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게, 더 빠르게, 더 강하게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
(초콜릿) 캐나다
(네이비) 영국
(민트) 미국
(버건디) 오스트레일리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예측, %
예측 시점
(점선) 2021년 9월 1일
(실선) 2021년 11월 4일
(네이비) 잉글랜드은행
(민트) 미국 연준
(버건디) 유럽중앙은행
출처: 블룸버그
지금까지의 움직임은 연준이 예전에도 축소를 선언하며 채권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2013년의 수준만큼 크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가 올해 대부분의 기간보다 훨씬 더 고조되어 있다는 사실은 경제 전망에 대해서, 특히 인플레이션의 전망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금리 인상의 시점에 대한 시장의 예측이 옳은 것으로 입증될지, 아니면 중앙은행들이 기존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모습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지금까지의 물가 상승은 극심한 공급부족 현상이 반영된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새로운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되면 더욱 강력해진 노동자들과 더욱 빠른 임금 상승이 물가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잉글랜드은행에서 금리 결정을 담당했던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에는 노동력이 넘쳐났지만, 이제는 원하는 인력을 찾기가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며, 이는 그들의 협상력을 높여줄 것입니다.”
최근의 움직임은 또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사이에 때로는 복잡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평상시라면 중앙은행들이 단기 금리를 책정하고, 시장은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채권시장에도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투자자들이 어떻게 예상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참고로 경제와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들이 자기들 나름대로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분야이다. 연준의 벤 버냉키(Ben Bernanke) 전 의장은 언젠가 “두 개의 거울의 방(hall of mirrors)”이라는 역학관계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이는 정책입안자들이 채권 수익률의 상승에 대응해야 하지만, 반대로 수익률은 중앙은행의 조치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안개를 뚫고 나가려 시도하는 중앙은행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안도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투자자들이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두고 주로 원자재의 가격과 공급망의 변동에 의해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이 되었다고 생각했다면, 장기 국채의 수익률이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엄격한 통화정책이 영구화되리라는 예상으로 과열되기보다는 금리 인상의 예상 시기를 앞당겨 왔다. 예를 들어서, 미국 재무부의 10년 만기 국채는 지난 3월의 최고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부 채권시장들은 여전히 차분하다. 일본의 지난 9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불과 0.2퍼센트 높았는데, 에너지와 신선식품 항목을 제외하고 나면 이곳에서는 여전히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행(日本銀行)의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은 그것이 붕괴된 오스트레일리아와는 대조적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경제의 전망을 더욱 확실하게 예측할수록, 정책을 수립하기도 좀 더 수월해진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사치를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누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