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의 내용은 모두 설문 결과와 스티비 내부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리포트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숫자와 표현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잘못된 내용은 없는지,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여지는 없는지 확인했다. 숫자로 된 데이터는 정확해야 한다. 2021년 리포트에서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통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고, 2023년 리포트에서는 데이터 분석 전문 회사인 ‘데이터리안’과 함께 분석을 진행했다.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일반적인 인식을 뒷받침하는,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제목을 어떻게 써야 오픈율이 높아질까’에 대한 답은 ‘제목을 몇 자 이내로 쓴다’와 같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제목이 짧을 수록 오픈율이 높다’와 같은 경향성 정도다. 경향성을 찾아냈더라도 제목이 짧아서 오픈율이 높은 것인지, 오픈율이 높은 이메일들이 제목이 짧은 것인지의 선후 관계, 인과 관계까지 밝혀내는 것은 더 어렵다. 일반적인 인식을 뒷받침하는 경향성이 없는 경우도 많고, 과거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는 경우도 많다. 역설적으로 데이터가 쌓일수록 ‘모른다’는 답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또한, 데이터는 과거와 현재에 기반을 둔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리포트에 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내용도 많다. 데이터에 기반해 말하긴 어렵지만, 스티비 팀이 생각하는 이메일 마케팅 시장의 미래와 같은 것들이 그랬다. 스티비 팀이 전망하는, 혹은 바라는 뉴스레터의 미래는 이런 모습이다.
커뮤니케이션이 개인화되고 파편화될수록 뉴스레터의 역할은 커질 것이다. 콘텐츠 소비 방식은 ‘대형 플랫폼에서 모두가 비슷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파편화된 플랫폼에서 각자 자기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뉴스레터는 대형 플랫폼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객, 팬, 구독자와 직접 관계를 만드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거대 테크 회사들이 맞춤형 광고에 활용돼 온 쿠키 사용을 제한하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도 변하고 있다. 미래의 광고 및 마케팅 시장은 대형 플랫폼을 통하는 것이 아닌 기업/개인이 직접 자신의 고객, 팬과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이 경우 그들의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그들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한편으로는 뉴스레터를 수익화하는 시도 역시 다양해질 것이며, 확대될 것이다. 뉴스레터를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미래의 뉴스레터는 고객의 가치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스티비는 리포트 외에도 이메일 마케팅 세미나, 〈보낸사람〉 인터뷰 시리즈 등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사례를 알리고 있다. 고객의 사례를 전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스티비가 아직 하지 못한,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스티비는 어디까지나 도구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에서 직접 부딪혀 얻어낸 경험의 이야기는 전하기 어렵다. 《내일의 뉴스레터》는 그래서 쓰인 책이다.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자신의 뉴스레터에 직접 적용해 보고, 그 경험을 누군가와 나누는 계기로 이 책이 기능하길 바란다. 리포트를 처음 펴내기 시작할 때의 마음도 그와 같았다. 리포트를 시작으로 이메일 마케팅과 관련된 대화와 논의가 더 풍성해지기를 바랐다.
뉴스레터는 기본적으로는 콘텐츠 마케팅이다. 그리고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내 고객, 팬, 구독자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다. 이 책이 본질적인 것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긴 어렵다. 하지만 전달하고 싶은 콘텐츠나 메시지가 있다면, 그를 전할 적절한 채널을 찾고 있었다면, 혹은 뉴스레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면,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