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개인의 등장.
정치 민주화에서 생활민주화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일상에서 겪은 부당함에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 채용 및 입시 비리에 항의하는 집회, 유해 물질이 검출된 생활 용품을 생산한 기업에 대한 집단적 항의, 지구 환경 문제에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 등이 일어나고 있다. 시민 사회를 연구하는 정치학자인 저자는 이를 정치 민주화에서 생활민주화로 민주주의의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생활민주화는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부당함이나 부조리에 대해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및 개선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과정이다.
*13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8장 분량).
저자 소개
주성수는 한양대학교 제3섹터연구소장,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를 거쳐 명예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치학 분야에서 시민 사회와 사회적 경제 분야를 연구해 왔다. 시민 사회 발전 위원회 법제도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사회적 경제: 이론, 제도, 경제》, 《시민 사회, 제3섹터, 비영리 섹터, 사회적 경제》 등이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개인이 이끄는 변화
정치 민주화 이후의 생활민주화
개인화 시대의 변화 동력
상호성, 발언, 사생활 존중
2. IT 혁명과 비판적인 시민의 성장
절망과 분노의 증폭제
시민 전문가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시민의 문제 제기
3. 직접 행동주의; 나는 내가 대표한다
흩어진 개인의 소통과 공감, 연대
동기, 역량, 관계망
효능감과 지지 자원
대의 민주제에 대한 불신
4. 국력 신장과 가치관 변화
사회 효능감 축적의 역사
생활 불안의 등장
미래 세대를 위한 시민운동
합리적, 자기표현적 가치관
5. 생활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사회화
지금의 민주주의
문제 해결 역량과 임파워먼트
먼저 읽어 보세요
16살의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최근 환경 운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운동가다. 2018년 11월부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벌인 ‘기후 파업(Climate Strike)’ 시위는 전 세계 학생들의 등교 거부 운동으로 이어질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툰베리는 2019년 유엔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기후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적절한 행동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세대를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레타 툰베리에게 기후 변화는 어떤 문제보다 시급한 ‘나의 문제’다. 일상에서 겪는 부당함을 지적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공론화하며, 정당이나 국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행동하는 생활민주화 운동의 대표적인 사례다.
에디터의 밑줄
“개인들은 성폭력, ‘갑질’, 비리 등 일상생활에서 겪는 부당함과 불합리함에 대해 직접 행동하고 변화를 주도한다. 기존의 사회적 변화가 주로 국가, 사회 기관 등에 의해 주도되어 온 것과는 달리, 개인이 국가나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민주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생활민주화는 개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부당함, 부조리에 대항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이나 개선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과정이다.”
“직접 행동이 지속되려면 행동 이후 긍정적 경험, 즉 효능감(efficacy)과 주변의 충분한 자원(지지 등)이 필요하다. 반면 직접 행동이 중단되는 것은 부정적 경험(개인의 효능감 상실)이 생겼거나 주변의 지지 등 자원의 결여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은 이제 문제 해결을 직접 요구한다.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적 재난, 성폭력, 불법 촬영 등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켜 줄 안전한 곳도 공정한 중재자도 더 이상은 없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이다. 개인화 시대의 지배적인 사고방식이다. 개인들은 자신이 직접 행동하지 않으면 나도 내 가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 의식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직접 행동에 나서며 문제 해결의 효능감을 높이고 있다.”
“개인화 시대의 개인들은 누가 나를 대표하거나 가르치는 것을 거부하며, 스스로 대표하고 스스로 학습한다. 아래로부터 시민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중시한다.”
코멘트
개인들은 이제 정부나 정당, 시민 단체의 행동을 기다리지 않는다. 스스로를 대표해 발언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한다. 이런 현상을 민주주의의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 콘텐츠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소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