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의 전화를 실시간으로 받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AI 할머니, ‘데이지’가 등장했다. 출처: O2

1. Chrome 브라우저가 매물로 나올지도 모릅니다.


구글이 크롬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가 법원에 ‘크롬 강제 매각 명령’을 요청한 겁니다. 이를 법원이 받아들일지도, 구글이 고분고분 따를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분명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장중 약 7퍼센트 포인트까지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아마존에 밀려 시총 순위 5위로 내려앉았죠. 지난 8월, 구글은 오랫동안 끌어온 반독점 소송에서 패배했습니다.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서 검색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겁니다. 이걸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미국 법무부와 구글에 각각 제출하도록 했는데, 법무부가 크롬 강제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죠.

구글의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퍼센트가 넘고,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67퍼센트에 달합니다. 구글과 크롬이 알파벳이라는 회사가 이루어내고 있는 모든 것의 기반이라는 얘깁니다. AI 관련 혁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성과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아직 돈이 되지 않는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까닭은 구글이 독점을 바탕으로 미래의 수익을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롬을 구글에서 덜어낸다면 구글의 행보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이러한 반독점 규제가 미국의 기술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죠. 하지만 검색 시장에 독점의 벽을 쌓았던 것처럼, AI를 비롯한 가까운 미래의 혁신 기술에도 마찬가지의 벽이 쌓여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현명한 결론이 필요합니다. 현재와 미래의 소비자 모두를 위해서요.

2. 힘없는 AI 거품론


한동안 시끄러웠던 AI 거품론. 이제 좀 가라앉았나 싶었는데,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이번에 거품론을 부활시킨 것은 유럽중앙은행(EBC)입니다. 특히, 루이스 더 귄도스 EBC 부총재는 ‘AI와 관련된 자산 가격 버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라며 직설적인 경고를 내놨습니다. 여기서 잘 들여다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AI가 버블이라는 것이 아니라, AI와 관련된 ‘자산 가격’에 버블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즉, 미국의 AI 기업 몇몇으로 돈이 지나치게 몰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지요. 돈이 소수의 기업에 몰리면 금융 시장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돈이 몰렸던 기업 한둘이 무너질 때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요. 쉽게 말해 엔비디아가 무너지면 지금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EBC는 이런 경고를 왜 지금 날린 것일까요. 곧 닥칠 트럼프 2기 시대의 경제적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로존도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할 전망입니다. 특히, 성장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불안한 미래에 거품까지 끼어서는 곤란합니다. 물론, 유럽이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겠죠. EBC의 경고는 아쉽게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당장, 미국 의회가 ‘AI 맨해튼 프로젝트’를 제안했거든요. 2차 세계 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벌였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 중국과의 AGI 전쟁에서 승리하자는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마다할 리 없겠죠. 미국의 AI 굴기는 더 강해질 겁니다. 그리고 돈은 더 몰릴 겁니다.


3. 사기꾼 잡는 AI 할머니


보이스피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꽤 오래되었죠. 하지만 여전히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잦은데요, 이를 해결할 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통신사, 버진미디어 O2가 개발한 맞춤형 AI 챗봇, ‘데이지 할머니’입니다. 전형적인 영국의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목소리와 말투를 지녔습니다. 범죄자로부터 피싱 전화가 오면 데이지 할머니는 전화를 도무지 끊지 않으며 미주알고주알 사사로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고 합니다. 뜨개질 거리나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들 말이죠.

이렇게 데이지 할머니가 40분가량 보이스피싱범을 붙잡아 두게 되면 잠재적 피해자들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O2 측의 설명입니다. 범죄자들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게 하고, 범행 수법과 증거 등을 수집할 수 있으니까요. 이미 데이지 할머니의 전화번호가 보이스피싱범들이 사용하는 연락처 목록에 올라가 있다고 합니다. 실제 범죄 예방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좀 지켜봐야겠죠. 하지만 범죄자들을 골탕 먹이는 데이지 할머니는 벌써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케팅 효과는 톡톡히 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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