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자동화와 도시화 그리고 약간의 서구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서 중국 경제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중국의 타이후(太湖) 둑에 위치한 마을인 창싱(長興)에 본사를 둔 노블리프트(Noblelift)는 물류창고를 관리하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이다. 이들이 제작하는 자율주행 팰릿 잭(pallet jack)이나 분류 시스템을 이용하면, 물건을 더욱 빠르게 골라서 이동시킬 수 있으며 사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런 장비들을 만드는 그들의 공장 내부는 그야말로 로봇 팔들 때문에 시야가 흐릿할 지경이다. “예전에 하던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노블리프트의 설립자인 딩 이(Ding Yi)의 말이다. 회사의 주요 생산시설인 이곳에 근무하는 노동자는 350명에 불과하다. 그는 예전이었다면 인력이 4배는 더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2010년, 중국이 가진 산업용 로봇의 수는 5만대도 되지 않았다. 현재는 80만 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로봇의 거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로봇이 예전보다 더 저렴해졌으며, 능력도 더욱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중국이 부유해지고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임금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0년에 연간 8000위안(당시 1000달러) 정도를 받았던 공장 노동자들은 현재 그보다 거의 10배의 돈을 벌고 있다. 딩 이와 같은 기업가들은 그래서 급격하게 자동화로 방향을 튼 경우이다. (표1 참조) 거의 하룻밤 사이에, 중국의 산업은 노동집약적 형태에서 로봇집약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기업들은 언제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그런 방식을 추구한다. 중국과 같은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생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어떤 점에서는 딩 이와 시진핑 주석의 야심이 잘 맞아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시진핑 주석이 노블리프트가 현재와 같은 형태로 투자를 하게 만들었던 시장의 힘에는 거의 의지하지 않고 국가의 권력에 지나치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중국은 그가 구현하고자 하는 생산성이 높은 미래로부터 오히려 멀어질 위험도 있다. 미래 글로벌 경제의 모습은 그러한 비판들이 과연 옳은지에 따라서, 또는 수많은 세부적인 목표들로 무장하고 영광스러운 목적이라는 부담을 떠안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원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지에 따라서 달려 있다.
경제 성장은 불과 세 가지의 기본적인 요소에 의존하고 있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자본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가, 생산성은 얼마나 높은가이다. 지난 40년 동안 중국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세 가지의 요소들이 모두 전속력으로 맞물려 돌아갔기 때문이다.
도시의 노동력은 1980년 당시 1억 명에서 현재는 약 5억 명으로 치솟았다. 자본의 증가는 훨씬 더 극적이었다. 1980년에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현대식 도로의 길이는 1만 5000킬로미터도 되지 않았다. 현재는 70만 킬로미터가 넘으며, 그 외에도 초고속 열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공항들, 전력망 등을 비롯한 산업용 기반시설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동시에 중국은 생산성의 호황을 경험했는데, 이는 대부분 중앙 계획경제를 꾸준히 폐기한 덕분이었다. 경쟁이 중국의 경제를 뒤흔들었다. 기업들은 경영을 더욱 잘 하게 되었고, 노동자들은 임금이 높은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평균 10퍼센트였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그 기세가 누그러졌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현재의 잠재성장률이 연간 5.5퍼센트라고 생각한다. 노동 연령 인구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발표된 전국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의 총 인구는 감소 직전의 상태에 있다고 한다. 인프라가 과잉 공급 상태는 아니지만, 점점 더 그 수요가 충족되는 단계에 다가가고 있다. 1인당 건축 환경(built environment)의 규모는 훨씬 더 부유한 국가들의 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생산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느슨한 국가의 통제 속에서 이루어졌던 생산성 향상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고 있다. 