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엔비디아했노라, 이겼노라 엔비디아와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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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코노미스트(전리오 譯)
에디터 신기주
발행일 2021.08.11
리딩타임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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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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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엔비디아는 GPU와 CPU 그리고 가속컴퓨팅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했다.
암으로 재무장한 엔디비아는 반도체칩 도박판의 지배자다. 


“우리는 언제라도 30일 안에 폐업 당할 수 있다.” 엔비디아(Nvidia)의 공동창업자인 젠슨 황(Jen-Hsun Huang, 黃仁勳)이 주문처럼 하는 말이다. 게임 및 인공지능(AI) 용도의 고성능 반도체를 판매함으로써 시가총액이 5년 만에 310억 달러에서 5050억 달러로 증가했고, 한때 세계 최강의 칩 제조사였던 인텔(Intel)을 추월한 회사의 수장이 하는 말 치고는 조금은 과장된 표현이다. 젠슨 황은 현재 이러한 해자를 더욱 넓고 더욱 깊게 만들고 싶어 한다.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칩을 만드는 영국계 기업인 암(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취지는 암의 설계 능력을 활용하여 데이터 센터와 AI에서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제조해서 엔비디아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라고 알려진 전문 칩에서의 강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시장 지배력은 상상초월이다. GPU와 CPU에 이어 가속컴퓨팅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21세기의 인텔로 도약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20세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의 지배력을 승계하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황은 인텔의 전설적인 경영자 엔디 그로브의 편집증까지도 닮았다. 시대가 바뀌어도 반도체 도박판의 승부처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직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 8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엔비디아의 도박판 
잰슨황의 편집증  
데이터센터에서 인공지능까지 
가속컴퓨팅 시장의 광대함 
암으로 무장하다 
구글과 MS와 아마존의 반격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에디터의 밑줄

“젠슨 황은 현재 이러한 해자를 더욱 넓고 더욱 깊게 만들고 싶어 한다.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칩을 만드는 영국계 기업인 암(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취지는 암의 설계 능력을 활용하여 데이터 센터와 AI에서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제조해서 엔비디아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라고 알려진 전문 칩에서의 강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게임용 칩은 유명한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ereum)의 기반이 되는 수학적 퍼즐을 푸는데도 능하다. 이러한 특성이 때로는 GPU의 매출에 암호 같은 변동성을 주입하면서, 2018년에 엔비디아의 주가가 50퍼센트 가까이 떨어지는데 일부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2004년, 그는 전문적인 칩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의 기본 계층인 “쿠다(Cuda)”에 투자하면서 이를 엔비디아의 모든 칩들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센터들에 대한 매출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초의 25퍼센트에서 올해 초에는 36퍼센트로 증가하면서 게임용 GPU의 매출액과 거의 맞먹게 되었다. 다양한 업계에 걸쳐서 많은 기업들이 AI를 채택하면서,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 중에서 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0퍼센트에서 절반으로 떨어졌다.”

“암을 소유하게 되면 CPU 부문까지 갖추게 되어 기존의 GPU 진용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엔비디아는 자신들의 첫 번째 데이터 센터용 CPU인 그레이스(Grace)를 공개했는데, 이것은 암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든 하이엔드급 칩이다.”

“마이크로프로세스에 들어 있는 트랜지스터들은 이미 원자 몇 개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이상 줄일 여지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팅 능력을 클라우드로 이전하거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물리적인 컴퓨터 하나를 여러 개의 가상기계(virtual machine)로 분할하는 기법이 실행될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더욱 많은 CPU를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처리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 가속 컴퓨팅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멘트
엔비디아는 GPU라는 개념 자체를 처음 만들어낸 기업이다. 3M의 포스트잇이나 제록스의 제록스처럼 엔비디아도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군을 창출해낸 레전더리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복잡한 연산을 담당하는 CPU를 보조하는 그래픽 처리 장치로서 GPU를 개발했다. 사실 젠슨황도 처음엔 CPU 개발에 도전했었다. 인텔의 아성을 넘을 수가 없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결국 GPU로 방향을 선회했다. 컴퓨터 그래픽 처리는 단순업무다. 비유하자면 화폭에 무수한 점을 찍어서 큰 그림을 완성해내는 수작업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점묘하는 도트의 숫자가 촘촘할수록 고해상도의 이미지가 구현된다. CPU가 인수분해 같은 수학에 강점이 있다면 GPU는 덧셈곱셈뺄셈나눗셈 같은 산수에 특화돼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는 컴퓨팅 파워에서 GPU와 CPU의 위상을 역전시켰다. 빅데이터를 딥러닝하는것이 인공지능 개발의 원리가 됐기 때문이다. 무한대에 가까운 단순연산을 끝도 없이 반복하는 것이 컴퓨팅 파워의 주력이 되면서 산수에 특화된 GPU의 중요성이 커졌다. CPU는 어려운 문제를 오래 걸려서 어렵게 푼다. GPU는 쉬운 문제를 쉽고 빠르게 푼다. 덕분에 게임 산업이나 가상화폐 시장이 주요 수요처였던 엔비디아 GPU의 시장이 인공지능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 젠슨황은 한 발 더 나아갔다. GPU를 활용한 빅데이터 연산은 본질적으로 병렬연산이다. 수많은 GPU를 병렬로 연결해서 동시에 작동시켜야 한다. 필연적으로 구동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GPU병렬연산에 특화된 소프트웨어인 쿠다를 개발했다. 이것이 신의 한수였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GPU를 활용한 빅데이터 병렬연산에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쿠다가 찰떡 궁합이었다. 컴퓨터에 터보차저를 단 셈이었다. 그렇게 엔비디아는 가속 컴퓨팅 소프트웨어 시장을 만들고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컴퓨팅 파워는 이미 클라우드화되는 추세다. 거칠게 묘사하자면, 회사 전산실의 외주화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아마존의 AWS나 MS와 아주르다. 이건 비용 때문만이 아니다. 이미 반도체칩이 원자 단위까지 작아져서 물리적 공간에선 더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끌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때 생기는 난제 가운데 하나가 컴퓨팅이 발생시키는 열이다. AWS나 아주르는 자신들의 데이터 센터가 고객사한테 최상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해줄 수 있도록 GPU와 쿠다를 활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확대될수록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이젠 CPU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로부터 CPU칩 설계의 제왕인 암의 경영권을 인수해서 CPU 시장의 설계자가 되려고 한다. 기업비밀 유출을 우려하는 애플이나 구글의 반발 그리고 독과점을 좌시하지 않는 전세계 정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암 인수는 성공할 공산이 크다. GPU와 가속 컴퓨팅에 CPU까지 엔비디아의 반도체 생태계 안에 통합된다면, 컴퓨팅 파워가 비약적으로 향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데이터 처리 능력이 향상될수록 인류는 인공지능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20세기 반도체의 제왕은 인텔이었다. 21세기 반도체의 패자는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루비콘강을 건넜다. 칩은 이미 던져졌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신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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