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 IMF 신자유주의를 상징했던 20세기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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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이미 마틴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11.30
리딩타임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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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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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힘의 방향이 바뀌면 돈의 방향도 바뀐다. 신자유주의가 끝났다. IMF의 시대도 끝났다.

우리는 IMF를 ‘사태’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IMF의 요구에 따라 겪어내야 했던 경제 구조 개편은 많은 이들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대기업이 순식간에 도산했고 현대그룹은 조각조각 부서졌다. 누군가는 직장을 잃었고, 그래서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다. IMF의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컸다.

한국은 수많은 예시 중 하나에 불과하다.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제국주의는 막을 내렸지만, 금융 제국주의는 건재했다. IMF가 그 시스템의 중심에 서 있었다. 회원국의 재정 및 통화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며 때로는 정권을 무너뜨리기도 했고 때로는 고유의 경제 발전 시스템을 망가뜨리기도 했다.

역사는 흐르고 힘은 이동한다. 세계는 희생을 감내하고서라도 IMF의 도움 없이 위기를 자력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금이 필요한 국가들에는 중국이라는 대안이 생겼다. 세계화의 시대는 종말을 맞았고 신자유주의도 함께 페이지를 덮었다. 미국의 금융 패권이 흔들린다. 그리고 IMF도 함께 흔들린다.

* 17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제이미 마틴(Jamie Martin)은 하버드대학교 역사 및 사회학 조교수로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참견인들: 주권, 제국, 그리고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의 탄생(The Meddlers: Sovereignty, Empire, and the Birth of Global Economic Governance)》이 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제기구
2. 금융 제국주의의 시대
3. 신용불량 IMF
4. IMF의 미래


에디터의 밑줄

“파키스탄 정부가 IMF로부터 11억 7000만 달러의 구제 금융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무리해서라도 긴축 정책을 수행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최근 남아시아의 또다른 국가는 IMF의 도움을 너무 오랫동안 미뤄두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줬다. IMF가 요구하는 개혁의 이행을 몇 달 동안 거부하던 스리랑카 정부가 불과 몇 주 전 디폴트를 선언한 직후 대중 봉기로 전복된 것이다.”

“달러화로 돈을 빌린 나라들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며 부채 규모를 더욱 커졌고, 수입 비용은 더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또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한 신흥 시장에서 자본을 빼내도록 했다. 세계 경제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부채 위기 가능성에 직면했고, 심각한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수년에 이르는 마이너스 성장의 위협에 처해 있다.”

“IMF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주요한 결정에 대해서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지배구조의 개혁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IMF는 도움을 제공하는 대가로 해당 정부에 가장 어려운 일을 하도록 요구한다. 대표적으로는 공공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하며, 연료와 식품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한 개혁을 시행하는 것이다.”

“IMF는 더 이상 옛날의 킹메이커가 아니다. 미국의 위상 하락, 다른 대출 기관의 출현, 위압적인 감독관이라는 평판으로 인해 애매한 위치가 된 것이다. 즉, IMF는 여럿에게 필요한 조직이지만 사랑받지는 못하며, 엄청나게 강력한 조직이지만 계약 조건을 강제하지는 못한다.”

“IMF는 한국에서 현대 같은 거대한 재벌을 목표물로 삼았다. 한국의 재벌은 정부 및 자국의 은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을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제의 완화 요구에 특히 격노했다.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태국과 한국의 금융기관을 헐값에 사들이자, 많은 이들이 IMF를 신식민지주의라고 비난했다.”

“여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분명했다. 각 나라는 금융의 세계화로 인한 위기에 스스로 버틸 힘을 만들어야 하고, 그 위기가 닥쳤을 때 혼자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중국과 이미 대출 협약을 맺은 나라들이 IMF로부터 더욱 관대한 대우를 받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중국이 대출에 대한 대가로 긴축 정책이나 해당 국가의 개혁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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