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
완결

마블,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

마블이 만든 세계


2019년 4월 24일,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 전 공개한 트레일러부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개봉 첫 주 6억 달러(6947억 원)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한국에서는 사전 예매로만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개봉 5일째인 28일에는 누적 관객 수 47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개봉 2일째인 25일 기준 재관람율은 2.2퍼센트에 달한다. 같은 기간 다른 영화들의 재관람율인 0.9퍼센트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1] 단기간에 영화를 다시 관람할 만큼 마블의 세계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팬들이 많다는 의미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직전 〈어벤져스〉 시리즈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누적 관객 1121만 명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마블 스튜디오가 이러한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개별 작품이나 캐릭터의 인기를 넘어서는 세계관 자체의 매력에 있다.

슈퍼히어로 코믹스는 다양한 캐릭터와 소재를 바탕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축적해 왔다. 충성도 높은 팬덤(fandom)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원천 소스로 하는 콘텐츠가 활발하게 제작되는 이유다. 특히 2000년대 이후부터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전환(adaptation)[2]해 제작한 슈퍼히어로 영화 시리즈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할 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영상 콘텐츠로 만드는 대표적 브랜드는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와 DC 엔터테인먼트(DC Entertainment)다.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삼는 마블 스튜디오는 2008년부터 〈아이언 맨〉,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 맨 2〉,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시리즈 등 2019년 4월까지 총 21편[3]의 영화를 제작했다.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4]는 영화마다 한 명의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오던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였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여러 슈퍼히어로 영화 텍스트들이 관계를 형성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 안에서는 캐릭터들이 새롭게 조합되면서 새로운 캐릭터의 성격과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텍스트 연결의 필드(field) 역할을 하는 〈어벤져스〉 시리즈는 스토리 월드 확장의 중심축이다. 이를 토대로 마블 스튜디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를 출범시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한국에서만 707만 명의 관객이 관람한 첫 번째 〈어벤져스〉 시리즈 〈어벤져스〉는 전 세계적으로 15억 달러(1조 7369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세 번째 시리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한국에서 관객 수 1121만 명을 기록하고, 세계적으로 20억 달러(2조 3158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5]

마블의 성공 이후, 라이벌 관계에 있는 DC 엔터테인먼트 역시 단일 캐릭터 영화와 복수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를 연결해 제작하기 시작했다. DC 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슈퍼맨 시리즈인 〈맨 오브 스틸〉을 개봉하면서 이전 작품들의 리부트(Reboot)[6]를 선언하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수어사이드 스쿼드〉, 〈원더 우먼〉, 〈저스티스 리그〉를 차례로 제작했다. DC 엔터테인먼트의 〈저스티스〉 시리즈는 〈어벤져스〉와 유사하게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토대로 DC 엔터테인먼트는 고유의 스토리 월드인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를 조형했다.

하지만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는 스토리의 확장에 실패하고 있다. 스토리가 전개될 때마다, 텍스트가 결합될 때마다 스토리의 배경과 구성이 확장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다른 점이다. 특히 〈저스티스〉 시리즈는 슈퍼히어로들의 팀플레이 수준에 그치고 만다. 결과적으로 〈저스티스〉 시리즈의 흥행 성적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7] DC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여전히 단일 캐릭터 시리즈의 흥행 성적이 더 높다.

 

수렴과 팽창의 스토리텔링


마블 스튜디오와 DC 엔터테인먼트는 비슷한 선택을 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 그 차이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에 있다. 트랜스미디어는 한 작품의 캐릭터가 다양한 플랫폼에 걸쳐 등장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문화 연구자 마샤 킨더(Marsha Kinder)가 1991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후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의 저서 《컨버전스 컬처》를 통해 트랜스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개념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젠킨스에 따르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기여를 해야 하며, 어떤 상품이든 전체 프랜차이즈로의 입구가 되고, 새로운 수준의 통찰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8] 말한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OSMU)와는 다르다. OSMU는 성공한 원천 콘텐츠를 토대로 다른 상품을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원천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간다. 반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서사는 탈중심적이며, 소비자의 향유를 기반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공유하지만 각각 다른 스토리를 지니고, 이 콘텐츠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이룬다.
OSMU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OSMU의 대표적인 사례로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9]를 꼽을 수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책을 원천 소스로 하여 영화, 게임, 테마 파크, MD 상품 등 다른 미디어로 옮겨 가는 형태다. 원천 콘텐츠는 개별 콘텐츠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생성된 콘텐츠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개별 콘텐츠가 모여 하나가 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의 대표적인 사례는 단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다. 마블 스튜디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텍스트가 선별적으로 이합집산하는 거대한 세계를 구축했다. 코믹스 원작을 넘어 타 플랫폼으로 세계의 범위를 확장함과 동시에 개별 콘텐츠의 서사가 진행될 때마다 스토리 월드의 크기를 지속적으로 팽창시켰다. 이와 함께 스토리 속에서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늘림으로써 대중의 유입을 활성화하고, 그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마블의 세계를 더욱 증축했다. 이러한 세계를 형성하는 중심축이자 연결의 장으로 기능한 텍스트가 〈어벤져스〉 시리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하면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 함께 페이즈(Phase) 전략을 사용해 왔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각각의 페이즈에서 결론 부분을 맡아 앞서 공개된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를 결합한다. 마블 스튜디오는 페이즈를 거치면서 자신의 세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팽창시켜 왔다. 2019년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마지막으로 페이즈 3과 〈어벤져스〉 시리즈가 막을 내리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페이즈 4에서 개봉하는 또 다른 영화들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를 조형해 나갈 것이다.

