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이런 공연은 처음이다
2화. 관객이 사라진 극장
오늘의 관객은 누구인가
펀치드렁크, 무대를 흔들다
아티스트에 투자하라
3화. 슬립노모어, 절대 잠들 수 없는
낯설게하기
가면을 쓴 산책자
100명의 관객, 100개의 이야기
맥키트릭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4화. 펀치드렁크의 탈주
뉴욕; 아방가르드에서 블록버스터로
런던; 지역과 시민을 위한 예술
상하이; 테크놀로지와 손잡은 예술
5화. 어떻게 불러올 것인가
참여와 경험, 예술의 확장
보편성, 공공성 vs 특수성, 차별성
다시 관객을 생각하다
6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관객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예술
먼저 읽어 보세요
슬립노모어처럼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이 작품에 참여하는 공연을 이머시브(immersive) 극이라고 한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다양한 이머시브 실험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연극
〈Then She Fell〉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세계를 폐병원에 구현했다. 열쇠를 가지고 다니며 병원 곳곳을 탐색한다. 호주 극단이 만든
〈Since I Suppose〉는 헤드폰을 끼고 스마트폰 영상을 보면서 화면 속 거리를 따라 걷는 공연이다. 특정 공간에서는 화면 속 인물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 미래에는 공연장도, 미술관도 사라질지 모른다. 시공간의 한계에 갇히지 않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시대다.
에디터의 밑줄
“슬립노모어는 공연의 시작부터 다르다. 빈 건물을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비운의 호텔로 꾸미고, 객실과 복도,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공간 등 건물 전체를 무대로 쓴다.”
“어두운 객석에 앉아서 무대를 보기만 했던 관객은 가면을 통해 자유롭게 공연장을 활보한다. 누군가의 침실이나 욕실을 훔쳐보고, 발가벗고 있는 배우들의 신체와 살해 장면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사회에서는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 슬립노모어에서는 참여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된다.”
“슬립노모어의 각 공간에는 다양한 종류의 설치 미술과 디테일한 오브제, 강렬한 이미지들이 있다. 장소의 성격에 맞게 냄새와 소리까지 구현되어 있기에 관객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이라는 네 가지 감각을 총동원해 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
“관객은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지정석을 포기하고 이 공연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 배우와 관객 모두 기존의 습관을 깨고 나오는 도전이 필요한 것이다. 아주 작은 퍼포먼스라 할지라도 관객과 배우의 교감을 통해 만들어 진다는 사실이 슬립노모어의 아름다움이다.”
“참여 예술이나 공공 미술이 보편성과 공공성을 중요시한다면, 펀치드렁크는 모든 관객이 고유의 경험을 가지고 극장을 나서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