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ld this year
2화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올해의 책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을 대표하는 책 41권을 소개한다.

정치 및 시사


《Empire of Pain(고통의 제국)》 ; 패트릭 라든 키프(Patrick Radden Keefe)

1996년에 옥시콘틴(OxyContin)이라는 약품을 출시한 제약 회사 퍼듀파마(Purdue Pharma). 퍼듀파마의 전직 소유주였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새클러(Sackler) 가문에 대한 비극적이면서도 격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으로 시작된 사건이 어떻게 불법 헤로인 중독과 이보다 더 해로운 펜타닐(fentanyl) 남용 사태로 연결됐는지 파헤친다.

《Do Not Disturb(방해하지 마시오)》 ; 미켈라 롱(Michela Wrong)

르완다의 폴 카가메(Paul Kagame) 대통령을 충격적으로 폭로하는 책이다. 그는 1994년에 투트시(Tutsi)족에 대한 학살을 종식하고 국가를 발전시킨 공로로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공포를 이용해 통치하고 이웃 나라들을 침략했으며, 정치적 반대자들이 해외로 달아난 후에도 쫓아가 암살했다. 그를 찬양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던 저자는 몇 년간의 노력 끝에 이런 무시무시한 혐의에 대한 증거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Invisible China(보이지 않는 중국)》 ; 스콧 로젤(Scott Rozelle), 나탈리 헬(Natalie Hell)

이 놀라운 연구서는 중국 발전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장애물은 학교생활이 형편없는 3분의 2가량의 시골 아이들이라고 주장한다. 시골 아이들의 상당수가 영양실조에 걸렸고, 시력이 나빠도 안경이 없어 책을 못 본다. 또 에너지를 빨아먹는 장내 기생충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다. 두 저자는 만약 이런 기초적인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을 시 중국은 ‘광범위한 번영’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The Sex Lives of African Women(미국 여성들의 성생활)》 ; 나나 다코아 세키아마(Nana Darkoa Sekyiamah)

2022년 3월 출간될 이 책의 저자는 가나의 페미니스트이자 활동가이다. 그녀는 성적인 자유와 인간관계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 여성이 가명을 사용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고 즐거우며, 반항적이면서도 솔직하다.

《Red Roulette(붉은 룰렛)》 ; 데스먼드 셤(Desmond Shum, 沈棟)

내부 관계자였던 사람의 시선으로 중국 정경 유착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놀라운 이야기다. 여기에 엘리트 계층의 추잡한 생활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까지 담았다. 저자는 명문가 출신들이 반부패 수사에서도 최악의 피해는 받지 않게끔 보호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처럼 말한다. “붉은 귀족들이 수감형을 선고받을 때, 평민들은 머리에 총을 맞았다.”

《How the Word is Passed(말이 전달되는 방법)》 ; 클린트 스미스(Clint Smith)

저자는 저널리즘적인 탐구와 역사적인 통찰력, 그리고 시적인 묘사를 결합해 미국의 인종주의와 노예 제도의 유산이라는 복잡하면서도 충격적인 주제를 아름답고 통찰력 있게, 심지어 즐거운 여정으로 바꾸어 놓았다.

《We Are Bellingcat(우리는 벨링켓이다)》 ; 엘리엇 히긴스(Eliot Higgins)

독학으로 탐사 저널리즘을 공부한 한 무리의 인터넷 세대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피격된 MH17 여객기 사건이나 세일즈버리(Salisbury)에서 있었던 독극물 사건과 같은 최근의 중대한 범죄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영국 탐사 매체 벨링켓(Bellingcat) 설립자 겸 저자인 그는 이 언론사가 취재했던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시민 기자들을 독려하고 전쟁 범죄를 폭로하며, 거짓 정보를 가려내기 위해 그동안 쏟아부었던 노력을 들려준다. 사이버 비관론에 대한 일종의 해독제라고 할 수 있다.