세계은행(The World Bank)은 2008년 이후로 중국의 총요소생산성(TFP)[1]은 매년 불과 1.1퍼센트 증가했다고 계산했는데, 이는 이전의 30년에 비해서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치이다. 참고로 총요소생산성은 자본이나 노동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GDP의 증가량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동일한 10년 동안에 미국이 보여준 수치에 비해서 두 배나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에게는 중국의 과거 수치와 비교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이러한 속도 둔화의 일부는 그들이 따라가던 상황에서 따라잡히는 상황으로 변화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생산성의 잠재적 성장률이 더 낮다. 그러나 많은 분석가들은 중국의 경제 모델이 특히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하는데, 치솟는 부채가 바로 그 증거이다. 요즘에는 GDP에서 1위안이 추가될 때마다 약 4위안의 신규 부채가 추가된다. 10년 전에는 불과 2위안의 부채만 있어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속도를 한 단계 더 높여라
마오쩌뚱과 마르크스를 주로 인용하던 시진핑 주석이 TFP에 대해서 언급하고 그것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었다.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조치로부터 막 벗어나고 있던 지난해 3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中央委員會)와 중국의 국무원(國務院)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32개 항목으로 이뤄진 비전을 발표했다. 올해 3월에 최종안이 확정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보면, 중국 정부는 GDP보다 노동생산성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려면, 하향식의 권력이 아닌 기업과 개인들이 주도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가 직접 움직여서 그러한 계획이 펼쳐질 지형을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32개의 항목으로 그 비전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그 내용은 모두 3개의 넓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즉, 산업 현대화, 새로운 노선을 따르는 추가적인 도시화, 그리고 따라잡기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첫 번째 범주는, 노블리프트가 보여주는 것처럼, 산업의 업그레이드이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계산이 간단하다. 즉, 공장 시설을 현대화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로서는 두 가지의 더욱 거창한 목표를 갖고 있다.
하나는 중국 외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으로, 그들에게는 지정학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의 적개심이 커지는 상황에 직면한 중국은 반도체에서부터 농기계에 이르기까지 필수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자립도를 더욱 높이고자 한다. “중국제조 2025(中国制造2025)”라는 정책으로 요약되는 그 목표를 이루려면, 공장시설을 개선하면서 야망을 더욱 높이고 새로운 산업들을 정복해야 한다.
또 하나의 목표는 경제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은 생산성을 높은 수준으로 지속하려면 거대 제조기반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마르크스의 교리를 학습한 중국의 지도자들은 서비스 부문보다는 제조업이 경제적으로 더욱 가치 있으며 전략적으로도 더욱 유용하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그러한 서비스 부문이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금융 파생상품을 만드는 것인지는 거의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생각이다. 서비스 부문도 생산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그것을 정책적으로 확고히 해왔다. GDP에서 제조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유한 세계의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나 일본보다 더욱 높은 약 25퍼센트 수준이지만, 그들은 그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싸울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은 조립 라인을 자동화하는 것보다도 그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각종 자문과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정보기술(IT) 분야가 그들의 모든 작전 속으로 깊숙이 포함될 수 있게 하고 있다. 중국의 개발자들은 그러한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맞춤형의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있다.