 

〈어벤져스〉; 캐릭터의 관계, 세계의 기반이 되다


〈어벤져스〉 시리즈 첫 작품인 〈어벤져스〉는 아이언 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의 개별 캐릭터 시리즈 다음에 등장한 영화로,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에 등장했던 모든 캐릭터가 서사 속에 등장한다. 모든 캐릭터가 하나의 스토리 속에 집결하는 것은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세계관을 결합하는 효과를 낸다.
〈어벤져스〉 스토리 월드 조형도
〈어벤져스〉 이전에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의 서사는 독립적으로 전개되고, 이 캐릭터들은 자신의 스토리 월드를 지닌 채 거점 플랫폼인 〈어벤져스〉로 수렴한다. 이는 ‘세계관 + 세계관’과 같은 단순한 합산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별 캐릭터 텍스트의 여러 요소 중 일부를 취사선택함으로써 여러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비중을 맡으며 조화로운 스토리 월드를 구성한다.

〈어벤져스〉는 스토리 월드의 시공간적 배경을 〈아이언 맨〉으로부터 차용한다. 미국을 배경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언 맨의 세계관이 〈어벤져스〉의 스토리 월드 조형의 중심축이다. 이러한 기틀에 다른 슈퍼히어로 텍스트 속의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며 스토리 월드는 확장된다. 〈토르: 천둥의 신〉의 메인 캐릭터인 토르와 로키는 공간적 범위를 확장시킨다. 토르와 로키는 ‘아스가르드’라는 다른 우주의 캐릭터다. 이들이 〈어벤져스〉의 스토리 월드에 합류함으로써 지구와 지구 밖 세계 사이의 공간적 경계는 허물어진다. 빌런[10]인 로키와 함께 ‘치타우리(Chitauri)[11]’라는 새로운 우주의 종족을 등장시킴으로써 수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 역시 중요한 요소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핵심인 ‘멀티버스[12]’ 개념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우주 차원의 공간적 배경을 확립한 〈어벤져스〉는 이후 전개될 단일 슈퍼히어로 텍스트나 〈어벤져스〉 시리즈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넓힌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합류할 때의 부담도 최소화된다.

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져스〉에 합류하는 슈퍼히어로 중 유일하게 과거라는 시간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퍼스트 어벤져〉를 통해 묘사되는 캡틴 아메리카 스토리 월드의 시대적 배경은 1940년대로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진 시기다. 캡틴 아메리카의 세계관은 과거사와 연관되어 있고, 이는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원초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캡틴 아메리카의 스토리 월드가 〈어벤져스〉의 스토리 월드로 수렴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배경을 잇는 것은 물론,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간적 배경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로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된다.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에서 서브 캐릭터로 등장했던 닉 퓨리(Nick Fury), 블랙 위도우(Black Widow), 호크아이(Hawkeye), 필립 콜슨(Phillip Coulson) 등의 캐릭터도 〈어벤져스〉에 등장한다. 이들 역시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갖고 합류한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여러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스토리 월드가 〈어벤져스〉로 집결하면서 생기는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서브 캐릭터와 페이즈 1의 캐릭터 관계도
서브 캐릭터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영화인 〈아이언 맨〉부터 등장한다. 영화 중간에 필립 콜슨 요원, 쿠키 영상에 닉 퓨리가 등장하는데, 스토리 자체와 관련해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들은 속편 〈아이언 맨 2〉에서 다시 등장해 향후 스토리 전개에 큰 힌트를 주는 역할을 하면서 비중을 늘린다. 이후 콜슨 요원은 〈토르: 천둥의 신〉에, 닉 퓨리는 〈퍼스트 어벤져〉에 다시 출연한다. 〈토르: 천둥의 신〉에 등장하는 서브 캐릭터인 에릭 셀빅(Erik Selvig)은 〈인크레더블 헐크〉의 브루스 배너 박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묘사되며 관계를 형성하고, 〈퍼스트 어벤져〉의 캡틴 아메리카는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와 함께 임무를 수행한 과거를 통해 아이언 맨과 간접적인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어벤져스〉 시리즈가 진행되기 위한 스토리 월드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거대한 스토리 월드를 조형하기 위한 빌드 업(build up) 단계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어벤져스〉는 페이즈 1에 속한 캐릭터의 세계관을 선별적으로 결합해 완성한 또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 월드다. 각 캐릭터의 독립적인 세계관에서 필요한 요소를 추리고 모아 구현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개별 스토리 월드와는 다른 세계다. 마블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 빌드 업 과정을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발판이 되는 텍스트 〈어벤져스〉를 탄생시켰다. 〈어벤져스〉의 틀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거쳐 거대한 서사로 확장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히어로와 빌런이 탄생하는 곳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페이즈 2에 들어서면서 〈어벤져스〉 시리즈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페이즈 1의 〈어벤져스〉처럼 단일 히어로 콘텐츠가 이합집산하면서 스토리 월드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기지 역할을 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토리 월드 조형도
〈어벤져스〉의 스토리 월드 구축 과정과 마찬가지로 페이즈 2의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토리 월드의 기틀을 마련한다. 여기에 페이즈 1의 〈어벤져스〉 스토리도 적층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토리 월드 조형 과정이 〈어벤져스〉와 다른 점이다.