 

역사


《The Gun, the Ship and the Pen(총, 배, 펜)》 ; 린다 콜리(Linda Colley)

18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대 세계를 규정하는 문서인 헌법의 작성을 추진한 세력을 광범위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이러한 경향은 점점 더 진화하는 전쟁의 속성에 의해 추동되었고, 고속 인쇄술이 발명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세계의 역사를 쉽게 설명해 주는 독창적인 책이다.

《Tunnel 29(터널 29)》 ; 헬레나 메리먼(Helena Merriman)

최근까지만 해도 베를린을 가르고 있던 장벽의 아래에는 120미터 길이의 비좁은 터널이 있었다. 이곳을 통해 1962년 9월, 동베를린 주민 29명이 자유를 찾아 탈출했다. 동독의 암울한 역사에서도 가장 놀라운 일화 가운데 하나였던 이 사건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Cuba: An American History(미국식 쿠바 역사)》 ; 아다 페레르(Ada Ferrer)

쿠바 역사의 중심에 미국을 놓는다는 생각이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두 나라가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초기에 미국은 쿠바를 지배하려 들었지만, 현재는 쿠바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친구라는 사실을 입증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The Greek Revolution(그리스 혁명)》 ; 마크 마조워(Mark Mazower)

200년 전 오스만 통치에 저항하며 들고 일어났던 그리스 봉기에 대하여 명쾌하면서도 철저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그리스 혁명이 근대 유럽의 모습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사건으로부터 우리 또한 폭력의 충격 효과와 외세 개입의 역할, 그리고 꿈에서나 가능한 계획이 가진 결함 등에 대해서 많은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전기 및 회고록


《Fall(몰락)》 ; 존 프레스턴(John Preston)

괴물 같았고 불가사의하며, 약자를 괴롭히고 자기도취적인 전형적 사기꾼이자, 어마어마한 탐욕을 가졌던 로버트 맥스웰(Robert Maxwell)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그는 인생의 정점에 달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사업가 중 한 명이었지만, 40세 이하 사람들은 그를 잘 모를 수도 있다. 이 책은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그의 생생한 일상을 들려주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한때 맥스웰의 라이벌이었던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The Radical Potter(급진적 도예가)》 ; 트리스트럼 헌트(Tristram Hunt)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는 조사이어 웨지우드(Josiah Wedgwood)의 다짐은 성공했다. 18세기 영국의 도예가였던 웨지우드에 대해 유쾌한 전기인 이 책은 그렇다고 말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그는 사람들로 이뤄진 기계를 만들고자 했는데, 그는 그 일을 해냈다.

《There is Nothing for You Here(여기에 당신을 위한 것은 없다)》 ; 피오나 힐(Fiona Hill)

영국 광부의 딸이었던 저자가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유럽 및 러시아 담당 최고 자문위원이 되었는지에 알려 주는 책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경험한 탈공업화된 영국의 어두운 그림자와 러시아 및 미국의 소외된 계층을 설득력 있게 대비시키고 있으며, 또한 민주주의를 망가트리고 있는 크렘린과 미국이 당면한 민주주의의 위기도 비교하고 있다.

《All the Frequent Troubles of Our Days(우리 시대의 가장 흔한 문제들)》 ; 레베카 도너(Rebecca Donner)

저자의 대고모(大姑母)인 밀드레드 하낵(Mildred Harnack)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이며, 역사적으로도 뛰어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위스콘신 출신이고 조용한 성격의 영문학 교수였던 하낵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베를린에서 가장 중요한 저항 조직 가운데 하나를 이끌었다. 그러다 그녀는 배신을 당했고, 결국 처형됐다.

