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I의 선거 결과 예측
선거라는 대형 이슈가 있었던 만큼, AI 업계에도 관련 소식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선거 결과 및 결과 예측 관련 정보를 두고는 각 AI 모델별로 다른 반응을 내놓아서 눈길을 끌었죠. 챗GPT나 제미나이, 코파일럿 등 선두 주자들은 관련 가드레일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대선 결과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죠. ‘챗GPT가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라는 식의 기사라도 났다가는 트럼프에게 어떤 보복을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 당연한 행보였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잃을 것이 많았던 겁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xAI의 ‘그록’ 얘깁니다. 그록은 답변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또,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높아지자,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위험한 일이죠. 또, X의 게시물 중에서 트럼프 관련 게시물을 주로 보여주는 등 일론 머스크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행보와 몹시 유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머스크는 X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록은 그런 X의 콘텐츠를 통해 관련 정보를 학습했다고 본다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선거와 같은 대형 정치 이벤트에 생성형 AI가 어떤 과정을 거쳐 편향성을 가지게 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 퍼플렉시티의 득과 실
반면, AI 검색 시장의 주인공을 꿈꾸는 후발주자, 퍼플렉시티는
대담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AP통신〉, ‘Democracy Works’ 등과 협력해 실시간 투표 현황을 추적해 선거 정보를 제공했죠. 물론 오류도 있었습니다. 일부 주의 경우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비판도 따라붙습니다. 선거 관련 정보에 오류가 있을 경우 막대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또, 《뉴욕타임스》의 기술 파트 직원들의 파업과 관련해서도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의 선거 예측 모델, ‘Needle’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는데요, 이 틈을 타 퍼플렉시티의 아라빈드 스리나바스 CEO가 홍보에 나선 겁니다. 《뉴욕타임스》에서는 볼 수 없는 정보를 퍼플렉시티가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당장 반발이 나왔습니다. 노동자들의 권리인 파업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겁니다. 생성형 AI가, 그중에서도 특히 검색 AI가 저널리즘을 어떻게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동이었습니다.
3. 오픈AI의 야심
일론 머스크와 앙숙 아닌 앙숙, 샘 올트먼의 오픈AI는 선거 결과와는 관계없이 바쁘게 나아가는 중입니다. 지난주 공개한 ‘서치GPT’ 기능으로 판을 흔든 데 이어 차기 모델, ‘o2’의 힌트까지 공개했죠. 물론 실수로 유출한 것처럼 되어있긴 합니다. 지난주 레딧 사용자들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o1 모델의 후속 버전에 관한 계획을 잠시 언급했고, 지난 3일에는 샘 올트먼이 o2 모델의 벤치마크 점수를 공개하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후, 이 게시물을 황급히 지웠고요.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계획된 행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시장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 ‘떡밥’을 던졌다고 볼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o2 모델이 곧 출시된다면 오픈AI는 AGI 달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셈입니다. 앤트로픽과 구글의 추격을 따돌리고 AGI에 가장 먼저 도달하게 된다면 오픈AI가 생성형 AI 시대의 주인공 자리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온라인 세계를 구글보다 훨씬 강한 그립으로 장악하게 될 겁니다. 그 시대를, 오픈AI는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메인 주소 ‘chat.com’을 1550만 달러에 사들였거든요. 온 세계의 대화를 챗GPT와의 대화로 재정의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달까요. 이제 chat.com을 입력하면 바로 챗GPT 서비스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