그러한 개발업체들 중 하나인 헤이후커지(黑湖科技, Black Lake Technologies)의 설립자인 저우위샹(周宇翔)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공장에서는 종이서류로 재고를 추적하고 주문을 했다고 말한다. 데스크톱 기반의 SAP나 오라클(Oracle)과 같은 시스템은 중국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었다. 요즘에는 제조업체들이 휴대전화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그에 맞게끔 행동한다.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연한 회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우위샹의 말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현금 위주의 경제에서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게 된 것처럼, 제조업 부문을 디지털화 하는 것에 있어서도 후발주자의 장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두 번째 범주는 도시화의 수준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즉, 노동자들이 산업시설에 더욱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집적도를 높이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까지는 거대 도시들의 규모를 제한해 왔는데, 그것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동시에 그들은 전문화된 노동력과 공급망을 촘촘하게 엮이는 형태로 도시의 집적도를 높이면 더욱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커다란 허브와 거기에 연결된 좀 더 작은 위성 도시들로 구성된 거대한 도시 클러스트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끔찍할 정도의 혼잡한 교통이나 과밀화된 학교와 같은 다른 거대 도시들이 가진 단점들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집적으로 인한 장점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중국은 전부 11개의 메가 클러스터에 대한 계획을 승인했다. (지도 참조) 그중 가장 커다란 5군데의 평균 인구는 1억 1000만 명으로, 이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클러스터인 일본의 도쿄 수도권 인구 4000만 명보다도 거의 세 배나 큰 규모이다.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아이디어를 논의해 온 중국 정부는 이를 현실화하는 데 투자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향후 3년 동안 도시 간 통근 열차 노선의 길이를 두 배 연장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의 훨씬 더 깊은 내륙에서도 도시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서쪽 지역에서는 산시성(陝西省)의 성도인 시안(西安)이 30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인 셴양(咸陽)과 합쳐져서 1500만의 인구를 가진 대도시 권역이 만들어졌다. 이들 도시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 떨어진 곳에서 곡물을 재배하던 들판은 물류시설과 산업단지로 바뀌었다. “이 지역은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누구도 좀처럼 여기까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시골에서 이사를 온 마 유(Ma Yu)라는 중년 여인의 말이다. 현재는 초고속 열차가 시안까지 그녀를 13분 만에 실어 나른다.
사다리가 덜그럭거리기 시작했다
도시들을 하나로 합치는 것과 함께, 그들은 5G 모바일 네트워크로 그 위를 뒤덮고, 고속도로와 하수구에는 수많은 센서를 심어서 그 성능을 모니터링하며, 감시카메라를 장착한 가로등을 세우고 있다. 공산당은 이 모든 것들을 통해서 전국에 분산된 메가시티(megacity)들을 정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이는 그들을 초생산적인 현대성의 전형으로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도시를 진정으로 혁신적인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력의 부족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러한 도시들이 제공하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일하기 위해 이주해 온 대부분의 주민들을 2등 시민으로 만드는 거주허가 제도인 후커우(户口, 호적)도 개혁해야 한다. 참고로 현지의 후커우가 없는 노동자들은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도 없고, 자녀들을 현지의 학교에 보내는 것도 무척 힘들다.
이는 대단히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대략 2억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이런 식으로 차별하는 것 또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 만약 노동자들의 나이가 40대에 들어섰는데 의료서비스나 연금을 받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면, 그들은 다시 출생한 지역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중국인민은행의 자문위원인 차이팡(蔡昉)은 그런 결심을 한 이들은 더 낮은 임금과 생산성도 낮은 조건이라도 기꺼이 선택한다고 말한다. 중국 정부는 오래 전부터 후커우 개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왔지만, 거의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비록 대도시는 그렇지 않지만) 대부분의 도시에서 후커우를 취득하기가 좀 더 쉬워졌다. 그리고 여러 사회적인 편익들도 메가 클러스터 내의 도시들을 오가며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생산성 강화를 위한 세 번째 범주는 따라잡기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인데, 정치적인 맥락이 아주 많이 다르긴 하지만, 부유한 국가들의 기준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말한다. 중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을 보면 그들에게 잠재적인 강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험에 대한 준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서부터 시골의 학생들에 대한 투자가 너무 부족한 것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학교들에는 여전히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생의 수가 2000년의 4600만 명에서 올해 2억18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다는 것을 보면 노동자들의 역량이 대체적으로 꾸준히 향상되어 왔음을 잘 알 수 있다.
개혁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실패를 허용하는 것이다. 자본이 잘 분배되도록 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는 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들을 파산하게 하는 것이다. 차이팡(蔡昉)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파산하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의 무려 50퍼센트 정도를 주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한다. 중국의 기업 문화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창조적 파괴가 억제되어 온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도 파산 건수가 급증했다.
기록에 의하면, 중국의 법원은 2020년에만 거의 3만 건의 파산신청을 받아들였다. (표2 참조) 투자자들은 현재 규제당국이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恆大集團)을 파산하게 놔둘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예전 같았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지난해 회사채 채무 불이행 금액 중에서 거의 절반은 국영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언제나 그들을 구제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린 것이다.
