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브랜드
6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새로움은 모험에서 나온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기업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어떤 이미지를 구축하느냐가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구찌, BTS, 노션, 블룸하우스, 마블은 그러한 브랜딩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다. 제품에 열광하는 젊은 소비자들과 팬을 자처하는 적극적인 이용자를 기반으로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패션,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영화 업계는 모두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이들은 각자의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고의 브랜딩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IT 분야의 얼리어답터들이 열광하고,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사용법을 공유하는 ‘힙한’ 브랜드 노션의 CEO는 마케팅이나 세일즈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다섯 브랜드의 결과물은 화려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이들의 전략을 읽다 보면 타 기업과 다른 방식으로 상품을 만드는 것, 세상에 없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위험한 시도를 하고, 지난한 시간을 견뎌 내는 일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패션 업계에서 리브랜딩의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고 있는 구찌가 한 시도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고가의 명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삼은 데다, 스타 디자이너들이 이끄는 다른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명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내세우기까지 한 것은 엄청난 모험이었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주축이 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었지만 다른 브랜드들은 그런 시도를 하지 못했던 이유기도 하다.

블룸하우스의 저예산 전략 역시 영화계의 검증된 제작 방식과 전혀 다른 선택이다. 많이 투자할수록 창의성을 제한 없이 발휘할 수 있고, 좋은 배우를 섭외해 영화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기준을 만들고, 그 원칙을 실제로 지켜 냈다. 그 과정에는 대사 분량을 줄이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정하는 노력이 있었다.

화려한 성공을 거둔 글로벌 스타 BTS에게도 지난한 실행의 과정이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저자가 지적하는 성공의 핵심은 ‘흙수저’ 아이돌로서 열심히 노력해 성공했다는 진정성이다. 게다가 전 세계 팬들에게 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거의 24시간 노동 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다.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관객들을 방대한 스토리 월드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연결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기 때문이었다. 수년 뒤에 제작할 영화까지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영화 제목을 공개하는 것에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다섯 브랜드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떠올렸기 때문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했기 때문에 성장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움을 치열하게 찾아냈고, 이것이 브랜드 가치가 됐다. 브랜드를 만드는 일의 본질은 세상에 없던 가치를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든 실현해 내는 것임을 규모도, 분야도, 전략도 다른 다섯 기업의 이야기가 보여 주고 있다.

소희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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