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엔지니어, 활동가 등 59명에 달하는 승무원의 도움으로 과학자들은 음향 모니터링, 환경 유전자 샘플 채취, 플라스틱 초미세섬유(microfibre) 테스트, 식물성 플랑크톤 분석 등을 실시했다. 펭귄과 고래 개체 수에 대한 조사도 수행했다. 인류 최초의 탐험가들이 항해를 거듭하면서 해안선 지도를 그렸던 것처럼, 이번 탐사의 목적은 남극 생태계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었다. 이번 탐사에서 우리가 찾아갔던 수역과 섬 중에는 수십 년 동안 아무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곳도 상당히 많았다.
나는 남아메리카의 최남단 지역인 케이프혼(Cape Horn)에서 남쪽으로 600마일(966킬로미터)가량 떨어진 킹조지섬(King George’s Island)에서 악틱 선라이즈에 올랐다. 비행장 하나, 교회 두 곳, 10개국에서 온 약 500명에 이르는 반영구 거주자들의 연구 기지가 있는 이 다국적 공동체는 다른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데다 협력 정신이 살아 있고, 목적 자체가 과학 연구이기 때문에 디스토피아 소설이나 영화에서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자주 등장했다. (절묘하게도 남극은 지구상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마지막 대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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