《The Last King of America(아메리카의 마지막 왕)》 ; 앤드루 로버츠(Andrew Roberts)

영국의 보수당원인 저자가 상당히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왕을 굳건하게 변호하는 책이다. 그가 주로 의지하는 자료는 미공개 서신들이다. 이 책은 조지 3세가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들[1]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만으로 미친 폭군이라는 욕을 들어 마땅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는 영예를 중시했으면, 외교적 협약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영국의 의회 민주주의를 지지했고 심지어 이를 더욱 강화하려고 노력했으며, 영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서 힘을 쓴 인물이라고 밝힌다.
《All In(올인)》 ; 빌리 진 킹(Billie Jean King)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상당히 솔직한 자서전이다. 저자는 테니스 코트에서 자신이 치른 전투를 설명한다. 참고로 그녀는 윔블던 대회 여자 단식에서 여섯 차례 우승했고 여자 복식 및 혼합 복식에서는 모두 14회 우승하면서 20세기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들 가운데 하나를 남겼다. 또한 그녀는 성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웠던 이야기도 들려준다.

 

문화 및 사상


《God: An Anatomy(신을 해부하다)》 ; 프란체스카 스타브라코폴루(Francesca Stavrakopoulou)

신학자인 저자는 유대계 기독교의 신을 상당히 낯선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 준다. 기독교의 신을 서남아시아의 다른 신학적 맥락에 대입함으로써 야훼가 가진 신체 모든 구석구석까지 살펴보는 흥미로운 여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주 많은 사람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The Sinner and the Saint(죄인과 성자)》 ; 케빈 버밍엄(Kevin Birmingham)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Fyodor Dostoyevsky)가 그랬던 것처럼, 피에르 프랑수아 라세네르(Pierre-François Lacenaire)도 문학적 열망이 있었고, 군인으로 복무했으며, 도박에도 빠져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급진적인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며, 둘 다 감옥에 갔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도스토예프스키는 1834년에 라세네르가 저지른 살인 사건에 일부 기초하여 《죄와 벌》을 썼다. 이 책은 19세기 중반의 혼란스러운 이데올로기 속에서 두 사람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Fallen Idols(쓰러진 우상들)》 ; 알렉스 본 턴젤만(Alex von Tunzelmann)

조지 3세에서부터 사담 후세인에 이르기까지, 인도에서부터 도미니카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많은 조각상들의 운명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들 대부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버려지거나 파괴되었고, 옮겨져서 다시 세워지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러한 조각상들이 세워지고 무너진 시기와 장소에 대한 맥락을 설명해 준다. 저자는 조각상이 역사를 단순화한다고 말한다. 역사 교육에 있어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조각상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이다.

《Barça(바르샤)》 ; 사이먼 쿠퍼(Simon Kuper)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평생 바르셀로나의 열성 팬으로 살아온 저자가 현대식 대형 축구팀들 어떻게 운영되는지 혹은 잘못 운영되는지 살펴본 작품이다. 지금까지 출간된 축구 산업에 관한 책들 가운데에서 가장 법의학적인 시각에서 쓰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심도 있으며 극적인 재미도 있다.

《The Twelve Lives of Alfred Hitchcock(알프레드 히치콕의 열두 가지 삶)》 ; 에드워드 화이트(Edward White)

서스펜스 거장이었던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에 관한 명쾌하면서도 독창적인 연구서이다. 이 책에서는 그가 여성 스타들을 추행했던 사실도 다루고 있다. 배우 캐리 그랜트(Cary Grant)는 이 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겉으로 표현할 수 없는 히치콕 내면의 아바타가 말하는 것 같다.”

 

소설


《Mother for Dinner(저녁 식사용 어머니)》 ; 샬롬 오슬랜더(Shalom Auslander)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2]에 대한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심각한 풍자가 섞인 소설이다. 한 가족이 어머니가 임종한 자리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 한다. 그것은 바로 어머니를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소설 속 이 가족은 인육을 먹는 문화가 남아있는 식인종 미국인들로, “다른 모든 사람이 우리(cages) 안으로 후퇴하고 그것을 자유라고 불렀던” 미국 내에서도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소수 민족이다. 소설은 ‘개인이 역사를 빚지고 있는가?’라며 맹렬히 묻는다.