〈아이언 맨 3〉의 경우 〈어벤져스〉를 거치면서 캘리포니아의 말리부였던 시리즈의 공간적 배경이 뉴욕으로 바뀌었다. 시간적으로도 〈어벤져스〉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스토리 전개의 기저가 되는 토니 스타크의 트라우마가 〈어벤져스〉에서 겪었던 치타우리와의 대전쟁과 그로 인한 위협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어벤져스〉가 끝난 뒤 블랙 위도우, 닉 퓨리와 함께 쉴드의 일원으로서 활약하는 모습이 페이즈 2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묘사된다. 〈토르: 다크 월드〉는 〈어벤져스〉의 전쟁을 유발한 로키를 아스가르드로 데려와 감옥에 가두는 것에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이전의 스토리와 연결시키는 전개 방식은 페이즈 2에서도 나타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빌런인 하이드라(Hydra) 일당이 치타우리 셉터라는 무기를 통해 어벤져스 세력을 공격하려는 모습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쿠키 영상에서 묘사되는데, 이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인트로 장면으로 이어진다.

기존 스토리 월드의 결말 부분이 새로운 스토리의 발단이 되는 서사 전개 방식은 완결성 있는 개별 텍스트를 거대한 전체 서사의 한 부분으로 기능하게 한다. 서로 다른 텍스트들에서 스토리의 연결성을 만드는 모듈화 방식이다. 이와 같은 서사 구조는 설명이 필요한 발단 부분을 최소화해 두 시간 남짓으로 제한된 영화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적층된 스토리를 토대로 각각의 슈퍼히어로와 그 세계관이 결합해 만들어진 〈어벤져스〉 시리즈는 친숙함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동안 등장했던 캐릭터가 반복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신선함이 덜하다는 단점이 발생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새로운 캐릭터를 생산한다.
스토리의 적층 과정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모든 슈퍼히어로와 서브 캐릭터들은 이전의 개별 슈퍼히어로 텍스트에 한 번 이상 등장했던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과 대립하고 갈등하며 서사를 이끄는 빌런인 로키 역시 〈토르: 천둥의 신〉에 등장했던 캐릭터다. 반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서사가 전개됨에 따라 막시모프 남매, 비전, 울트론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와 함께 각 캐릭터의 스토리 월드도 새롭게 등장하고, 기존 스토리 월드와 결합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확장된다.

새로운 캐릭터들에는 기존 캐릭터의 스토리 월드와 관련된 배경이 있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해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이유다. 막시모프 남매는 캡틴 아메리카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공통분모는 빌런으로 등장하는 하이드라[13] 집단이다. 하이드라는 캡틴 아메리카의 난적으로 캡틴 아메리카 단일 캐릭터 시리즈인 〈퍼스트 어벤져〉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 등장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닉 퓨리는 힘을 합쳐 슈퍼히어로와 요원들이 소속되어 있던 집단인 쉴드[14] 내부에서 오랜 시간 기생하며 크기를 키운 하이드라를 타락한 쉴드와 함께 몰락시킨다. 그러나 하이드라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스톤의 힘을 사용한 인체 실험을 바탕으로 막시모프 남매를 탄생시킨다. 하이드라를 통해 막시모프 남매가 탄생하는 장면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쿠키 영상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인트로에 동시에 등장한다. 이는 두 텍스트의 연결 고리가 될 뿐만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와 막시모프 남매의 스토리 월드 사이에도 연결성을 제공한다.

