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은 어디인가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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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피다 지리이스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10.05
리딩타임 17분
가격
전자책 3,600원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는 너무 낡고 오래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뒤집어 말하면,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깊이 곪아버린 이야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뉴스 화면으로 만나는 미사일과 교전 상황, 테러의 참상 너머에 사람이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팔레스타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그저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불안한 여정일 뿐이라고 답한다.

왜 팔레스타인 사람이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가면서 소외되어야 하는 것일까? 상식을 벗어난 이 질문은 언어의 장벽 앞에서, 고단한 가난 앞에서, 그리고 악의 없는 차별 앞에서 무력해진다. 한 발 떨어져 보면 말도 안 되는 부조리라 할지라도, 생활에 스며들면 어떤 의심도 없이 유지되고 마는 비극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 17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저자 피다 지리이스(Fida Jiryis)는 팔레스타인의 작가이자 편집자이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인 서안 지구(West Bank)에 살고 있다. 저서로는 《내 땅의 이방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고향에 돌아온 어느 가족의 이야기(Stranger in My Own Land: Palestine, Israel and One Family’s Story of Home)》가 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사람
2. 결국, 이방인
3. 군번을 묻는 사람
4. 돌을 던지는 아이들

에디터의 밑줄

“나는 마침내 돌아간다는 생각에 짜릿했다. 나는 국가를 원했다. 더 이상 외국인처럼 느껴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마침내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또 한 번 어느 것이 더 고통스러운 것인지 궁금했다. 아주 멀리 완전히 쫓겨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마을이었던 곳을 지나다니면서 그 폐허를 지켜보는 것일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사회계층의 밑바닥에 있었다. 나이 든 세대는 군사적 통치와 억압이 있던 시절을 기억했다. 그들은 온갖 위협을 받으며 살았다.”

“그때 군인 두 명이 버스에 올라타는 게 보였다. 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있었다. 그들은 통로를 걸어와서 내 앞쪽의 빈 좌석에 앉았다. 나는 그들의 어깨에 걸려있는 소총을 쳐다봤다. 그 차가운 금속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그때가 생전 처음이었다.”

“거리의 광고판과 도로 표지판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식 언어인) 히브리어로 적혀 있었다. 아랍식 이름을 가진 식당들은 몇 개에 불과했다. 내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히브리어로 대화했다. 더욱 많은 군인들이 올라탔고, 비좁은 버스 안에서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썼다. 바로 그때 어떤 서늘한 느낌이 내 심장을 움켜쥐었다. 이것은 내가 꿈에 그리던 팔레스타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스라엘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poverty line) 이하의 삶을 살았다.”

“오슬로 협정에 의해 주어진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은 그저 허울에 불과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이 발행한 신분증과 여권은 이스라엘 측의 승인이 필요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발행하던 시절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통행은 전부 이스라엘이 통제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우수한 성적으로 취득한 컴퓨터 공학 학위는 대체 어찌 된 걸까? 최고의 영국계 대학교에 보내려고 우리 아버지가 쏟아 부은 그 돈은 대체 뭐란 말인가? 대체 왜 이곳에서는 이토록 힘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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