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국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추적하고, 격리자를 감시한다.
위기가 끝나도 통제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판데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한 국가 권력의 확대를 가져왔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감염 확산 방지 목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해 전파 경로와 확진자의 접촉자를 추적한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감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물론, 기업 데이터나 개인의 모바일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 휴대폰 기지국 데이터 등이 활용된다. 적극적인 정보 수집과 처리는 질병 관리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판데믹 이후에도 감시를 활용하려는 유혹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확장된 국가 권력은 위기가 지나간 후에도 유지되어 왔다. 시민이 국가가 권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계속 감시해야 하는 이유다.
* 14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7장 분량).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세요.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이새누리는 서강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경영 대학인 오덴시아낭트에서 책임경영 MBA를 마쳤다. 2007년 국회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뒤 주로 경제와 산업 분야를 취재했다. 현재 JTBC 경제산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역서로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이유》가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모든 것이 통제 중
판데믹에 대응하는 큰 정부
바이러스를 막아라
돌이킬 수 없는 변화
2. 코로놉티콘을 만들다
국가가 판데믹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증상, 방문 장소, 접촉자를 추적하라
무선 생물학
데이터 모델링
접촉자를 추적하는 빅브라더
먼저 읽어 보세요
확진자 증가세를 막기 위해 각 국가는 정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자가 격리 앱을 이용해 격리 대상자가 격리 장소를 이탈할 경우 알람이 울리도록 한다. 대만은 휴대 전화 안테나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가 격리자의 휴대 전화를 추적한다. 싱가포르 과학기술국과 보건부가 개발한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 앱은 이용자 간 정보 교환을 통해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람을 식별해 준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앱 설치자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30분 이상 머물면 그 정보를 저장했다가, 한쪽이 확진자나 자가 격리자로 지정되면 상대방에게 알려 주는 방식이다. 버스 동승객이나 같은 영화관에 있었던 사람처럼, 서로 알지 못하는 접촉자를 식별하기에 유용하다.
에디터의 밑줄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는 지금까지 강제 조치와 경기 부양으로 코로나19에 응답하고 있다. 판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국가가 보유한 정보를 이용해 대중을 관찰하기도 한다(2화 참조). 홍콩은 격리자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 중국에는 외출 가능 여부를 기록하는 자격 증명 시스템이 있다. 휴대 전화 정보는 방역 당국이 질병의 확산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규모는 전쟁이나 대공황 때와 유사하다. 위기 상황은 더 큰 권력과 책임, 그리고 세금을 거둘 수 있는 큰 정부를 만들어 내고,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복지 국가, 소득세, 국유화 모두는 갈등과 위기에서 비롯됐다.”
“적극적인 정보 수집과 처리는 질병 관리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감시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국가가 시민의 의료 및 전자 기록에 정기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9·11 테러 이후 반테러 법안이 확대된 것만큼이나 판데믹 이후에도 감시를 활용하려는 유혹은 있을 것이다. 결핵 환자나 마약 딜러를 추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감시가 어디에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동 통신사는 모든 고객이 어디서 전화를 사용하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광고주들이 맞춤형 광고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바이트댄스(Bytedance), 페이스북, 구글, 텐센트(Tencent)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수십억 명에 이르는 이용자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집한다. 모델링을 할 때 이들 기업으로부터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질병 확산에 대한 예측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
“즐거움과 편의, 연결과 보안을 위해 설계된 컴퓨터 네트워크는 화상 회의에서부터 팀워크 증진, 휴식과 회복을 위한 게임까지 모든 종류의 일상생활을 돕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인과 인구 전체의 움직임을 판데믹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으로 감지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국가는 이런 판옵티콘의 권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허둥지둥, 단편적으로 습득하고 있다.”
코멘트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자가 격리 대상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국가가 개인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판데믹 상황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콘텐츠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소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