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파이닝 REDEFINING
1화

프롤로그 ; 새 시장을 개척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노하우

스브스프리미엄 프로젝트, ‘개척자들’의 탄생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 가끔 TV에서 볼 수 있는 한 광고 카피다. 처음 들었을 땐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는데 자꾸 보니 소비자들에게는 기억되기 쉬운 ‘잘 쓴 카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22년 지상파 방송사 SBS가 처음으로 시도한 프리미엄 지식 구독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을 기획·개발하고,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저 문구가 의외로 강력하게 다가왔다. 기존 미디어 서비스와 ‘뭐가 달라도 다른’ 콘텐츠를 기획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스브스프리미엄의 타깃 그룹은 젊은 층이다. 이들의 관심 영역 중 하나인 스타트업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며 다시 한 번 같은 고민에 빠졌다. 업계에서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사실 기존 스타트업 관련 기사나 콘텐츠들은 주로 광고 형식으로 만든 홍보성 기사거나, 해당 업체가 직접 생산한 책 혹은 콘텐츠들이 많았다. 그런 콘텐츠와는 차별화한 접근이 필요했다. 그래서 단순히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새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했던 스타트업 20곳을 신중히 선정하고, 그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과제를 전문가들이 분석하며 스브스프리미엄 팀이 직접 개척자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하는 입체적인 접근을 기획했다.
스브스프리미엄이 선정한 20곳의 개척자들 ©SBS
《성공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 라는 베스트셀러를 냈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남대일 교수 연구팀이 비즈니스 모델 분석을 맡아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스브스프리미엄 팀은 개척자들을 직접 만나 객관적인 분석 내용에 대한 그들의 입장과 해당 스타트업에 궁금한 내용을 심층 인터뷰했다. 그렇게 ‘프로젝트 개척자들’은 진행됐다.
 

개척자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스프(스브스프리미엄)가 만난 개척자들 20개 스타트업 가운데 우리 일상을 바꾼 다섯 곳을 조명한다. 심층 인터뷰를 하며 흥미로웠던 점은 거의 모든 개척자들의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를 꼽아 본다면 첫째, 개척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이용자들의 행동이 모바일의 등장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확신했다. 둘째, 자신들이 개척하려는 서비스 영역에서 이용자들이 그간 가지고 있던 불만을 어떻게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까에 치열하게 집중했다. 셋째, 그 과정에서 수월하게 꽃길만 걸은 개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없이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redefining)’하며 문제를 풀어냈더니, 어느 순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시장 개척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프가 만난 개척자들은 모바일의 등장이라는 중요한 변곡점을 초기부터 주목했고 그 무대에서 활동을 준비했다. 그렇다면 모바일 시대 이후 판을 바꿀 변곡점은 무엇이 될까?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며 유행처럼 지나갔던 여러 기술이 있었지만 실제 모바일 수준의 파급력을 가져온 건 없었다. 무엇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용자 대부분의 일상 행동이 결국 모이게 될 ‘게임 체인저’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은 개척을 꿈꾸는 분들에게 필요한 자세일 것 같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만 150만 명의 창업자가 탄생할 정도로 스타트업 시장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라는 흐름 속에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쉬웠던 여건에서 성장한 스타트업 신(scene)은 이제 한파를 맞고 있다. 버티기 어려운 고금리 시대를 첫 경험으로 맞이하는 개척자들도 있다. 이 난관을 과연 기업들이 어떻게 돌파해 낼지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개척자들 프로젝트는 개척자들을 조명하고 싶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 ‘지인 찬스’에 넘어와 준 남대일 교수와 연구팀(김주희 동덕여자대학교 문화지식융합대학 교수, 정지혜 대덕벤처파트너스 수석 팀장)이 없었다면 깊이 있는 분석을 담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준 20명의 개척자들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 분량 부담이 있었지만 가급적 그들의 인터뷰 내용은 다 담으려고 노력했다. 또 다른 개척을 꿈꾸는 누군가에겐 인생을 바꾼 인터뷰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음에서였다. 개척자들의 조언을 꼭 담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브스프리미엄 앱 출시를 앞두고 정신이 없던 상황임에도 이를 책으로 잘 엮어 준 북저널리즘 이연대 대표와 이현구 선임 에디터에게도 글을 통해 고마움을 전한다.

정명원 SBS 디지털 뉴스 기획부장
스브스프리미엄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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