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글이 AI 에이전트 시대를 곧 엽니다.
구글이 대단한 것을 또 내놨습니다. 제미나이 2.0(Gemini 2.0)입니다. 아직은 소형 테스트 버전만 발표되었지만, 반응이 뜨겁습니다. 성능이 정말 좋거든요. 그리고 그 좋은 성능을 우리 모두 빠르게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챗봇 서비스는 물론, 구글 검색의 AI 오버뷰에도 제미나이 2.0 모델을 바로 적용한다고 합니다. 훨씬 고난도의 추론을 요하는 경우를 위한 딥 리서치(Deep Research)라는 기능도 공개되었습니다. 복잡한 주제를 탐구하고 그 결과를 이해하기 쉬운 보고서 형태로 제공하는 기능인데요, 당장 학교에서 AI를 활용한 과제 제출이 폭증할 것 같습니다. 대놓고 연구 중인 대학원생을 예로 들며 소개할 만큼 학술적인 목적에 딱 부합하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내년 발표를 앞둔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입니다. 언제든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켜고 눈앞의 풍경을 AI에 보여 주며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영화 〈그녀(Her)〉의 상상력이 정말 현실이 되는 것이죠. 구글이라 가능합니다. 구글 렌즈, 구글 맵스, 구글 검색 등이 지원되기 때문이죠. 최대 10분 동안의 대화를 기억해 맥락에 맞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진짜 대단한 부분은 구글이 내놓은 AI 모델과 서비스들이 아닙니다. 구글은 지금 AI 모델 학습에 NVIDIA의 GPU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소개한 제미나이 2.0 모델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칩, ‘TPU’의 v6 버전으로 학습시켰다고 합니다. TPU v6를 사용하고 싶다면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고요. 어딘가 기시감이
듭니다.
2. 시대를 꿰뚫어 본 기업인의 자서전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이 자서전을 출간했습니다. 책에 적힌 내용도, 또 출간 기념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도 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어요. 먼저, 모리스 창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에게 TSMC CEO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거절당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10분 만에, 단칼에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젠슨 황은 “나는 이미 엔비디아라는 직업이 있다”라며 거절의 이유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출간 인터뷰에서 모리스 창은 인텔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인텔의 미래 전략과 새로운 CEO 선임이 ‘매우 어렵다’라고 언급했네요.
삼성과 관련한 언급도 내놨는데, 이 때문에 삼성 주가가 출렁였죠. 삼성이 직면한 문제는 행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TSMC의 기술적 우위를 에둘러 강조한 겁니다. 경쟁사끼리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죠. 선을 넘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모리스 창은 현재 한국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삼성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전망했습니다.
3. 로보택시 업계의 플레이어는 구글과 테슬라로 좁혀졌습니다.
GM이 포기했습니다. 로보택시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합니다. 지금까지 들인 돈은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GM은 2016년 자율 주행 기업 크루즈를 인수한 이후 1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로보 택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크루즈의 보닛 위에 고깔 모양의 러버콘을 올려두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크루즈에 깔린 한 여성이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죠. 결국, GM은 막대한 예상 지출, 규제 준수 및 일반적인 관리에 드는 리소스까지 고려할 때 로보택시에 들어갈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테슬라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얼마 전 공개한 FSD(Full Self-Driving)의 새로운 버전, V13이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거든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의 AI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하는데, 마치 인간 운전자처럼 예리하고 빠른 판단을 한다는 리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얼마 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머스크의 자산가치가 60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죠. 왜 테슬라는 되고 GM은 안되는 것일까요? 투자자들이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GM에 투자한 사람들은 전통적인 완성차 섹터에 투자했습니다. 안정을 원하죠. GM이 로보택시 사업을 버리면 연간 10억 달러 정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큰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일 수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 시장의 점유율보다 현재의 10억 달러가 더 가치 있습니다. 테슬라는 그렇지 않죠. 투자자들에게 테슬라는 AI 기업이고, 휴머노이드 기업이니까요. 미래를 만드는 기업의 조건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