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사례들로 대표된 딥페이크는 불법 음란 영상물이나 허위·조작 정보의 주범인 ‘나쁜 기술’이 되곤 한다. 2019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는 인공지능의 위험 요소 여섯 가지 중 하나로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을 꼽았고
[3], 미국 국방부는 딥페이크를 방지 기술 개발이 필요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 바 있다. 유럽의 언론사들은 딥페이크가 초래하는 허위정보(disinformation)를 예방하기 위해 딥페이크 검증 도구를 개발하는 ‘
인비드(InVID) 프로젝트’
[4]를 진행했고, 딥페이크와 관련해 더욱 강력한 규제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떤 영상을 보든 ‘이 얼굴이 진짜인가?’를 물어야만 하는 상황은 우리에게 곧 ‘진실의 종말(end of truth)’이 닥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5]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하다.
주목할 점은 최근 딥페이크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에 우리는 세상을 떠난 가수 터틀맨이 최신곡을 부르며 움직이는 영상을 확인한 바 있고,
[6] 독일의 온라인 족보 사이트 ‘마이헤리티지(MyHeritage)’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세상을 떠난 가족의 사진을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
딥 노스탤지어(Deep Nostalgia)’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7] 최근 다수 등장하는 ‘가상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들의 얼굴을 합성하는 데도 딥페이크 기술은 널리 활용되며, 의료계에서는 딥페이크로 의학 영상 이미지를 분석해 질병 징후와 이상 신호를 찾아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