《The Books of Jacob(제이콥의 책들)》 ;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작가에게 2018년에 노벨상을 안겨준 이 두꺼운 책은 작은 부분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곱 개의 국경, 다섯 개의 언어, 세 개의 주요 종교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신앙, 사상, 계몽주의를 다루는 대서사시의 중심에 18세기 신비주의자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The Plot(플롯)》 ; 진 핸프 코렐리츠(Jean Hanff Korelitz)

작가를 다루는 소설은 너무나도 많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꼭 읽어봐야 한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어떤 작가가 소름 끼치는 어느 학생이 쓴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훔친다. 그 결과로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결국엔 재앙의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얼핏 보자면 출판업계에 대한 노골적인 풍자이지만, 동시에 스토리텔링 윤리와 요즘 유행하는 빠른 전개의 스릴러이기도 하다.

《Great Circle(거대한 항로)》 ; 매기 쉽스테드(Maggie Shipstead)

1930년대에 활약했던 위대한 여성 조종사의 삶과 생애를 그린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밀레니얼 세대 영화배우의 삶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우리 모두 죽으면서 세상을 파괴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녀가 쓴 이 매혹적인 소설은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Klara and the Sun(클라라와 태양)》[3] ;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2017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로 작가가 처음 발표한 소설로, 부유한 부모들이 정교한 안드로이드를 구매해 아이들의 친구 역할을 맡기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다. 이 작품은 미래에 대한 상상이면서, 아이들의 출세만을 지향하는 육아에 대한 풍자극이기도 하다. 소년이 겪는 문제, 그리고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이라는 주된 줄거리 속에서 믿음과 죽음에 대한 여러 질문이 녹아있다.

《The Promise(약속)》 ; 데이먼 갤거트(Damon Galgut)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4]의 종식이라는 현실을 맞이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불행한 백인 가족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를 다른 이 책에서는 네 차례의 장례식을 통해서 시간의 경과를 알리고 있다. 부커(Booker)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주택과 상속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작품인데, 그런 면에서는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Brideshead Revisited)>와 《하워즈 엔드(Howards End)>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Detransition, Baby(다시 성전환, 그리고 아기)》 ; 토리 피터스(Torrey Peters)

소설에는 트랜스젠더 여성, 시스젠더(cisgender)[5] 여성, 그리고 잠시 여성으로 살았다가 최근에 다시 성전환을 한 남성, 이렇게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아이 한 명을 함께 키우기로 한다. 이후에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강렬하면서도 심각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은 여성이자 한 명의 부모로 산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든다. 때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한 이야기들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Chronicles from the Land of the Happiest People on Earth(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땅의 연대기)》 ; 월레 소잉카(Wole Soyinka)

노벨상을 수상한 극작가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쓴 소설 작품이다. 이 책은 정교한 스릴러이자 나이지리아의 상류 계급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소설의 화자는 의사로,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인간 신체의 일부가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이렇게 한탄한다. “뭔가 잘못됐어. 인종 문제가 아니야. 피부 색깔이나 역사 때문이 아니야. 뭔가가 부서졌어.”

 

경제 및 비즈니스


《The World for Sale(세상을 팝니다)》 ; 하비에르 블라스(Javier Blas), 잭 파르키(Jack Farchy)

상품을 거래하는 몇몇 기업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면서 동시에 세계의 경제를 조용히 재구성하고, 수입 제한 조치를 요리조리 피하며 지정학을 뒤흔들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미국 사법권을 피해 20년 동안 탈주자 신분으로 살았던 마크 리치(Marc Rich)와 같은 부도덕한 사업가들은 자원이 풍부한 독재 국가들과 그것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중개하면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Career and Family(커리어 그리고 가정)》[6] ;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

경제학자인 저자는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맞바꾸면서 살아 온 전형적인 삶을 기록하고 있는데, 무려 다섯 세대에 걸쳐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오늘날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의 원인이 주로 가계 소득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서 부부가 합리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부부 중 한 명에게 고액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우선권을 주었다는 것이다. 상당히 도발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내용이다.

