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둘러싼 경쟁의 카테고리는 정치에서 경제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패권을 잡으려는 국가가 우주 개발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우주 스타트업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목적은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게 아니다. 우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해 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중심에는 두 억만장자가 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블루오리진의 제프 베조스다. 이들은 인류를 달과 화성에 보내겠다고 공언한다. 탐사를 넘어 여행과 이주까지 말한다. SF 영화처럼 들리지만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한 번 쏘아 올릴 때 엄청난 비용이 들었던 로켓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기술 덕분이다.
저자는 우주 스타트업의 큰 그림에 주목한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스페이스X를 통해 플랫폼 기업을 꿈꾼다. 1만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전 지구의 통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비전의 핵심이다. 스타링크 인터넷망을 통해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활용하게 될 수도 있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더욱 정교한 인공위성 위치 정보(GPS)를 기반으로 물류의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모두 우리 삶과 직결돼 있다.
우주 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우주여행과 우주 인터넷이 전부는 아니다. 일본의 애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이라는 스타트업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겠다는 사업 구상을 내놨다. 중국 스타트업 오리진스페이스(Originspace)는 에너지 자원이 될 수 있는 광물 채굴 로봇을 개발했다. 우주 스타트업들은 전에 없던 방식으로 지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이 앞다퉈 우주에 투자하는 이유다. 우주 경제는 이미 시작됐다.
이세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