당신을 따라잡기 위해서 노력중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로는 더 나은 교육과 더욱 많은 파산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32가지의 생산성 향상 계획을 보면 그들은 무엇보다도 기업들이 채권을 더욱 쉽게 발행하고, 다른 나라들과 공동의 과학 연구를 더 많이 수행하고, 지적재산권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하고 있다. 이 계획은 발표될 당시에만 해도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중국이 내놓는 그러한 약속들에 대해서 점점 더 피곤함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일들이 여전히 아주 많이 남아 있으며 정부도 그러한 사실을 인정한다는 점을 고러하면, 그러한 냉소주의가 어느 정도는 지나친 면이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과연 중국의 생산성 향상 정책들은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역사를 살펴보면 몇 가지의 선례를 찾을 수 있다. 독재국가들은 아주 거대한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산업국가로 거듭난 경우들이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 중국의 소득 수준은 그들과 인접해 있는 한국과 대만이 민주화를 이루고 법적으로 독립적인 기관들의 기능을 강화했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수준이다. 돌이켜 보면, 한국과 대만의 그러한 변화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경제를 통치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과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공산당이 여전히 법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그 권력을 활용하는 방식은 투자자들을 점점 더 비관적으로 만들 것이다. 활기찬 핀테크(fintech) 기업인 앤트(Ant)에서부터 소셜미디어의 강자인 텐센트에 이르기까지 기술 업계의 총아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은 그러한 규제들이 얼마나 변덕스러운 것인지를 상기시켜 줄 뿐이다.
중국의 관리들은 경제를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어서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하여 거대 기술 플랫폼이 가진 힘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그대로 믿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 대신에 시진핑 주석이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언급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진심이라는 깨달음이 퍼지고 있다. 그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지나치게 부유해지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산당이 정부, 군부, 사회 및 학교, 북쪽, 남쪽, 동쪽, 서쪽 모두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정말로 본심을 말한 것이다. 이것은 많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초가 아니다.
중국과 세계의 많은 나라들 사이에 불신이 깊어지는 것도 문제이다. 세계의 무역 시스템에 스스로 참여해서 새로운 수출시장을 연 것만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탄력을 받는 건 아니다. 국가간 경쟁은 중국의 기업들에게 더욱 효율적이 되도록 압박한다. 첨단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이 더욱 정교해질 수 있었다. 현재는 이스라엘에서부터 네덜란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나라들이 중국의 투자를 면밀한 검증의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일부 핵심적인 투입 요소에 대해서는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금지 목록에 오르면서 미국에서의 인수 계획을 폐기하고 있는데, 공들여 추진해봐야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관리들은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산업 정책들을 점점 더 늘리는 것이 일부 유형의 기술 개선을 위해서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중국인민은행의 자문위원이었던 리다오쿠이(李稻葵)는 이러한 계획이 결국엔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우리는 소비에트연합이 아닙니다. 우리는 세계 최대의 젊은 기술자 부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추진만 한다면, 우리는 자체적인 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직접비용은 물론이고 다른 기회비용의 측면에 있어서도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연금제도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줄어들게 되면, 소비가 억제되어서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와 생산성을 저해할 것이다. 신용평가 기관인 S&P에 의하면, 중국이 온 힘을 다해서 자립을 추구하게 되면 그들의 2020년대 성장률이 3분의 1이나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진핑 수석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술 분야에 대한 진정으로 야심찬 투자를 하면 종종 실패하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돌파구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며 자신의 조국에게는 힘과 생산성을 모두 가져다 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외부의 이러한 우려나 분석보다도 중국 경제에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꾸준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중국 정부는 비대해진 국영기업들을 축소했다. 그들은 예전에만 해도 부채에 대한 우려를 묵살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지난 5년 동안은 부채를 줄이려는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중국금융개혁연구소(China Financial Reform Institute)의 루셩준(Liu Shengjun)은 “(중국의) 지도자들은 압박이 있으면 기꺼이 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에 집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신호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로봇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가 수반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