비전과 울트론은 아이언 맨과 관련이 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아이언 맨은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15]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며[16] 자신의 인공지능 자비스(J.A.R.V.I.S.)에게 스톤 분석을 맡긴다. 그러나 자비스는 인피니티 스톤의 힘을 이겨 내지 못하고 잠식당한다. 그리고 아이언 맨의 인공지능 로봇 아이언 리전(Iron Legion)을 탈취하여 육체를 형성한 후 인류와 어벤져스를 멸망시키려 하는 빌런인 울트론이 된다. 울트론을 만들어 낸 아이언 맨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다시 한번 자비스와 인피니티 스톤의 결합을 시도하고, 그 결과 비전이 탄생한다. 울트론과 비전 모두 아이언 맨의 스톤에 대한 욕망으로 창조되었고, 이전 시리즈에도 등장한 토니 스타크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바탕이 되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는 기존의 스토리 월드와 연관성을 지닌 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자연스럽게 결합한다. 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확장할 뿐 아니라, 이후 전개될 서사의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이제 결합의 장 역할을 넘어 새로운 스토리 월드를 창조하고 확장하는 생산 기지가 되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모듈이 만든 거대한 이야기


페이즈 3은 가장 많은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총 10편의 영화가 연결되어 있고, 〈어벤져스〉 시리즈만 2편이 있다. 6편의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로 구성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기존의 〈어벤져스〉 시리즈들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 스토리 월드를 구축한다. 페이즈 1과 2를 거치며 적층된 스토리 월드를 바탕으로 페이즈 3에서 전개된 단일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스토리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세계로 수렴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토리 월드는 이전부터 축적된 지식들의 총집합이기 때문에 가장 거대한 세계다. 이전의 〈어벤져스〉 시리즈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다른 〈어벤져스〉 시리즈와 구별되는 독립적 정체성을 지닌 스토리 월드를 구축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토리 월드 조형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토리 월드에는 독립적인 시리즈였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합류한다. 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토리 월드의 공간적 배경을 폭발적으로 팽창시켜 멀티버스를 구현하는 통로가 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활동하는 무대는 지구 밖의 다른 우주이며, 캐릭터들은 다양한 우주를 넘나든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경우, 멀티버스 개념을 실제 대사에서 언급하기도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구에서도 여러 공간을 넘나들고, 영화 말미에는 다른 우주로 향하는 모습이 묘사되기까지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합류 역시 공간적 배경을 확장하고 멀티버스 개념을 확립하는 역할을 한다.

멀티버스 개념은 〈어벤져스〉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어벤져스〉에는 로키가 지구 밖 세계에서 살아가는 치타우리를 지구로 소환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개념이 제시되는 수준일 뿐, 스토리가 전개되는 무대는 여전히 지구다. 반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손에 넣기 위해 9개의 우주를 뛰어넘으며 여러 행성과 다양한 종족을 만난다. 멀티버스를 본격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서사가 개연성 없는 유치한 전개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어벤져스〉를 통해 구축한 기반 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약 30명에 달하는 캐릭터가 모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캐릭터 사이에 거미줄처럼 복잡한 관계망이 형성되어 있다. 이전의 〈어벤져스〉 시리즈들은 관계의 중심을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로 설정했고, 두 히어로가 서사를 이끌었다. 그러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빌런 캐릭터인 타노스가 스토리 월드의 중심이다. 타노스의 관점에서 인피니티 스톤을 빼앗으러 다니면서 발생하는 사건과 전투를 관객에게 전달하며 스토리를 진행한다. 이렇게 서사를 진행함으로써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로 얽힌 슈퍼히어로들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스토리는 조화롭게 이어진다. 9개의 우주를 넘나드는 타노스를 통해 관객은 멀티버스 개념을 구체적으로 체험한다.

타노스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인피니티 스톤 역시 이전까지 전개되어 온 개별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토리 월드 속으로 자연스럽게 수렴하는 열쇠가 된다. 〈아이언 맨 2〉에서 처음 등장했던 인피니티 스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전체 서사가 진행됨에 따라 존재감이 부각되어 왔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본격적으로 서사 전개의 중심이 되었다. ‘인피니티 스톤을 손에 넣는다’라는 명목 아래에 온 우주를 돌아다니며 슈퍼히어로와 전투를 벌이는 타노스를 기점으로 슈퍼히어로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을 가지게 되고, 마지막 전장인 지구에 모든 슈퍼히어로가 타노스를 대적하기 위해 한데 모인다. 비로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에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각각의 스토리 월드가 하나의 거대 서사 속으로 집결하게 되는 것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이러한 전략에 따라 관객은 지금껏 진행되어 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개별 텍스트들은 독립적인 존재이자 전체를 구성하기 위한 모듈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각각의 시리즈를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파생되어 가던 스토리 월드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라는 하나의 스토리 월드로 수렴함으로써 전체 시리즈의 완결성을 느낄 수 있다.

