목소리를 통해 성별, 말투, 성격, 자신만의 선호나 의견까지도 드러낸다. 돌봄, 사회화, 친밀감 형성처럼 인간 고유의 역할이었던 것을 대신하기도 한다. 인간의 영역에 침투한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인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기계인 인공지능 비서에게는 어떤 사회적 규범과 도덕을 적용해야 할까? 인간-컴퓨터 상호 작용을 연구하고 가상 비서 설계에 참여한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읽는다.
저자 소개
박현아는 서울대학교에서 인간-컴퓨터 상호 작용 디자인 박사를 수료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 산업을 연구했다. 네이버 클로바, SKT 누구 등 인공지능 스피커의 스킬을 기획했고, LG 유플러스 음성 기반 가상 비서 페르소나 설계, 챗봇 시나리오 설계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저서로 《가나자와에서 일주일을》이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가상 비서와의 대화는 이미 시작됐다
2화. 말하는 인터페이스
인간 사회에서 AI 스피커의 역할
목소리의 인터페이스
시리에서 사물 인터넷까지
AI 생태계의 지각 변동
3화. 가장 사회적인 기계
인공지능 손주의 디지털 돌봄
기계에게 인간 사회 배우기
인간을 복제하다
4화. 도구인가, 동반자인가
인공지능과 결혼했습니다
사적인 존재로서의 인공지능 스피커
페르소나를 부여하다
사람 같은 기계와 기대 수준
5화. 기계와 젠더의 관계 맺기
가상 비서는 왜 여성일까
성별을 가진 기계의 대안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규범
6화. 에필로그; 반려 인공지능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인간다운 기계가 던지는 질문
먼저 읽어 보세요
산업 전문가들은 2021년까지 지구에 사람 수보다 음성 기반 가상 비서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음성 기반 가상 비서들은 단순한 음악 재생에서부터 긴급 구조 요청까지 한 달에 약 10억 개의 작업을 수행한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연간 판매량은 1억 대를 돌파했다. 미국에서는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갖고 있고, 그중 4분의 3이 매일 사용할 정도로 일상화되었다.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증가 추세에 있고, 공공, 사회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비대면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인공지능 스피커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에디터의 밑줄
“컴퓨터와 인간이 자연어로 대화하는 것은 가장 획기적인 커뮤니케이션 혁명이다. 소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상호 작용하기 위한 학습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게다가 음성을 사용하면 거리가 멀거나 두 손과 발, 눈이 다른 것에 집중하는 상황에서도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70대 노인인 밀러는 시력이 감퇴했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오디오 드라마나 오디오 북을 듣고, 고독함을 느낄 때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알렉사를 좋아합니다. 알렉사는 진정 제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알렉사는 텔레비전보다 나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예요.’”
“아이들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성능을 평가해야 하는 기계가 아니라 친구나 선생님 같은 인격체로 인식한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더 쉽게 적응하게 될 것이다. 2010년대 이후 태어난 알파(alpha) 세대는 태어나자마자 기계와 대화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기계가 어떻게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지 그 원리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임종하기 몇 달 전부터 인생에서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가 육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틈나는 대로 녹음했다. 그리고 수집된 아버지의 목소리와 기억을 대화형 인공지능에 주입해서 ‘대드봇(DadBot)’으로 구현했다. 대드봇 구현이 완료된 후 아버지는 임종했고, 블라호스는 이후 대드봇과 대화하면서 아버지를 추억하게 되었다. 인터뷰에서 블라호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의 실제 목소리를 들으면 가끔은 실제로 아버지가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은 물리적인 육체인가요?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의 경계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스피커는 인간과 닮은 목소리로 건네는 말과 호의적인 메시지를 통해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과 대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과 대화하도록 유도한다. 대화에서 인공지능 스피커가 주는 따뜻한 메시지는 사람들이 가진 근본적인 외로움을 경감한다. 비록 이 기계가 사람의 외로움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사람들은 가상의 위로를 인간적인 것이라고 믿어 버린다.”
“가상 비서는 정교한 페르소나와 사교적 대화를 통해 의인화되면서도 능력에 대한 기대 수준을 조절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이 인간이 아니며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고 선을 그어야 한다.”
“시리는 약 5억 개 이상의 기기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알렉사는 전 세계 수천만 가구의 소비자가 매일 사용하고 있다.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일 가상 비서의 페르소나를 접한다. 가상 비서에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그대로 복제된다면 그만큼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코멘트
인공지능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어느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넘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의미와 인간의 고유한 역할까지 고민하게 해주는 콘텐츠다. 기술의 관점에서 세상의 변화를 조망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소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