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일본은 복잡다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나라다. 한발 앞선 경제력에 극일을 다짐하다가도, 역사의식이 부재한 일본 지도층의 언행에 반일을 외치기도 한다.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정치적 상황은 차치하고 일본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빠지지 않고 하는 칭찬이 있다. “관광지나 교통 같은 것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가는 곳마다 직원들이 마음을 다해 응대해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는 식의 이야기다.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오모테나시다. 2013년 IOC 총회에서 언급된 후 불과 몇 년 만에 일본을 상징하는 말이 된 오모테나시. 내 이익을 위해 손님의 비위를 맞추는 얄팍한 상술로는 이런 명성을 얻기 어렵다. 명확한 철학이 뒷받침하기에 종업원 모두가 한 치의 의심 없이 회사 방침에 따른 접객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한 명의 손님을 위해 한나절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 사토카메라, 1년에 하나 팔릴까 말까 한 상품도 준비해 놓는 도큐핸즈, 손님의 작은 행동을 관찰해 친밀감을 쌓을 기회로 만드는 쓰카다농장, 손님의 눈높이에서 모든 것을 준비하는 빌리지뱅가드, 편안한 잠자리와 저렴한 가격이라는 숙박의 기본에 집중한 슈퍼호텔, 경제 활동을 넘어 향토애라 부를 만큼 한 지역에 충실한 세이코마트, 꿈과 현실의 세계를 지탱하는 것은 고객임을 잊지 않는 디즈니랜드.
이들은 눈앞의 작은 이익을 얻으려고 손님을 가볍게 대하지 않았다. 각자가 세운 철학과 접객 메커니즘을 블록을 쌓아 올리듯, 오랜 시간 변함없이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꾸준히 적용해 왔다. 방문한 손님이 경험한 감동은 오랜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오랜 고객의 입소문은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되었다. 구체적인 전략은 각기 달랐지만 결국 이들은 모두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저자 최한우는 오모테나시의 기본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수많은 업체가 명멸하는 가운데 이 책에 소개된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아니 우뚝 솟을 수 있었던 비결은 역지사지다. 교과서적인 친절 매뉴얼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마음을 다한 작은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평생 단골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우리만의 체계적인 서비스 철학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허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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