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의 취임 후 석 달간 해외 방문 횟수 / 빨간색: 공화당 정부, 파란색: 민주당 정부
코로나19는 상황을 더 흔들어 놨다. 우선, 해외 근무의 계획과 인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고위급의 해외 방문은 곧바로 축소되었다. 하위급은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근무지에서 철수하거나, 가족 없이 장기간 해외에서 체류하고 있다. 또한 판데믹 그 자체가 외교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소프트 파워의 일환으로 백신 외교를 벌이고 있고,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백신 민족주의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장기적으로 외교가 수행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세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다.
첫째, 외교관의 세계에서 기술 도구의 채택이 가속화됐다. 화상 회의와 기타 직접 통신 수단이 널리 사용되었다. 특히 왓츠앱(WhatsApp)과 보안 강화를 위한 시그널(Signal)이 많이 쓰였다. 해외 근무에서 사용될 보안 비디오 기술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에서 UN ‘혁신 셀(innovation cell)’을 이끌고 있는 마틴 와흘리쉬는 이번 판데믹으로 인해 뉴욕의 의사 결정권자들에게 분쟁 지역의 지상에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리기 위해 가상 현실(VR) 기술의 채택이 촉진됐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타임스 뉴 로만(Times New Roman) 서체로, 행간 여백 없이, 흑백으로” 작성되는 기존 보고서를 대체할 “브리핑의 미래”로 보고 있다. ‘이라크 360’ VR이 이미 2019년에 가능성을 보여 준 바 있다. 이번 이동 제한은 안보리 브리핑에 추가 형식으로 사용될 몰입형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투자로 이어졌다. 이런 프로젝트가 예맨, 수단, 콜롬비아에서 진행되고 있다. 와흘리쉬는 이 방식이 표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