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하는 것들 중 일부 (표3)
미국, 핵심 물가상승률*에 기여하는 정도
단위: 퍼센트 포인트
(네이비색) 2021년 5월 (민트색) 2000-2019년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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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출처: 골드만삭스
미국은 주요한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더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경기부양책의 규모가 가장 컸던 관계로 내구재 분야가 그 어느 곳보다도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목표로 설정한 물가지수에 의하면, 차량, 가구, 스포츠 장비 등은 지난 5월에 핵심 물가지수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데 있어서 5분의 4 이상을 기여했다. (표3 참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의하면 유럽의 공급망도 미국과 동일한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수요가 좀 더 낮은 관계로 이러한 공급망의 차질에 민감한 내구재의 지난 5월 물가가 1년 전에 비해서 겨우 1.5퍼센트 높아졌다고 한다.
수요가 과열되고 공급이 제한되는 이런 상황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가? 2020년의 경험을 보면 공급망은 (화장지나 진단 키트의 부족과 같은) 몇 가지의 사안들을 비교적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마이크로칩 공급과 선적 용량의 조정이 비교적 느리다는 점이다. 공급 물량을 늘리려면 반도체 제조시설과 선박에 투자를 해야 한다. 기업들은 앞으로 여섯 달 동안 출하 시간이 좀 더 단축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들의 일부가 지속되더라도, 내구재의 부족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정점에 달했을 수도 있다. 물가상승률이란 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비율을 계산하는 것이다. 만약 물가가 높지만 상승을 멈춘다면, 또는 상승하는 속도가 줄어든다면, 물가상승률은 떨어진다. 미국의 목재 가격이 6월에 무려 40퍼센트나 떨어졌듯이 만약 물가가 다시 떨어진다면, 기저 효과가 역전되어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다.
애초에 내구재의 수요를 끌어올린 수요의 증가세도 떨어지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돈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판데믹 기간 동안 전반적인 가계 지출이 감소했는데, 심지어 경기부양책으로 받은 보조금이 남아 있거나 소득이 증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서 그 결과로 인한 초과 저축액은 약 2.5조 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GDP의 12퍼센트에 해당한다. 유로 지역의 경우에는 그런 초과 저축액이 2020년 말 현재 GDP의 4.5퍼센트였다. 현재 시점에서 그 액수가 많이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서 지출을 하고 있다. 서비스가 다시 재개되면서, 초과저축을 가진 소비자들은 판데믹 기간에도 구입할 수 있었던 상품들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거나, 아니면 거의 2년 동안 굶주렸던 수많은 것들을 경험하는 데 돈을 쓰는 것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했다. 그리고 그들은 후자를 선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는 경제를 프라이팬 밖으로 밀어내서 불속에 떨어트릴 수도 있다. 호텔, 교통, 식당에서의 식사 등에 대한 높은 수요는 수많은 업체들에서 노동자들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6월에 거의 3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레저 및 접객업은 판데믹 이전의 고용 수준에 비해서 아직도 8분의 7에 불과하다. 올해 초에 경기부양 보조금 2000달러와 실업보험 확대로 여건이 크게 달라진 노동자들에게 현재의 상황은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이다. 레저 및 접객업 분야의 임금은 지난해 2월보다 거의 8퍼센트 올랐다. 구인중인 일자리도 풍부하다. 레스토랑과 호텔들은 전반적으로 이윤이 낮은 경향이 있다. 임금이 올라간다면, 가격 역시 따라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에 의하면, 전 세계 평균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판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에 그러한 차이의 절반만 채우더라도 평균 소비자 물가지수에 1퍼센트가 더해질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에서는 인건비가 그러한 차이를 완전히 없애는 것으로 보이며, 때로는 넘어서기도 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중간 소득 노동자들이 어떤 일자리를 수락하려면 판데믹 이전보다 3퍼센트 더 높은 임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필요한 임금이 19퍼센트 올랐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판데믹 이전의 임금과 판데믹 이전의 노동 조건을 내건 일자리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이러한 머뭇거림에 대해서 그럴듯한 많은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실업보험 한도 상향을 비난하며 9월에 실험보험의 혜택이 만료되면 그러한 임금 상승이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몇몇 주들에서는 보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식당 노동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까지 만연한 상태에서는 그런 직종으로 자진해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학교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동 돌봄 서비스의 지원이 없다면 노동자들이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이런 설명들 중 그 어느 것도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처럼) 후한 실업보험의 혜택을 갖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산업에서 노동력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리고 젊은 웨이터들은 원한다면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찾아오고 싶은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 이상해 보인다. 하버드대학교의 제이슨 퍼먼(Jason Furman) 및 윌슨 파월 3세(Wilson Powell III)와 매릴랜드대학교의 멜리사 커니(Melissa Kearney)가 새로 내놓은 논문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둔 엄마들 사이에서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미국 전체의 고용 부족에서 차지하는 정도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하는데, 이는 기존의 통념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경제학자들로서는 파악하기 힘든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 나름의 추정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판데믹으로 인한 심리적 휴지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돌아가고 싶은 일자리가 어떤 종류인지에 대해서 고민할 시간을 주었으며, 그러면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자기탐구와 호기심을 발동시켰을 수도 있다. 아마도 어느 시점이 되면 그런 사람들도 어쩌면 다른 분야에서 다시 일자리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은 불분명하다. 실제로 실업보험의 혜택이 강화된 것은 제외하고, 그 어떤 추정이나 인과적 요소들도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