 

소비자를 참여시켜라


마블 스튜디오는 3개의 페이즈를 완결시키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성해 왔다. ‘후속작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편견과 달리 〈어벤져스〉 시리즈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가장 마지막에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역대 박스 오피스 4위에 오르면서 1편인 〈어벤져스〉의 성과를 뛰어넘었다. 시리즈를 계속 제작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전략에 있다. 개별 콘텐츠를 내놓을 때마다 더 많은 관객이 마블의 세계에 참여했고, 이 세계를 즐기는 과정은 더 즐거워졌다. 소비자의 향유 만족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를 위해 마블 스튜디오가 사용한 몇 가지 전략이 있다.

①순차적인 라인업 공개

마블 스튜디오는 2008년 〈인크레더블 헐크〉가 개봉한 후, 〈어벤져스〉 제작 계획과 함께 추후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 라인업을 공표한다. 가까운 미래에 개봉을 앞둔 페이즈 1의 영화에 대해서는 개봉 시기와 제목 및 부제,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 함께 등장할 서브 캐릭터와 그 배우, 영화의 모티브가 된 마블 코믹스의 볼륨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이보다 먼 미래에 개봉이 예정된 페이즈 2에 대해서는 이를 구성하는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와 제목, 간략한 스토리 정도를 제공했고, 페이즈 3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정보만을 공개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전략적인 라인업 공개는 기존 마블 코믹스의 팬과 영화를 통해 새로 유입되는 팬 모두를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약 20편의 영화 목록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기대감과 궁금증을 유발한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개별 히어로의 서사와 전체 서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존 텍스트와 새로운 텍스트는 어떤 관계를 맺을지, 추가되는 캐릭터와 어벤져스는 어떻게 연결되며 원작의 어떤 부분이 유지되고 변형될지 예상하고 토론한다. 라인업 공개 전략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의 유입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마블이라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팬에게는 여러 슈퍼히어로를 하나의 텍스트 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고, 특정 슈퍼히어로에 대한 팬심을 가진 소비자에게는 선호하는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할지에 호기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팬들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소개함으로써 마블의 스토리 월드를 끊임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페이즈 1의 라인업을 알게 된 관객들은 영화 〈어벤져스〉와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를 비교하며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영화 개봉 전과 후에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영화 〈어벤져스〉에서는 이전의 단일 텍스트 속 슈퍼히어로인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와 서브 캐릭터인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이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팀이 로키와 치타우리 무리를 상대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러나 원작인 마블 코믹스에서 어벤져스는 행크 핌(Hank Pym), 와스프(Wasp), 헐크, 아이언 맨, 토르에 의해 창설된다. 빌런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로키로 동일하지만, 스토리[17]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즉, 영화 〈어벤져스〉와 그래픽 노블의 《어벤져스》는 타이틀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스토리 월드를 갖고 있다.

기존의 그래픽 노블 팬들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가 되기도 한다. 〈어벤져스〉를 통해 새로 유입된 팬들에게도 전해지며, 그중 일부는 그래픽 노블을 구입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블이라는 세계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받는 셈이다. 참여와 유입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다.

마블 스튜디오는 페이즈 1 이후 공개되는 영화 라인업에 부제를 붙인다.[18] 페이즈 2부터 제작되는 대부분의 영화에는 제목과 함께 부제가 명시되어 있다. 라인업과 함께 공개되는 부제는 관객에게 그래픽 노블과 영화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그래픽 노블에도 부제가 존재하는데, 영화의 부제를 통해 전개되는 서사를 더욱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비슷한 스토리나 관련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래픽 노블을 찾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페이즈 1 이후의 라인업을 공개할 때 영화의 제목만 먼저 공개하고 이후 부제를 공개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2012년 〈어벤져스〉 개봉 직후 페이즈 2 라인업을 공개했는데, 이때 〈어벤져스〉의 후속작에 대해서는 부제 없이 〈어벤져스 2〉라는 타이틀만을 공개하고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라는 부제는 2013년[19]에 발표했다. 이러한 전략 역시 호기심과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생성해 소비자를 마블의 거대한 세계 속으로 끌어들인다.

〈어벤져스 2〉라는 메인 타이틀은 페이즈 2에서도 다수의 슈퍼히어로가 뭉쳐 빌런을 상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면서, 어떤 캐릭터가 여기에 합류하고 이들이 어떤 빌런과 싸울지,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지는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 호기심과 기대가 시들해질 즈음 마블 스튜디오는 부제인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함께 티저 예고편을 공개한다. 전개될 스토리, 합류하는 멤버, 빌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팬들에게 즐길 거리를 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마블이 구축한 세계에 머무르게 하고, 이들과의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스토리 월드를 팽창시키는 전략이다.

