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지 마세요: OTT 플랫폼들은 앞다퉈 이용자들이 서로 다른 곳에 있어도 영상을 함께 보면서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기능을 공개하고 있다.
- 디즈니 플러스의 ‘그룹 워치(Group Watch)’ 기능은 최대 7명의 이용자가 영화나 TV쇼를 함께 볼 수 있다. PC나 모바일, 스마트 TV 등에서 사용할 수 있고 누구나 영상을 멈추거나, 빨리 감기와 되감기를 할 수 있다. 또 6가지 이모티콘을 사용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 ‘넷플릭스 파티’와 ‘왓챠 파티’도 마찬가지다. 같은 URL에 접속한 이용자끼리 동시에 같은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고,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 아마존은 6월에 프라임 비디오에 그룹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했다. 영국 BBC는 뉴스, 스포츠 등 BBC 영상을 다른 사람과 함께 보는 ‘BBC 투게더’를 도입했다.
- 이 분야 선두 주자는 게임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다. 올 2분기 기준 트위치를 통한 게임 라이브 시청 시간은 5000여 만 시간으로 전체의 67퍼센트를 차지했다. 트위치는 소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시청자들은 채팅을 통해 방송을 스트리머, 그리고 다른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그룹 스트리밍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관람 문화가 됐다.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최대 100만 명의 관객이 가상 영화관에 모여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시너(Scener)는 최근 240억 원가량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댓글을 스트리밍합니다: 영상을 함께 보려는 이유는 단순히 심심하거나 외로워서가 아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이용자들의 교류는 그 자체로 문화가 되고 있다.
- 이달 초 뮤지컬 모차르트 온라인 상영은 1만 5000명의 유료 관객을 모았다. 실시간 채팅창에는 1만 8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랜선 공연에서 관객들은 댓글로 ‘떼창’을 하고, 별 이모티콘을 야광봉 삼아 흔든다.
- 실시간 댓글은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MZ세대는 센스 있는 댓글이 많이 달리는 ‘댓글 맛집’ 영상을 찾아다닌다. 다양한 언어유희를 활용한 이른바 ‘주접 댓글’을 유명인이 읽어 주는 라이브 영상도 인기다. 소감을 남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슷한 코드나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댓글로 소통하는 것을 놀이하듯 즐긴다는 분석이다.
콘텐츠 플랫폼의 미래: MZ세대는 참여를 지향한다. 콘텐츠 자체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판’이 더 중요하다. 그동안 이용자들의 소통은 일부 스트리밍 방송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의 성패를 가를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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