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탈레반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과 거래할 준비는 되어 있다.
지난 8월 17일 오후 카불 일대에서 공포의 광경이 펼쳐지는 와중에,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 특사는 본인 대사관의 평온한 분위기를 촬영했다. 후시진 공산당 타블로이드 편집자가 소셜 미디어에 자랑스럽게 공유한 이 스마트폰 이미지 속엔, 여름 하늘을 향해 바스락거리는 중국 국기와 길쭉한 도자기 꽃병 이외엔 위협적일 것이 전혀 없는 대사관의 현관이 담겨있다.
중국의 프로파간다 머신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몰락을 즐기고 있다. 이 기회에 중국 외교관 및 관영 언론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혼란스러운 후퇴, 그리고 이에 대한 자국의 연이은 반가움을 대조시킬 수 있다. 중국에게 있어 현사태는, 여자 아이들도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더 나은 아프가니스탄을 건설하자는 고매한 논의보다도, 냉정히 평가된 안보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초한 외교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다. 중국과 탈레반 사이엔 어떠한 애정도 신뢰도 없다. 대신, 중국은 최근 몇 년간 탈레반 대표단과의 접촉을 강화하며 좁혀진 몇 가지 목표를 추구해왔다. 최우선 목표는 (짧고 산이 많은short and mountaneous) 자국 국경과 맞닿은 아프가니스탄의 지역이 안정을 찾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탈레반이 원했던 국제적 인지도의 대가로, 그리고 도로와 광산 및 다른 인프라에 (아마도 제한적인) 투자를 하는 대가로, 중국 북서부 지역인 신장, 특히 위구르 망명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시리아 전투 경험 또는 이란 훈련 경험이 있는 위구르족 무장세력이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신장으로 진입하고 싶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중이다. 중국 신장에선 과한 독실함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이슬람 사원을 철거하고 이슬람교도들을 감금하고 있다. 이러한 신장 내 철권통치가 탈레반이 가진 종교적 신념의 모든 부분을 불쾌하게 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여전히 중국의 후원이 필요한다. 예상대로 지난 7월 28일, 탈레반의 정치지도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중국 외무장관에게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를 사용할 때 "중국에 피해가 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개월 동안 중국은 탈레반 측에 국민정부와 협력하고 온건한 형태의 이슬람을 수용하라고 요구해 왔다. 베이징 주재 외교관들과의 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극단주의를 지양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이 지켜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의 급속한 정권 교체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담론을 펼치고 있다. 말하자면, 오만한 서구인들을 만족시킬 만한 선거를 치르지 않더라도, 통치자들이 물질적 성공과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통해 권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석에서, 중국 외교관들은 아프가니스탄이 별다른 싸움 없이 함락되었다고 말한다. 탈레반이 어느 정도의 합법성을 즐겁게 받아 들이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중국 국민들 앞에서 탈레반을 칭찬하는 것엔 위험이 따른다. 당 대표 신문 인민일보는 소셜미디어에 ‘탈레반은 원래 가난한 사람들의 지지로 권력을 얻게 된 난민캠프 출신 학생들이었다’는 문구를 시험적으로 몇 시간 동안 올려놨다. 이 글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지만,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해당 글이 여성을 잔인하게 다루고 공공장소에 참수형을 행하는 집단을 따뜻한 단어들로 포장한다는 불만여론이 커졌다. 처음에는 본 게시물이 삭제되었고, 이후 해당 게시물에 대한 온라인상 참조 또한 삭제되었다.
미국을 비난하는 것은 오히려 일반적이다. 왕이Wang Yi 외무부 장관은 앤서니 블링컨 국무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 국가적 모델이 역사와 문화가 매우 다른 타국에 "임의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교훈을 되새길 것을 조언했다. 미국과 중국 둘 다 아프가니스탄의 안정성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왕 장관은 중국의 원조가 무상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봉쇄하고 탄압”한 뒤 돌아서서는 “중국의 협력을 바랄” 수 없다며 투덜거렸다. 외무부 대변인은 여전히 미군 병력은 발을 딛는 곳마다 "소란, 분열, 가정파탄, 죽음과 그 밖의 상처들"을 남기는 파괴적인 세력이라며 미국에 대한 경멸을 표했다.
국영 언론들은 미국이 동맹국으로서의 신뢰를 잃었다고 자랑스럽게 보도한다. 사실 더 큰 기쁨은 대만을 공포로 휘어잡은 데에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대만이 자국 영토에 해당하는 민주주의 섬나라이자, 공식 독립을 선언할 경우엔 기필코 침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놀랍게도 수 쳉창 대만 총리는, 만일 대만 정부가 공격받을 경우 아프가니스탄 정부처럼 붕괴될까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미국이 확실히 나설 것이라고 장담하지 않았다. 대신, 수 총리는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또다른 교훈을 얻었다: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나라를 외부국가가 구할 수는 없다. 그는 타이페이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리사욕 강국으로서의 중국
란저우 대학 아프가니스탄 연구 센터의 주용비오 소장은, 미국의 세계적인 명성에 대한 타격이 중국에 나름 큰 이득이라고 말한다. 또 한편으론 중국이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중국 학자들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이젠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자원에 집중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주 소장의 전반적인 의견은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보이는 관심이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은 골치 아픈 일이지만, 중국 국경선은 봉쇄하기 어렵지 않으며, 이슬람의 표적은 중국이 아니라 서방세계라는 관점을 보인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전세계적인 인프라 계획 Belt and Road Initiative에 끌어들이려 한다는 서구의 분석을 그는 비웃는다. 그는 브리(BRI)가 현재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우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제적 이득은 미미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중국이 경제 발전과 안정에 초점을 두는 것에 대해 당국 관리들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그들은 거대하고 가난한 국가적 환경에 길들여진 중국만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할 것을 다른 나라들에게 요청했다. 이제, 그들은 가치 기반 외교라는 개념에 도전한다. 온건책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론 서구화라는 지독한 어리석음에 대한 대항이다. 중국은 냉정한 현실주의가 이끌어 갈 포스트-아메리카 시대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서구로부터 환영 받긴 어려울 이 규범은 아프가니스탄의 고통으로부터 이끌어 낸 극단의 규범이다. 극과 극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