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 프란시스 로운데스가 발명하고 특허를 받은 운동 기구. 이미지: Wellcome Collection
그리스 로마 시대 이후 운동은 서구 문화에서 거의 사라졌다.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다시 떠오르는데, 활동적이지 않은 것이 특정 계층의 신사들에게 문제가 된 것이다. 1797년 《더 먼슬리 매거진(The Monthly Magazine)》은 프랜시스 로운데스(Francis Lowndes)라는 사람이 개발해 특허를 받은 운동 기구(The Gymnasticon)의 소식을 전했다. 사용자가 앉아서 팔로 축대를 돌리고 발로 발판을 움직이는 최초의 고정식 운동 기계였다. 이 기사는 “특정한 직업이나 앉아서 일하는 직업으로 인해 집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을 때, 이 기구는 아픈 사람뿐 아니라 건강한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약속한다. 상인은 회계 장부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학생은 쓰기와 읽기를 계속하면서, 약간의 노력이나 어린아이의 도움으로 하체를 계속 움직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기구는 원한다면 어린이가 하단 축대에 있는 핸들로 휠을 돌릴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의 귀중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0세기 초 신체 에너지를 쓰는 방법에 제약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용 체조가 인기를 끌었다. 1910년 발간된 E. M. 포스터(Edward Morgan Forster)의 장편 소설 《하워즈 엔드(Howards End)》의 첫 페이지에는 시골집 정원을 오가는 윌콕스(Wilcox) 가족이 소개된다. 그들은 돈이 많은 새로운 지배 계층이다. 그들은 세상을 도구로 간주하고, 많은 것들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한 방문객이 편지에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이비(Evie)가 나와서 자두나무에 연결해 놓은 장치로 올라가서 미용 체조를 했지(여기 사람들은 모든 걸 남김없이 활용하더라고). 그러더니 이비도 ‘에취, 에취’ 하면서 사라졌어.” 높은 계층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은 활동 부족과 꽃가루 알레르기뿐인 것 같다.
1831년 《건강 저널(Journal of Health)》은 미용 체조를 “도덕적인 능력을 완성하는 데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어린 소녀들의 체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잘 계산된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며 규칙적인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소년들에 비해 야외 활동을 자유롭게 하기 어려운 소녀들은 학교에 가지 않을 때 주로 앉아서 관습적인 오락이나 과제를 하기 때문에” 이런 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의 현대적 생활 방식은 조상들을 건강하게 해주었던 신체적 노력을 부정하기 때문에, 건강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얻는 방법은 노력을 다시 추가하는 것이다.
육체적, 정신적 이익은 차치하더라도 모든 종류의 단체 운동은 우리에게 공유된 가치와 노력에 대한 소속감을 선사한다. 사람들이 체육관이나 운동 수업에 모일 때, 최소한 그들은 고대 그리스 사람들처럼 집단적 생존을 보장하는 시민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그가 연구한 초고령 장수인들은 일하는 동안 매일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녔다. 그들은 책상에 앉아서 지낸 시간이 적거나 없었다.
만약 운동을 통한 건강이 장수의 비결이라면 엘리트 선수가 되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올림픽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2.8년을 더 산다고 한다. 삶을 스포츠와 운동에 바치면 좀 더 오래 살 수는 있겠지만, 올림픽 선수들이 평생을 식이 요법과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해야 하고 수만 시간 동안 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8년은 충분한 보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들은 체육관에 다녀 본 적이 없다. 삶의 질이 높고 수명이 유난히 긴 이 사람들은 독특한 생활 양식이 장수로 이어지는 곳인 ‘푸른 지대(blue zones)’라고 불리는 지역에 산다. 두 명의 인구학자 지아니 페스(Gianni Pes)와 미셸 풀랭(Michel Poulain)이 이 용어를 만들었는데, 그들은 사르데냐섬(Sardinia, 이탈리아 서쪽에 있는 섬)의 100세 이상 노인 집단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장수 비율이 특히 높은 곳을 지도에 파란색 펠트펜으로 표시했다. 장수 집단은 종종 지리적으로 먼 곳(오키나와, 코스타리카, 그리스 일부 지역 등)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특별히 운 좋은 유전자를 타고나는 것이 장수의 유력한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덴마크 쌍둥이를 관찰한 유명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전 요인은 장수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해 동안 많은 연구들이 ‘푸른 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살펴본 결과, 많은 관습과 습관(소속감, 금연 의지, 주로 식물성 음식을 섭취하는 것 등)이 장수에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기여 요인의 목록에는 운동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나는 사르데냐로 가서 페스를 만나고 그의 연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는 장수에 확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종조할아버지는 초고령(110세 이상) 장수인이었다. 페스는 24시간 간병을 받는 요양원에서의 시간(사르데냐의 푸른 지대에는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없다)이 아니라 건강한 세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보스턴 대학 노인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초고령 장수인들의 10퍼센트가 주요 성인병에 걸리지 않고 삶의 마지막 3개월을 보냈다고 한다.
페스와의 대화에서 그는 식이 요법과 환경도 장수의 중요한 요인이지만, 앉아 있는 시간이 장수의 적이며 낮은 수준의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장수의 핵심 열쇠라는 것이 그와 다른 연구자들이 밝혀낸 해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가 흔히 운동과 연결시키는 격렬한 활동이 아니라, 하루 종일 소비되는 지속적이고 낮은 수준의 활동 말이다. 그가 연구한 초고령 장수인들은 일하는 동안 매일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녔다. 그들은 책상에 앉아서 지낸 시간이 적거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