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뉴스레터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콘텐츠

“뉴스레터는 나 스스로가 플랫폼이 되는 일이다. 그게 뉴스레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스티비의 임호열 대표는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일을 ‘나 스스로가 플랫폼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뉴스레터는 개별의 목표를 가진 채 수없이 다양한 구독자를 만난다. 클릭부터 이메일을 읽고, 닫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세계관과 플랫폼을 경험하는 일이다. 그래서 구독자의 경험 일체를 설계하고, 그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날카로운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뉴스레터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진단한다. 대부분의 레거시 미디어가 다양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뉴스레터를 펴내고 있고, 기업은 자사의 활동과 미션을 전달하기 위해 뉴스레터를 발송한다. 개인이 발행하는 뉴스레터도 그 목적은 다양하다. 꾸준한 콘텐츠 생산을 위해서, 구독자에게 자기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자신을 브랜딩하기 위해서 개인은 자신의 시간을 소요하며 뉴스레터 콘텐츠를 제작한다. 모두가 다른 미션과 다른 세계관, 다른 콘셉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뉴스레터를 설계하고, 그 힌트를 얻는 일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스티비 팀이 펴낸 《내일의 뉴스레터》 는 그러한 뉴스레터 설계의 도면을 제공하고자 수많은 데이터와 설문을 엮어 풀어낸 결과물이다. 인포그래픽과 간결한 명제로 압축된 정보를 전달해야 했던 마케팅 리포트에서 더 나아가, 스티비 팀이 지켜보고 분석한 한국의 이메일 마케팅 트렌드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었다. 지금 스티비 팀이 주목하는 2023년의 트렌드는 수익화다. 서브스택으로 시작한 ‘크리에이터 경제’가 한순간의 유행을 넘어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 구축의 시작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의 콘텐츠 소비는 알고리즘과 블랙박스에 갇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대행한 선택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블랙박스에 갇힌 데이터가 플랫폼 사이를 부유하며 떠다니는 시대에 산다. 그 과정에서 콘텐츠를 생산한 이들도, 소비한 이들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생긴다. 생산자는 플랫폼의 입맛에 맞춰야 한다. 인스타그램의 태그 행렬과 검색 노출의 공식이 그를 방증한다. 소비자는 플랫폼의 입맛에 맞춘 불만족스러운 콘텐츠의 숲에서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찾아 헤매야 한다. 누구에게도 생산적이지 않은 시간이다.

뉴스레터는 그 선택권을 플랫폼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부여한다. 생산자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펴내고, 구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손쉽게 찾아낸다. 기업들이 점차 소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서 그것만으로도 영양가를 가진 콘텐츠를 생산하는 쪽으로 흐름을 변경하고 있는 이유다. 초개인화 시대, 오히려 뉴스레터가 더 큰 잠재력을 가진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콘텐츠의 홍수에서는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콘텐츠가 살아남기 때문이다.

김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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