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2)
더 많은 걸 기다리기
미국의 실질임금
일부 선택 분야, 2021년 1월=100 기준
(버건디) 레저 및 접객
(민트) 운송 및 물류
(초콜릿) 리테일
(네이비) 전문 서비스
(블랙) 모든 분야 평균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출처: 미국 노동통계국(BLS)
그러나 기본급 역시 오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25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최대의 민간 부문 고용주인 월마트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2달러로 책정했는데, 이는 미국의 많은 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13-14달러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연방 최저임금인 7.25달러보다는 상당히 높은 금액이다. 아마존은 물류창고의 평균 임금을 18달러로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생산직 및 비관리직 직원들의 평균 시급은 1년 전보다 5.8퍼센트 높았는데, 참고로 민간 부문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4.7퍼센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지난해에 시간당 실질 임금이 상승한 분야는 레저 및 접객업종 뿐이었다. (표2 참조)
그러나 보상금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기업들이 노동력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채용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전략들이 시도되고 있다. 일부 유형의 직종을 보자면, 자격을 갖춘 지원자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처하기 위하여 많은 기업들이 예전에는 필수사항으로 여겨졌던 자격요건들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있다.
리서치 기업인 버닝글래스(Burning Glass)는 채용공고에서 “경력 무관”을 명시한 게시글의 수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하다. 굳이 노동력 부족이라는 현실이 아니더라도, 엄격한 자격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조지프 풀러(Joseph Fuller)는 4년제 학위가 그 노동자의 가치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비즈니스 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과 미국 상공회의소(USCC)는 기업들이 구직자들에게 4년제 대학 학위를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노동자들의 능력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격을 갖춘 인력의 부족 현상에 대처하는 또 다른 방법은 기업들이 구직자들에게 직접 자격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버닝글래스가 가장 최근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지난 9월의 상황을 보면, 채용공고에서 교육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게시글의 비중이 2020년 1월에 비해 30퍼센트 이상 더 높았다. 대학들이 운영하는 “취업캠프”에서부터 제너럴어셈블리(General Assembly)나 대형 고용주와 같은 전문단체들이 운영하는 단기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취업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버팔로의 고용주들은 제너럴어셈블리와 계약을 맺고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데이터 관련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는 많은 구직자들이 있지만,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적인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술계의 거대 기업인 구글은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온라인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을 4년제 학위를 가진 노동자들과 동등하게 처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들은 채용 및 교육 방식을 재편하는 것 외에도, 노동자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일부에서는 급여가 낮고, 일정을 예측할 수 없으며, 발전의 기회도 거의 없는 등 객관적으로 좋지 못한 일자리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MIT슬론경영대학원(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의 제이넵 톤(Zeynep Ton)은 저임금 일자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이직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개선하여 장기적인 차원에서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리테일 부문의 최대 기업인 월마트가 급여를 인상한 것만큼이나, 그들의 경영 방식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흥미롭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월마트는 자사의 매장에서 일하는 56만 5000명 이상의 시간제 노동자들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앞으로는 정규직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2016년의 절반 수준에서 늘어난 수치이다. 그들은 앞으로 예측 가능한 스케줄에 따라 일할 것이며, 좀 더 체계화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주목할 만하다. 스타벅스와 아마존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제기하는 수많은 불만사항들은 직원들이 받는 임금이나 혜택만큼이나 업무상 안전 및 스트레스와도 아주 많이 관련되어 있다.
충분한 노동자들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적은 인력으로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이것이 기존의 서비스를 정리하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힐튼(Hilton)을 포함한 많은 호텔 체인들은 매일 기본적으로 제공하던 객실 정리 서비스를 선택 사항으로 전환했다. 거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ExxonMobil)의 대런 우즈(Darren Woods) 대표는 2월 1일 자사의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회사가 충원해야 하는 일자리에 대해서 매우 사려 깊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화에 대한 투자도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화진흥협회(Association for Advancing Automation)에 의하면, 지난해 로봇 주문량은 규모 및 판매액에 있어서 모두 팬데믹 이전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운송업체인 UPS는 더욱 자동화된 포장 및 라벨 시스템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새로운 전자 태그가 도입되면 매일 수백만 번이나 수동으로 스캔하는 작업이 사라질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도 이러한 추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컬럼비아에 있는 매킨타이어프로듀스(McEntire Produce)를 살펴보자. 매년 4만 5000톤이 넘는 슬라이스 상추와 토마토, 양파가 이곳의 공장을 통해 이동한다. 노동자들은 이런 채소를 봉투에 담아서 박스에 넣고, 패스트푸드 식당들로 배송될 팔레트 위에 박스들을 쌓는다. 매킨타이어는 임금을 올렸지만, 직원들의 이직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그들의 인건비는 올랐지만, 자동화를 위해 투입되는 초기의 비용은 줄어들었다. 그래서 회사는 포장 및 적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로봇들을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그들은 포믹(Formic)이라는 신생 업체에게서 로봇들을 임대할 예정인데, 해당 로봇들의 시간당 임대료는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매킨타이어 직원 인건비의 절반도 안 될 것이다. 매킨타이어는 2025년까지 전체 업무의 60퍼센트를 자동화해서, 고된 육체노동은 로봇들이 처리하고 노동자들은 좀 더 기술이 필요한 작업을 처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신설된 관리자 직책이 하나 있는데, 그 자리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관리자의 유일한 업무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지원을 제공하여 그들이 그만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