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랩스는 그들의 콘텐츠에 출연을 원하는 수천 명의 홀더와 일일이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는데, 홀더들은 이 계약을 통해 미래에 그들의 NFT가 출연한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을 로열티로 배분받을 예정이다. 이 콘텐츠들이 출판물로 그치지 않고 TV 시리즈나 영화 등으로 확장된다면 홀더들에게 배분되는 수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같이 젠킨스 더 발렛은 트위터의 짧은 소설로 시작하여 BAYC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고 소비하는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창업자 젠킨스는 탈리랩스의 뉴스레터 플랫폼 ‘발렛 콘피덴셜(Valet Confidential)’과의
인터뷰에서 “탈리랩스는 커뮤니티가 만들고 소유하는 콘텐츠가 미래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탈리랩스는 미국 3대 에이전시 중 하나이자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영화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 가수 비욘세(Beyonce)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등이 소속된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젠킨스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NFT 컬렉터들이 그들에게 부여된 상업적 사용권을 이상적으로 활용해 낸 사례였지만, 상업적 사용권 부여에 대한 BAYC와 크립토펑크의 대조적인 접근이 극명히 드러난 사례이기도 했다. 젠킨스가 CAA와의 계약 체결을 발표하기 며칠 전 크립토펑크를 만든 라바랩스는 또 하나의 미국 3대 에이전시 중 하나인 ‘UTA(United Talent Agency)’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BAYC가 홀더들에게 그들이 보유한 NFT의 상업적 사용을 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BAYC의 파생 프로젝트인 젠킨스 더 발렛이 주체적으로 CAA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반면, 크립토펑크는 홀더들에게 그들의 NFT의 상업적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락해 왔고 에이전시와의 계약 또한 그들이 직접 체결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 차이는 몇 달 후 PFP NFT 시장에 뜻밖의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탈리랩스는 이후 발표한 로드맵 2.0에서 오디오 미디어 회사인 ‘솔트(SALT)’와 협업해 젠킨스 더 발렛의 오디오북 버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2022년 5월 벤처 캐피털 ‘a16z(Andreessen Horowitz・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의 리드로 유수의 VC들로부터 시드 투자 금액 1200만 달러(150억 원)을 유치해 BAYC의 파생 프로젝트라는 위치를 넘어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다.
탈리랩스는 상업적 사용에 대한 유가랩스의 과감한 정책에 부응해 그들의 창의성을 발휘했다. 그 결과 BAYC 커뮤니티에게 또 하나의 세계를 제공할 수 있었다. 세계관의 자연스러운 확장은 유가랩스가 그려왔던 BAYC의 모습이었다. 또한 젠킨스는 그리 높지 않은 희귀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러티브를 통해 남다른 캐릭터가 됐다. 탈리랩스는 그를 바탕으로 사업화까지 해내는 사례를 보여 주며 다른 커뮤니티 멤버들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 준 셈이다. 덕분에 BAYC 세계관은 더 큰 확장을 위한 발판까지 마련했다.
앞서 소개한 파생 프로젝트들 외에도 BAYC 커뮤니티 내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NFT를 바탕으로 파생 예술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 일부 홀더들은 POD(Print On Demand・맞춤형 인쇄)
[10] 서비스를 이용하여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스케이트 보드를 만들었다. 나아가 BAYC 유니버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인터넷 매체인 ‘
더 보어드 에이프 가젯(THE BORED APE GAZETTE)’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는 BAYC를 따라 대다수의 PFP NFT 프로젝트가 홀더들에게 그들이 보유한 NFT에 한해 제한적이라도 상업적 사용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BAYC뿐만 아니라 다른 PFP NFT 프로젝트의 홀더들도 다양한 파생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있다. 작가의 방과 같이 NFT 컬렉터들이 그들이 보유한 NFT를 손쉽게 라이센싱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계속해서 등장한다면, 그들은 직접 사업을 전개하는 수고로움 없이 다른 이의 유망한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NFT를 라이센싱하면서 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IP 사업의 민주화’를 이끌 수도 있다. 일각에서 예측하는 대로 유가랩스가 미래에 디즈니와 같은 회사로 발전한다면,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들이 디즈니라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지금과 달리 미래의 미키마우스, 알라딘, 그리고 아이언맨 등을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소유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상업적 사용권 부여에 대한 얘기를 마치기 전에 한 가지 더 언급할 사항이 있다. BAYC는 홀더들에게 상업적 사용권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 초기에 ‘커뮤니티 보조금 프로그램(Community Grant Program)’
[11]을 운영해 홀더들의 파생 프로젝트를 장려했다. 일정 기간 동안 BAYC 홀더들은 BAYC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출했고, 선발된 프로젝트에 최대 3000달러를 지원해 주었다. 이후 다른 PFP NFT 프로젝트들 또한 이와 유사한 형태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디다스, BAYC의 돛을 달다
BAYC는 출범 초기부터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해 왔고 이를 통해 또 다른 멤버십 혜택을 제공했다. 2021년 7월에는 아티스트가 디자인한 스포츠 용품과 NFT를 판매하는 브랜드인 ‘라운드21(round21)’과 함께 농구공 NFT(BAYC X round21 Basketball NFT)를 제작하여 모든 BAKC 홀더에게 에어드롭했다. 해당 NFT 홀더는 한정판으로 출시된 실물 농구공을 사전에 예약해 주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