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는 과거 이런 분야에 대한 공공의 지원을 살펴보면, 일관성이 없거나 형편없는 계획들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2012년 영국 정부는 CCS 분야에 10억 파운드(1조 5690억 원)의 기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2015년에 중단했다. 해당 기금을 받기 위해 경합했던 프로젝트는 두 개였다. 하나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기존의 가스 화력 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겠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요크셔에 CCS 설비를 갖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 계획 모두 폐기되었다.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총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총선 캠페인에서 CCS 분야에 8억 파운드(1조 2550억 원) 투자를 공약하고 있는데, 이 공약은 과거의 약속들보다 더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의 근거들이 남아 있다. 2008년 미국에서는 세금 공제와 관련한 45Q 조항이 신설되었다. 이는 CCS 기법을 통해서 격리된 이산화탄소에 대해서 7500만 톤 한도로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조건하에서는 돈이 되는 7400만 톤에서 프로젝트가 끝나 버리거나, 7600만 톤 이후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불행하게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45Q 조항은 지난해 수정되었다. 7500만 톤이라는 상한선이 사라진 대신 시간 제한이 생겼다. 2024년 1월 1일 이전에 가동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가 수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 연합(EU)도 최근 CSS를 위한 재정 지원을 발표했다. CCS와 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 분야에 약 100억 유로(13조 2000억 원)에 이르는 혁신 기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한 첫 번째 지원금이 2020년에 집행될 예정이다. EU 집행 위원회의 기후 변화 총국 대표 위원인 크리스티안 홀즐라이트너(Christian Holzleitner)는 이 기금의 목적이 화석 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철강이나 시멘트와 같은 탄소에서 벗어나기 힘든 산업에서 CCS 기법의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재생 에너지 정책과 함께 진행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세제 혜택이나 실험적인 탄소 포집 시설, 최신의 전기 생산 방식, 그리고 허브 인프라에 관한 이야기들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바이오 에너지를 이용한 탄소 포집 및 저장(BECCS) 시설을 많이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분야 안에서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바이오매스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하기 위한 시설 역시 마찬가지다. 캐나다의 청정 에너지 기업 카본 엔지니어링과 그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공기 직접 포집(DAC) 분야의 클라임웍스(Climeworks)나 스카이트리(Skytree) 같은 기업들이 순수한 이산화탄소를 얻는 방식에도 아직은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든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고 기술 혁신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기 중으로 뿜어져 나가는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이 아주 오랫동안 지금과 같은 상태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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