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판 앞에 앉는 일은 지도를 펼치는 일과 같습니다. 세계를 움직일 준비가 되었다면 커피와 함께 리드미컬한 월드 뮤직이 제격이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대표곡 〈Chan Chan〉을 추천합니다. 남미풍의 기타 선율과 토속적인 퍼커션이 매력적인 곡입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의 전설적인 앙상블이죠.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는데요, 쿠바의 저명한 기타리스트이자 제작자인 라이 쿠더(Ry Cooder)가 쿠바의 노장 뮤지션들을 섭외해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쿠바의 민중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영화와 OST를 듣다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지 않아도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2. 전략적 감각을 깨우는 게임 ; Chess.com
체스나 장기, 두실 줄 아시나요? 오래전에 한 번쯤 해본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한 분이 많죠. 초등학교 시절 제가 바둑부를 박차고 나와 대신 접한 것은 장기였습니다. 지금도 꽤 잘 두는데요, 반면 체스 실력은 영 형편없습니다. 국제 정치를 공부하며 외교가 장기나 체스와 같은 보드 게임 같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상대의 숨겨진 이익(interests)과 표면적 입장(position)을 간파해 나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니까요.
체스닷컴(Chess.com)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글로벌 체스 사이트로 입문자부터 고수까지 난이도를 설정해 온라인에서 손쉽게 대국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대결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봇과 한 번 대결해보는 건 어떨까요? 상대의 다음 움직임을 읽으면서도 나의 전략을 교묘하게 숨기는 게 핵심이죠. 상대가 옴짝달싹 못 하는 순간, 온라인 대국이지만 입으로 이 말을 외치게 될 겁니다. “체크 메이트(Checkmate).”
점심 ; 신용산 비밥
3. 몽상가를 위한 점심 ; 몽상가(夢想家), 평화공원(PEACEPARK)
- 몽상가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38가길 7-16
- 평화공원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9-15
이국적 노래와 체스 게임으로 몽상가의 하루를 열었다면 점심으로는 신용산의 맛집 두 곳을 추천합니다. 진정한 몽상가라면 그야말로 몽상가에 어울리는 화로구이집 ‘몽상가’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요? 토마토 베이스에 소고기와 대창, 각종 야채를 얹은 화양(花樣) 전골과 청어 알밥이 유명한 곳입니다. 아늑한 조명이 음식 맛을 돋워주는 곳이죠. 비건이라면 비건 푸드와 카페, 와인바가 합쳐진 ‘평화공원’을 추천합니다. 원래 몽가타(Mangata)라는 유명한 비건 카페였죠. 가지 라자냐와 템페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는 곳입니다. 커피와 와인을 곁들이기 좋은 음식들이 많아 비건이 아닌 분들이라도 비건 푸드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매력적인 스테인드 글라스와 이국적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왠지 가벼운 단편 소설 한 권을 읽고 싶게 만듭니다. 평화공원은 산본에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4. 문명과 계급, 정치의 시작을 찾아서 ;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