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대피 구역, 2021년 기준/ 회색- 대피 명령 해제, 붉은 색 - 귀환 곤란 구역/ 출처: 후쿠시마현청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오염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아니다. 현 내 토지 면적의 2.4퍼센트에 해당하는 지역만이 거주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인구의 2.1퍼센트인 3만 6811명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직접적인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한 명이다. 해당 지역의 암 발병률은 급등하지 않았다. 대부분 현의 주변 방사선은 일본 및 전 세계의 다른 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건강상의 위험은 재난의 여파로 우려되었던 것보다 훨씬 덜 심각하다.
돌이켜 보면, 공중 보건에 가장 큰 해를 끼친 것은 혼란스러운 대피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후쿠시마현에서는 2317명이 의료 시스템 붕괴나 자살로 사망했다. 지진, 쓰나미, 원전 사고로 사망한 1606명보다 많다. 일부 연구자들은 정부가 대규모 대피 명령을 아예 내리지 말거나, 몇 년이 아닌 몇 주로 제한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방사능의 보이지 않는 위협에 직면해 공포에 차 있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거나 빨리 돌아오라고 말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원전 사고는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재해 이후 수개월 간 공무원들의 투명성 부족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시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었다. “신뢰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우리는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얻기로 결정했습니다.” 원전 북쪽에 위치한 도시 미나미소마의 여관 운영자이자 방사선 감시자인 고바야시 도모코가 말했다. 수년 뒤 정부가 대피령을 해제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중단했을 때에도 일부 시민들은 이를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시민들을 강제 귀환시키려는 조치로 보고 항의했다. “방사능에 대한 민감도는 사고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정책의 문제로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재난 이후 설치된 정부 자문 위원회인 부흥 구상 회의의 이이오 준은 말한다. “보다 감정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 정부의 재건 노력은 기반 시설 구축과 토지 오염 제거에 집중됐다. 그래픽으로 가득한 공식 프레젠테이션은 재건된 도로와 철도를 보여 준다. 계획된 공공사업의 96퍼센트가 완료됐다. 수백만 세제곱미터의 방사능 오염 토양을 포함한 수백만 톤의 쓰레기가 제거됐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회복은 잘 진행되고 있다. (2020년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올여름까지 연기된) 도쿄 올림픽 개최는 지역 재생의 절정이 될 것이다. 정부는 대회를 ‘부흥 올림픽’으로 홍보해 왔고, 2011년에 재난 구호의 거점이 되었던 후쿠시마의 경기장에서 성화 봉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성화는 오쿠마, 이이타테, 미나미소마를 거쳐 도쿄로 향할 것이다.
하지만 물리적 복구에 대한 강조는 핵심을 놓치고 있다. 3.11 당시 미나미소마의 시장이었던 사쿠라이 가쓰노부는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은 회복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상실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후쿠시마 주민들의 우울증과 불안 장애 비율은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당뇨와 고혈압 같은 질병이 더 흔해진 것은 계속되는 불안과 혼란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가족들과 헤어지고 생계 수단을 잃었다. “진짜 회복은 건물을 짓는 것, 물리적인 것들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코와타 마스미가 말했다.
“이 기반 시설들은 실제로 누구를 위해 지어지고 있는 것입니까?” 사쿠라이 가쓰노부는 물었다. 재난 후 대피 명령을 받은 이들 중 상당수나 자진해서 대피한 사람들 모두가 지역을 떠나 있었다.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서는 인구의 4분의 1 정도만이 돌아왔고, 대부분은 노인이었다. 일본의 다른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현의 인구는 재난 이전에도 9년간 평균 10만 명 줄어들며 감소하고 있었지만, 3.11이 감소세를 가속화했다. 그 후 9년간 인구는 연평균 18만 명씩 줄었다(표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