②이스터 에그

마블 스튜디오는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과 신선한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각각의 〈어벤져스〉 시리즈 텍스트마다 독립적인 정체성을 가진 스토리 월드를 구축한다. 이처럼 독립적인 스토리텔링 전략을 펼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시리즈 전체를 하나의 완결된 서사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영화 곳곳에 숨어 전체 서사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이스터 에그(Easter egg)[20]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욕망의 대상으로 묘사되는 인피니티 스톤은 〈어벤져스〉 시리즈 뿐만 아니라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서사의 연결 고리다. 인피니티 스톤은 초월적인 힘과 권능이 응축된 존재다. 리얼리티 스톤(Reality Stone), 소울 스톤(Soul Stone), 마인드 스톤(Mind Stone), 타임 스톤(Time Stone), 스페이스 스톤(Space Stone), 파워 스톤(Power Stone) 총 6개로 구성되며 〈아이언 맨 2〉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토니 스타크가 닉 퓨리로부터 건네받은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의 유품 속 메모장에 스톤의 존재를 암시하는 메모가 담겨 있었다. 비록 〈아이언 맨 2〉에서는 인피니티 스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고 욕망의 대상으로 묘사되지 않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체 서사가 전개됨에 따라 스톤의 존재감은 점점 커진다. 페이즈 1의〈토르: 천둥의 신〉에는 인피니티 스톤이 욕망의 대상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쿠키 영상에서 닉 퓨리가 에릭 셀빅에게 상자를 건네주는데, 이때 로키가 함께 등장해 스페이스 스톤(테서랙트)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스페이스 스톤이 지구에 존재하게 된 경위를 보여 주며 스토리를 전개해 개연성과 인과성을 부여한다. 스페이스 스톤은 〈어벤져스〉 에서 본격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서사의 중심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빌런 캐릭터로 등장하는 로키는 스페이스 스톤을 욕망하고 지구 정복을 꿈꾸며 닉 퓨리로부터 이를 갈취한다. 이러한 로키의 욕망은 〈토르: 천둥의 신〉 쿠키 영상에서부터 이어지기 때문에, 〈어벤져스〉와 단일 히어로 영화의 서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페이즈 1에서 테서랙트라는 하나의 스톤을 보여 주며 인피니티 스톤의 존재를 알렸다면 페이즈 2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인피니티 스톤을 보여 주며 욕망의 대상이 되는 존재를 구체화시킨다. 새로운 인피니티 스톤은 〈토르: 다크 월드〉에서 처음 등장한다. 검붉은 액체의 형태로 등장하는 리얼리티 스톤(에테르)은 다크 엘프의 우두머리인 말레키스[21]가 우주를 정복하기 위해 욕망하는 대상이고, 이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는 파워 스톤(오브)이 등장하고, 이를 탈취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이 등장한다. 특히 파워 스톤을 탈취하려는 과정에서 타노스가 등장해 그 역시 인피니티 스톤을 욕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으며, 이러한 암시는 페이즈 3에서〈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가 모든 종류의 인피니티 스톤을 갈구하는 모습으로 이어짐으로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전체 서사에 개연성을 더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마인드 스톤이 등장하는데, 이는 이전 서사에서와 다르게 사용된다. 인피니티 스톤을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존재가 이전까지는 빌런 캐릭터였다면, 이 영화에서는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아이언 맨이다. 그뿐 아니라 인피니티 스톤은 빌런 울트론과 슈퍼히어로 비전을 생성하는 용도로도 묘사된다.

페이즈 3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에 타임 스톤이 등장한다. 시간 역행, 미래 예지, 루프 등 시간 조작 계열의 능력이 포함되어 있는 타임 스톤은 ‘아가모토의 눈’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닥터 스트레인지가 빌런 캐릭터인 케실리우스 세력과 도르마무와 전투를 하는 데에 사용한다. 타임 스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슈퍼히어로 캐릭터에 의해 유일하게 올바른 용도로 사용되는 인피니티 스톤이지만 결국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에게 뺏기고 만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이전 영화들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났던 모든 인피니티 스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모든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스토리 월드로 만들어 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어벤져스〉 세계에 합류하는 것이다.

인피니티 스톤은 각기 다른 텍스트가 이어질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와 예측을 형성하는 핵심 소재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모든 인피니티 스톤이 집결하면서 모든 영화 속 캐릭터와 스토리 월드가 결합하는 것은 이전 영화들을 통해 관객이 가졌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관객은 이를 통해 개별 콘텐츠들이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된 모듈임을 이해하게 되고, 이는 콘텐츠 소비자들이 전체에서 부분으로, 부분에서 전체로 콘텐츠 소비를 이어 나가는 동력이 된다.

