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파이낸스
11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구체적인 미래를 상상하라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는 어느새 진부해지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과 자율주행 같은 신기술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는 전망은 익숙하다.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은 상식이 되었다. 동전이나 지폐, 신용 카드를 대체하는 모바일 화폐 역시 미래의 변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다.

저자들은 그러나 우리가 여전히 ‘혁명’ 이후의 삶을 제대로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금융, 투자, 법률 분야의 전문가인 이들은 기술의 발달로 삶과 일이 바뀌면, 소비자가 화폐를 선택할 수 있는 화폐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 세계의 소비자와 생산자가 국경을 넘어 연결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자란 디지털 원주민 세대가 성장하는 사회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지 않는 새로운 화폐가 선택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화폐를 가능케 할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으로 중앙은행 같은 통제 시스템 없이도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탄생한 디지털 자산은 국경을 넘어, 수수료 없이, 빠른 속도로 거래되는 새로운 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돈에 담긴 가치가 전 세계로 연결되면 투자의 개념도 달라진다. 주식 발행이 아닌 코인 발행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그림과 저작권, 원자재 같은 이동이 어려운 자산을 분할해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인이 시장 경제의 단위로 자리 잡으면 코인 투자는 지금의 주식 투자처럼 장기적 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 기업과 테크 플랫폼은 물론 중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 각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 시대를 준비하는 이유다.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지를 그려 내는 일은 어렵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근거로 변화를 선택하는 일은 더 어렵다. 저자들의 글은 어려운 선택의 토대가 될 구체적인 미래를 보여 주고 있다.

김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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