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칼라 프리워커 사무실 밖으로 나간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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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이람, 김민지, 노다니엘, 서은지, 정우진, 진남현
에디터 이현구, 이다혜, 정원진
발행일 2022.08.24
리딩타임 79분
가격
전자책 8,400원
종이책 12,000원 서점 구매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뭘 하든 멋있게 하면 돼”

‘블루칼라 = 힘들고 불안정한 노가다’라는 공식은 깨졌다.
N포세대 청년들은 왜 육체노동을 택했나?


직장은 이제껏 안정된 삶의 증거였다. 어른들의 말을 듣고 자란 청년 세대는 사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성공의 기준은 달라졌고 화이트칼라에 대한 믿음은 깨졌다. 열심히 일해도 인정받지 못하고 열심히 벌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 자유를 찾아 나선 청년들은 왜 육체노동을 택했나? 목수와 환경미화원, 건설 현장 노동자와 청년 농부까지 사무실 밖에서 나만의 일을 찾은 청년 6인을 만났다. 매일 아침 셔츠를 입고 모니터를 마주하며 무료함을 느끼던 사무직이라면 주목하라. 더울 때 더운 데서,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더라도 누구보다 자유로운 이들이 ‘모두가 마음 한켠에 사직서를 품고 사는 시대’에 물음을 던진다. 나답게 일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저자 소개
육체노동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청년 여섯 명을 만났다. ‘블루칼라(Blue-collar)’로 불리는 이들은 각기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졌다. 목수에서 시작해 지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이람, ‘팀 아홉시반’의 내장 목수 김민지, 관악구 환경 공무관으로 근무하는 노다니엘, 건설 현장 정리팀 서은지, 건설 시행사 임직원 정우진, 젊은 농부 진남현을 인터뷰했다. 2022년 상반기 북저널리즘의 이현구, 이다혜, 정원진 에디터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일한 만큼 벌고 벌 만큼 일한다

2화. 이이람 ; 뭘 하든 멋있게 하면 돼
댄서에서 목수로
젊은 사람에게도 멋진 일
경쟁력은 만들기 나름
젊게, 오래, 안 다치고 일하기
평생직장은 없다

3화. 김민지 ;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나무를 다듬어 공간을 만들다
외장 목수에서 내장 목수로
생각한 대로 나오는 일
나만의 기준을 찾아라

4화. 노다니엘 ; 좋아하는 일과 돈을 버는 일
새벽을 청소하다
이상과 현실이 다를 때
머리는 가볍게, 몸은 분주하게
내 돈은 내가 지킨다

5화. 서은지 ; 꿈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법
기술보단 숙련도
많이 벌고 적게 쓴다는 것
춥고 더워도 마음 편한 일 
여성, 건설, 노동자
세상에 재미없는 일은 없다

6화. 정우진; 무언가를 짓고 만드는 일
건물을 지으려면
재봉틀과 도마, 콘크리트
현장은 언제나 위험하다
산업의 틈바귀에서
효능감의 길이

7화. 진남현 ; 내가 할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
시대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이상향 아닌 생존 
육체노동은 기술이자 꾀
농사꾼의 일
해 지면 멈추는 노동


에디터의 밑줄

“사회적 편견 때문에 커리어가 될 수 있는 일에 애초부터 벽을 두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 무엇보다 일용직은 일용직이다. 스스로를 ‘잡부’나 ‘시다’라는 말 속에 가두면 거기서 더 못 나간다. 사회적 시선에 겁먹고 도망칠 생각부터 하지 말라.”

“사무직도 그렇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올 때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목수가 상상하는 일은 현실이 된다.”

“나는 머리 쓰면서 일하는 걸 안 좋아하는 타입이다. 땀 흘리면서 단순노동 하는 것을 즐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오래 할 수 있던 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남들은 반복 노동이 지루하다 하는데 나는 매일 같은 길, 같은 코스로 1년 365일 다니는 것도 좋다.”

“같이 일하는 환경 공무관 선배들이 종종 놀린다. “너는 이 일을 앞으로 30년이나 해야 되네, 좋겠다”와 같은 식으로. 그런데 나는 큰 감흥이 없다. 애초에 현실적인 이유로 시작한 직업이기 때문에 일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현장에는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다가 실패해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꼭 건설이 아니라도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상에 많을 거다. 너무 좋아하는 일, 이루고 싶은 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면 현장 일을 하며 원하는 만큼의 수입을 얻는 삶이 나를 위해 가장 진솔한 행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그것을 즐기는 누군가가 있다는 점이 둘의 교집합 같다. 요리도 옷도 일단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게 첫째다. 내가 백내장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나는 남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이 마음은 건물을 지어 올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재봉틀이든 도마든 콘크리트든 그 위에서 만들어 내는 것들은 나에게 같은 의미를 지닌다. 나에게 만듦이란 그걸 써주는 사람과 이어지는 행위다. 건물이라고 다르지 않다.”

“요새 직장인 친구들을 만나면 “업무를 쳐낸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렇게 쳐낸 일이 주는 보람의 유통 기한은 짧지 않을까. 같은 노력을 들일 거라면 만들고 나서 보람이 오래 남는 일을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소모된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나는 노동력을 제공할 뿐 ‘사람’인데, 소모재가 된 것 같았다. 농촌에서는 한 명 한 명이 재산이다. 사람과 노동이 귀하게 대접받는다.”

“태양은 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해야 할 때가 딱 정해져 있다. 그때까지만 최선을 다한다. 그 시간 안에 못 하면 내 꾀, 내 노력, 내 정성이 부족했던 것이다. 해가 지기 전까지. 그게 내 몫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려 놓은 세상과 내 몸이 구현해 내는 세상은 전혀 다르다. 마음은 42.195킬로미터 마라톤도 단박에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몸은 그렇지 않다. 몸을 쓰는 일을 하다 보면 머릿속으로 그렸던 이상에서 허황된 부분을 덜어 낼 수 있다. 결국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욕심을 덜어 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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