《The Future of Money(돈의 미래)》 ;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

금융의 디지털화는 거대한 함의를 갖는다. 그리고 금융이 물리적인 형태를 잃어버리면서 돈의 의미를 파악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렇듯 미묘한 지점을 다룬 이 책은 디지털이라는 대격변이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The Power of Creative Destruction(창조적 파괴의 힘)》 ; 필립 아기온(Philippe Aghion), 셀린 안토닌(Céline Antonin), 사이먼 버넬(Simon Bunel)

혁신을 진보의 원동력으로 간주했던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의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를 현대의 경제학 논쟁에 적용해 본 책이다. 그 결과는 놀랍고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으며, 이 시대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 준다.

《The Story of Work(일 이야기)》 ; 얀 루카센(Jan Lucassen)

수렵 채집을 하던 과거에서 시작해 장기간의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는 이 책은 수천 년을 거치는 동안에도 일의 변화는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도시가 발전하고, 임금이 상승하며, 노동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을 살피면서 일을 둘러싼 불의와 저항, 그리고 더욱 많은 것을 얻으려는 아주 오래된 탐욕의 끊이지 않는 순환 사이클을 추적한다.

《The Key Man(키맨)》 ; 사이먼 클라크(Simon Clark), 윌 라우치(Will Louch)
저자는 목적성을 갖고 수익과 이윤을 설파하는 사모펀드 기업 아브라지 그룹(Abraaj Group)의 대표였던 아리프 나크비(Arif Naqvi)다. 그는 투자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내 몰락하고 만다.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기업 사기 중 하나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을 다룬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과학 및 기술


《A Shot to Save the World(세상을 구할 한 방)》 ; 그레고리 저커만(Gregory Zuckerman)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자인 저자가 2020년에 펼쳐진 위대한 백신 개발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패와 투지, 그리고 업적을 이뤄내기까지 과학계의 어마어마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I, Warbot(나, 워봇)》 ; 케니스 페인(Kenneth Payne)

인공지능이 갈등의 양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미래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범죄가 지배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용기나 리더십 같은 덕목이 기술적인 가치들에게 굴복할 것이다.

《Being You(당신이 된다)》 ; 애닐 세스(Anil Seth)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David Chalmers)는 의식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취적인 신경 과학자인 저자는 의식에 대해서 알려진 것과 과학자들이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지식이 의학과 심리학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독자들을 한계선까지 데려간다.

《The Genetic Lottery(유전자 복권)》 ; 캐스린 페이지 하든(Kathryn Paige Harden)

인생 기회와 관계에 대한 어느 연구에서는 유전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태어난 환경이 우리의 책임이 아니듯, 사람들이 갖고 태어난 유전자도 그들의 책임이 아니다. 따라서 국가가 양육의 불평등은 물론이고 유전적인 불평등의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복잡한 주제를 명쾌하게 풀어내는 책이다.

《Water: A Biography(물의 전기)》 ; 줄리오 보칼레티(Giulio Boccaletti)

물은 움직인다. 그리고 약 1만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물을 따라서 움직였다. 우기를 거치며 무성하게 자라나는 녹음을 따라 이동했고, 목초지를 찾아 가축들을 몰고 다녔다. 그러다 농업 혁명이 일어나고 관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정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물이라는 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과 제도가 필요해졌다. 물에 대한 풍부하면서도 매력적인 역사를 보여 주는 이 책에서는 인류의 문명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인류가 물과 강력하게 맺고 있는 정치적인 관계라고 설명한다.
[1]
당시 아직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주(state)들이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으로 연합하여 독립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원문에서는 식민지들(colonies)이라는 복수 형태로 표기하고 있다.
[2]
특정한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정치 형태다.
[3]
한국에는 같은 제목으로 민음사(홍한별 譯, 2021)에서 출간되었다.
[4]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인 정권의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이다.
[5]
성적 정체성과 생물학적 성이 일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6]
한국에는 같은 제목으로 생각의 힘(김승진 譯, 2021)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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