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방향이 바뀌면 돈의 방향도 바뀐다. 신자유주의가 끝났다. IMF의 시대도 끝났다.
우리는 IMF를 ‘사태’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IMF의 요구에 따라 겪어내야 했던 경제 구조 개편은 많은 이들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대기업이 순식간에 도산했고 현대그룹은 조각조각 부서졌다. 누군가는 직장을 잃었고, 그래서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다. IMF의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컸다.
한국은 수많은 예시 중 하나에 불과하다.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제국주의는 막을 내렸지만, 금융 제국주의는 건재했다. IMF가 그 시스템의 중심에 서 있었다. 회원국의 재정 및 통화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며 때로는 정권을 무너뜨리기도 했고 때로는 고유의 경제 발전 시스템을 망가뜨리기도 했다.
역사는 흐르고 힘은 이동한다. 세계는 희생을 감내하고서라도 IMF의 도움 없이 위기를 자력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금이 필요한 국가들에는 중국이라는 대안이 생겼다. 세계화의 시대는 종말을 맞았고 신자유주의도 함께 페이지를 덮었다. 미국의 금융 패권이 흔들린다. 그리고 IMF도 함께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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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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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