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빈층의 사람들 / 세계은행 예상치, 전 세계 대상, 단위: 백만 명 / 2020년의 경기 수축이 8퍼센트일 경우 / 5퍼센트일 경우 / 코로나19 이전의 추세일 경우
한편 가난한 국가의 정부들은 돈을 현명하게 지출해야 한다. 너무 많은 정부들이 자기편에게는 돼지고기를 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스러기를 준다. 코로나 위기가 시작된 이후, 멕시코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았지만, 국영 석유 대기업인 페멕스(Pemex)에는 27억 달러(3조 2000억 원) 상당의 세금을 감면해 줬다. 멕시코 국민 1인당 21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도는 탄광에 70억 달러(8조 2000억 원)를 쏟아부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적자를 내고 있는 항공사를 유지하기 위해 조만간 추가적인 낭비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이 좋은 목적으로 책정된 경우에도, 낭비되거나 도난당하는 경우가 너무 자주 일어난다. 남아공의 수사관들은 3억 달러(3500억 원) 상당의 코로나 대응 장비 관련 계약 658건에 대해 사기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보건부는 일부 마스크를 한 장에 53달러를 주고 구입하기도 했다. 우간다에서는 녹음 파일 하나가 유출되었는데, 공무원으로 짐작되는 사람이 크게 웃고 있었다. 그와 동료들은 코로나 판데믹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조성된 자금을 가로채려고 계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단순하기 때문에 부패에 덜 취약하다. 그들의 주머니에 약간의 여윳돈이 있다면, 수혜자들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다시 학교에도 보낼 수 있다. 오토바이 택시나 소 같은 자산을 처분하는 상황을 면할 수도 있어서 향후 생계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의 주머니에 돈을 잘 전해 준 대표적인 나라가 브라질이다. 비록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이 코로나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습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브라질에서는 빈곤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들이 실제로 하락했는데, 주된 이유는 정부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석 달 동안 매달 110달러를 주면서 모두 6600만 명에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우선순위는 기본적인 보건 의료가 되어야 하는데, 유행병이 너무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면서, 아이들의 백신 접종률이 약 2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실정이다.
이번 위기에서 정치인들은 어려운 선택을 빠르게 내려야 한다. 이 질병에 대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의 실수는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용납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인도에서는 갑작스럽게 봉쇄 조치가 취해지면서 수백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도시에서 일자리를 잃고 숙소에서 쫓겨났고,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혼잡한 기차를 타거나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결국 바이러스가 더 멀리까지 퍼지게 됐다. 남아공은 사람들이 밤에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했지만, 갈 곳이 없어 공유지의 판잣집에 살던 수만 명의 불법 거주자들을 쫓아냈다. 편안한 홈 오피스에서 원격으로 통치하는 정치인들은 코로나로 인해 다시금 극심한 빈곤 상태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다 심각하게 생각했어야 한다. 그들의 판데믹 대응이 불우한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