③빈틈을 채우는 콘텐츠

젠킨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에 있어 미디어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는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단일 미디어에 의존하기보다 복수의 미디어를 통해 수용자에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다수의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가 제공되면 그 다양한 미디어들을 통해 수용자가 스토리 월드로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22]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의 주장처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수용자에게 스토리를 제공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영화 특성상 두 시간 남짓의 제한된 시간 안에 서사를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캐릭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두 시간의 영상 속에서는 사건의 인과 관계, 개연성 등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마블 스튜디오는 이러한 한계를 TV드라마와 단편 영화를 통해 극복한다.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에는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여러 단체들이 등장한다. 이 중 쉴드는 개별 슈퍼히어로가 어벤져스라는 그룹이 될 수 있도록 공간적 배경을 제공해 주는 단체다. 닉 퓨리를 수장으로 다수의 에이전트가 속해 있다. 이 조직은 〈아이언 맨〉에 처음 등장한 후 〈아이언 맨 2〉,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 등에서 비중을 높여 가고, 〈어벤져스〉에서는 서사 진행의 주요 요소가 되기까지 한다. 그러나 국가의 기밀 기관이자 안보를 담당한다는 이 단체에 대한 설명은 그 어디에서도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전개는 영화를 즐기는 향유자의 몰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스토리 진행 개연성과 인과성 부족으로 마블의 세계관 구축에도 결점이 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마블 스튜디오는 이 결점을 텔레비전 드라마인 〈에이전트 오브 쉴드(Agent of S.H.I.E.L.D.)〉를 통해 보완한다.

〈에이전트 오브 쉴드〉는 〈어벤져스〉가 개봉한 다음 해인 2013년 가을에 방영되기 시작해 총 5개 시즌이 제작되었다. 드라마는 쉴드의 창설부터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에서는 서브 캐릭터로 등장했던 요원들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영화에서 부족했던 설명과 개연성, 인과성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뿐 아니라 서사의 빈틈을 채워 소비자가 더 풍부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하고, 마블의 세계로 향하는 새로운 진입로가 되기도 한다.

마블 스튜디오는 드라마 외에도 단편 영화인 ‘마블 원샷’[23]을 제작했다. 약 3분에서 15분 정도의 짧은 길이로 제작된 콘텐츠인 마블 원샷은 〈어벤져스〉와 같은 굵직한 텍스트를 보완하기보다 개별 슈퍼히어로 텍스트의 빈틈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마블 원샷의 영상에는 규칙이 있다. 단일 슈퍼히어로 영화의 블루레이 DVD에 수록된다는 점과 해당 영화의 직전에 개봉한 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캐릭터나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건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마블 스튜디오는 이처럼 작은 캐릭터나 사건까지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요소로 다룬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세계


