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일하는 회사인가
첫 번째 파트는 ‘회사’다. 첫 부분에는 실명을 공개한 C레벨 경영진의 명단과 이력을 담았다. CEO 니콜 무니즈는 소수 지분 투자자(Minority Partner)였으며 브랜드 육성에 이력을 가진 인물로 소개됐다. 무니즈는 소비자 마케팅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했으며, 구글, 페이스북, 오스카(Oscar), 나이키, HBO, 스포티파이 등의 회사와 협업한 경험이 있었다. COO인 재스민 슈메이커(Jasmin Shoemaker)는 15년 이상 테크 업계에 몸담아 온 베테랑으로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에서 오퍼레이션 업무를 맡아 왔다. CCO(Chief Creative Officer)인 패트릭 에를룬드(Patrick Ehrlund) 또한 소수 지분 투자자인데 브랜드 스토리텔링 영역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아 왔다. 게임 기업인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구글을 비롯한 기업과 칸예 웨스트 등의 아티스트와도 함께 일했다. 유가랩스는 출범한 지 채 1년도 되기 전에 46명의 직원을 모았으며 대부분은 실리콘밸리의 빅 테크 기업에서 일했거나 마케팅으로 유명한 대기업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유가랩스의 임직원 구성에서도 라바랩스와의 역량 차이가 두드러졌다. 유가랩스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기업화를 위해 브랜드, 마케팅, 테크 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했다. 반면 라바랩스는 크립토펑크와 미비츠를 론칭한 이후에도 팀을 확장하지 않았다. 공동 창업자들 스스로도 계속해서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스(Google Creative Labs) 소속을 유지하며 겸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파트의 말미에서는 유가랩스의 향후 사업 방향을 간략히 언급했다. 유가랩스는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공개했는데, IP 확장(신규 론칭 및 인수), 새로운 유틸리티 제공, 신제품 개발, 메타버스 영역 확장, 게임, 스트릿 웨어, 이벤트 등 버티컬 영역의 확장이었다. 다른 내용은 그들이 늘 추구해 왔던 영역이었으나, IP 확장 부분이 눈에 띄었다. 앞서 살펴 봤듯이 이 문서가 작성된 이후 유가랩스는 실제로 크립토펑크와 미비츠를 인수했으며, 아더사이드 게임 속의 새로운 NFT IP들을 론칭했다.
BAYC의 성과 지표
문서의 두 번째 파트는 BAYC의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유가랩스는 BAYC가 최고의 블루칩 프로젝트인 이유를 제시했다. 크게 세 가지였는데, 앞서 살펴본 BAYC의 성공 요인 중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에 해당하는 내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치했다. 우선 그들은 유틸리티가 핵심이라고 봤다. 그들에게 유틸리티는 멤버십이었다. 멤버십은 NFT의 희소성을 잘 살려 주는 장치였다. 홀더들에게 상업적 사용권을 부여한 것 역시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봤다. 끝으로 셀럽들과 테크 업계 리더들의 지지 또한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BAYC가 달성한 정량적 성과 중 가장 인상적인 수치는 BAYC의 누적 거래량이 오픈씨 전체 거래량의 1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1] 2022년 4월 초 오픈씨 누적 거래량 기준 상위 100개 PFP NFT 프로젝트 중 유가랩스가 보유한 다섯 개 프로젝트의 누적 거래량은 42퍼센트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BAYC의 존재감을 보여줄 뿐 아니라 PFP NFT 시장 자체가 소수의 최상위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 또한 보여 준다.
미래와 로드맵
세 번째 ‘미래 & 로드맵’ 파트에서는 메타버스 사업의 청사진을 밝혔다. 유가랩스는 메타를 포함한 많은 회사가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아직 진정한 메타버스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상의 소셜 허브는 메타버스를 구현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메타버스 제품 각각은 연결되지 않을 것임을 문제로 꼽았다. 그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게임 ‘메타(Meta)RPG’를 내세웠다. 이 계획은 이후 아더사이드 게임으로 발표됐다.
또한 유가랩스는 BAYC의 세계관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만들기를 원했다. 그를 위해 더 큰 NFT 커뮤니티가 BAYC 세계관에 합류하길 바랐다. 만일 진정으로 탈중앙화되고 상호 정보 교환이 가능한(Interoperable) 메타버스를 만든다면 실현 가능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들은 게임상의 돈을 실제 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유저들이 게임 속의 땅과 자원을 소유하면서, 모두가 자신의 NFT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고, 누구나 게임 속에서 자산을 생성해 낼 수 있는 공간을 그리고 있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 SDK(Software Development Kit・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인 게임(in-game) 앱스토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SDK를 통해 유저들은 기존 NFT 컬렉션이든 새로운 IP이든 누구나 게임의 캐릭터, 스킨, 디지털 의류, 장비를 직접 창조할 수 있다. 당연히 이에 대한 소유권이 주어지고 교환도 가능하다.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해 유저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유가랩스는 이미 블록체인 투자사인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s)’와 레이싱 게임 개발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가랩스는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경제 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 핵심에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위한 화폐인 에이프코인이 있었다. 유출 문서에는 에이프코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소개되지 않았다. 다음 장에서 유가랩스의 에이프코인 비화를 다룬다.
다음은 메타RPG에 대한 설명이었다. 메타RPG는 랜드 세일과 함께 시작된다. 여기서 랜드 세일은 말 그대로 가상 공간의 토지를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문서 속에 담긴 랜드 세일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랜드는 총 20만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애니모카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다. 20만 개 중에 10만 개는 초기 배포(Genesis drop)로 초기 발행된다. 보통 초기 배포는 더 많은 유틸리티와 특전이 보장되므로 의미가 깊다. 이렇게 초기 배포된 10만 개 중 30퍼센트는 BAYC와 MAYC 홀더에게 지급되고 70퍼센트는 퍼블릭 세일 형태로 판매될 계획이었다.
[2] 랜드 가격은 1ETH로 설정됐다. 유가랩스는 랜드 판매를 통해 2억 달러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랜드들은 랜덤하게 각종 자원과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게임 내에서 캐릭터로 사용할 수 있는 ‘코다(Koda)’를 받을 수 있었다. 코다 또한 총 1만 개가 랜덤하게 배정된다.
메타버스를 제작하겠다는 계획과 별개로, 유가랩스는 에이프코인과 아더사이드 론칭을 통해 다시 한번 신규 회원 모집을 시도했다. MAYC 발행 때와 메커니즘은 동일했다. 에이프코인과 아더사이드의 NFT 발행은 기존 BAYC 유니버스 멤버에게는 금전적 보상을 제공했고, 높은 가격 때문에 BAYC 유니버스 진입을 망설였던 이들에게는 입장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그저 잘 포장된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의문을 보인다. 유가랩스의 방식이 새로운 세계를 설계하는 방식이었는지 혹은 폰지 사기였는지는 결국 아더사이드가 ‘레디 플레이어 원 모먼트(Ready Player One Moment)’
[3]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달렸다.
유가랩스의 재정
마지막 파트는 유가랩스의 재무 정보를 다룬다. 먼저 손익 계산서(Income Statement)부터 살펴보자. 2021년에 기록한 총 수익(Total Revenue)은 1억 3700만 달러(1500억 원)였다. 2022년에는 2021년 매출의 네 배에 달하는 5억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맨 아래에 기록된 순이익률(Net revenue) 또한 놀라운 수치였다. 2021년에는 92.4퍼센트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아더사이드 등 제품 개발에 비용이 투입되면서 84.4퍼센트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