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겨울이 예고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찾아오는 겨울이 아니라 반도체 업계에 겨울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이죠. 보고서를 내며 비관론에 불을 붙인 것은 모건스탠리였습니다. ‘겨울론’이 담긴 보고서와 함께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반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고요. 그런데 기류가 바뀌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분기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하는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겨울은 커녕, 장사를 너무 잘 했습니다.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면서 분기 매출 77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10조 4400억 원, 5조 4600억 원을 기록하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AI 붐과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오히려 반도체 공급 대란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 공장이 멈춰서고 컴퓨터 등의 가전제품 수요는 늘면서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은바 있죠. 자동차에 들어갈 반도체를 못구해 돈이 있어도 새 차를 살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AI 붐이 다시 반도체 수요를 폭발시켜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전망입니다.
2. 드디어 목소리가 들립니다.
오픈AI가 드디어 ‘어드밴스드 보이스 모드(AVM)’를 전체 이용자에게 공개했습니다. 지난 5월, GPT-4o를 공개하며 함께 선보였던 기능인데, 정식 출시까지는 한참 더 걸렸네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특히 특정 배우의 목소리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시끄러웠는데, 이번에 AVM은 전문 성우를 고용해 다섯 종류의 새로운 음성을 도입했습니다. 벌써부터 시연 영상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감정을 살린 대화는 물론이고 사투리까지 자유자재로 선보입니다. 실수를 지적하면 쿨하게 인정하고 바로 학습하고요. 다만, 실시간 검색은 아직입니다. 작년도까지의 정보만으로 학습되어 있습니다.
목소리는 문자 언어에 비해 섬세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이용자와 감정적인 교류가 더 쉬워진다는 얘깁니다. AI 음성비서 시장에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구글은 지난달 ‘제미나이 라이브’를 발표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은 이미 프로토 타입에 해당하는 ‘빅스비’와 ‘시리’를 갖고 있고요. 누가 얼마나 잘 개선하느냐의 싸움이겠죠. 아마존도 AI 비서 알렉사의 개선된 모습을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속도라면 목소리로 일하는 분야에서는 AI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3. 오픈AI가 (임원 없는) 영리 기업이 되고 있습니다.
샘 올트먼의 주변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CTO, 미라 무라티가 퇴사했습니다. 오픈AI의 어머니로 불리는 인물이죠. 그런데 무라티가 남긴 인사말에 의미심장한 구절이 있습니다. “저는 저만의 탐구를 할 시간과 공간을 만들기 위해 떠난다”는 부분입니다. 오픈AI를 떠나야만 할 수 있는 탐구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런 것이 정말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스스로 떠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최근 투자 유치와 관련해 오픈AI가 영리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짐작입니다.
실제로 현지 언론들은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올트먼에게 7퍼센트의 회사 지분을 제공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여기에 오픈AI는 “구체적인 수치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고요. 그도 그럴 것이, 무라티 이전에도 수많은 임원급 인재가 오픈AI를 떠났습니다. 현재 생성형 AI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의아한 일입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업계 관계자들은 올트먼이 사람들을 잃고 있다며 이를 농담거리로 삼고 있을 정도고요. 비영리 기업으로 시작한 오픈AI는 분명 상상을 초월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사람을 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