2008년 개봉한 영화 〈아이언 맨〉을 시작으로 약 10년 동안 마블 스튜디오가 투자한 결과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거대한 세계다. 개별 캐릭터의 세계관이 생성되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며, 기존에 언급되지 않았던 과거 사건이 전개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이후 〈앤트맨과 와스프〉(2018), 〈캡틴 마블〉(2019)이 개봉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또 다시 팽창했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앤트맨〉 시리즈의 과거사를 다루고 있고, 〈캡틴 마블〉은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인 캡틴 마블을 창조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과거를 보여 주고 있다. 마블은 이번에도 서브 캐릭터, 이스터 에그 등을 활용해 새로운 두 영화를 어벤져스의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여 냈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쿠키 영상에 타노스의 손가락 튕김으로 캐릭터가 소멸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장면을 담아 마블 전체의 스토리 월드를 확장했다. 〈캡틴 마블〉은 기존 영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던 캐릭터 닉 퓨리의 과거와 연결된다. 현재 시점의 닉 퓨리가 캡틴 마블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마지막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캡틴 마블의 등장은 어색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마블의 스토리 월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이야기, 아직 풀리지 않은 개별 캐릭터들의 스토리 월드, 지속적인 TV드라마 시리즈의 제작, 마블 스튜디오가 보유한 다양한 코믹스 등은 마블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게다가 최근 마블 스튜디오의 모회사 디즈니(Disney)가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를 인수하면서 다른 세계관으로 분류되었던 〈엑스맨(X-Men)〉 시리즈와 〈판타스틱 4(Fantastic 4)〉 시리즈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끝으로 그동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중심축을 담당했던 ‘어벤져스 세대’의 슈퍼히어로들은 물러날 수 있다. 그러나 어벤져스 세대의 슈퍼히어로들에 이어 새로운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또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가 등장할 것이다. 어벤져스는 막을 내리지만, 마블의 세계는 다시 시작되고 있다.
[2]
adaptation은 주로 ‘각색’이라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으나 이는 텍스트 중심적인 개념이다. 최근 원천 콘텐츠가 되는 콘텐츠의 종류(만화, 영화, 드라마, 소설, 게임 등)가 다양해짐에 따라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는 콘텐츠 변환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전환(adapt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3]
2019년 4월 24일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어벤져스: 엔드 게임〉이 개봉했다.
[4]
〈어벤져스〉 시리즈란 〈어벤져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까지 총 3편의 영화를 의미한다.
[5]
[6]
리부트(Reboot)는 시리즈의 연속성을 버리고 새롭게 스토리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의 시리즈 작품에서 새로운 팬들을 확보하고 흥행 수입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따라서 리부트는 정체된 시리즈를 구제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팬층이 확립된 작품의 리부트는 상업적인 위험이 적고,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안전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7]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8억 달러(9262억 원)의 수익을, 〈저스티스 리그〉는 6억 달러(6946억 원)의 수익을 냈지만, 이는 10억 달러(1조 1577억 원) 이상의 성적을 거둔 DC 엔터테인먼트의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아쿠아맨〉과 같은 단일 슈퍼히어로 캐릭터 영화에 미치지 못한다.
[8]
헨리 젠킨스(김정희원 외 譯), 《컨버전스 컬처》, 비즈앤비즈, 2008, 149쪽.
[9]
해리 포터 시리즈는 1997년에 출간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까지 총 7권의 책을 말한다.
[10]
빌런(villain)은 ‘악당’이라는 의미를 넘어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이를 취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1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빌런 집단인 사이보그 전사 종족. 다른 빌런인 로키와 함께 어벤져스가 결성하는 계기가 된다.
[12]
무한한 영웅들의 우주. 마블 코믹스에서는 각각의 우주를 ‘지구’라는 용어에 숫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멀티버스는 지구가 존재하는 우주 이외에도 다른 8개의 우주가 있다는 것으로 ‘토르’ 세계관의 배경이 되는 위그드라실과 혼재되어 사용되는 개념이다.
[13]
요한 슈미트가 히틀러로부터 지원받아 만든 심층 과학 부서.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주요 빌런 집단이다. 이들의 사상은 인간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으니 자유를 빼앗고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퍼스트 어벤져〉에서만 해도 ‘나치의 하위 조직’ 같은 느낌이었으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 와서는 나치를 능가하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조직으로 발전한다. 결론적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지구의 공공의 적이다.
[14]
마블 세계관의 전략적 국토 개입 및 집행 병참국(S.H.I.E.L.D., Strategic Homeland Intervention, Enforcement and Logistics Division). 세계 안전 보장 이사회 휘하의 국제 안보 기관으로, 2차 세계 대전 때 미군이 창설한 전략 과학부 SSR(Strategic Scientific Reserve)을 전신으로 창설되었다. 쉴드가 무너지기 전에는 닉 퓨리 국장 휘하에 콜슨 요원,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를 포함한 슈퍼히어로와 일류 요원들이 소속되어 있었다.
[15]
마블 코믹스 속 ‘인피니티 젬’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버전. 우주의 창조신과 같은 존재의 권능이 응축된 우주적 아이템이다. 그 힘과 권능이 초월적이며, 모든 인피니티 스톤은 기본적으로 무한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16]
아이언 맨이 인피니티 스톤에 욕망을 보이게 된 것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스칼렛 위치의 공격을 받아 어벤져스 멤버들이 모두 죽는 환각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환각이 일깨운 토니 스타크의 트라우마는 페이즈 1의 〈어벤져스〉와 〈아이언 맨 3〉와도 이어진 요소다.
[17]
아스가르드에 유폐돼 있던 로키는 토르를 트롤의 섬에 가두려는 계략을 꾸민다. 로키는 마침 도망 다니던 헐크를 보고는 헐크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거짓 뉴스를 만들어 낸다. 이 소식을 들은 릭 존스가 라디오에 판타스틱 포에게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를 보내는데, 정작 판타스틱 포는 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때 메시지를 듣고 토르를 비롯해 앤트맨과 와스프, 아이언 맨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이들은 헐크를 뒤쫓다가 이 모든 것이 로키가 꾸민 일이란 것을 깨닫고, 힘을 합쳐 로키를 쓰러뜨린다. 싸움이 끝난 후, 앤트맨의 제안으로 앞으로도 힘을 합쳐 싸워보자며 비로소 ‘어벤져스’가 창설된다. 헐크도 이제 쫓겨 다니기는 싫다며 함께하기로 한다.
[18]
페이즈 1에서는 〈토르: 천둥의 신〉에만 부제가 붙어 있으나, 페이즈 2와 3에서부터는 토르, 캡틴 아메리카,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등에 부제가 붙기 시작한다.
[19]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미국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어벤져스 2의 부제 ‘에이지 오브 울트론(Age of Ultron)’이 공식 발표되었다.
[20]
영화, 책, CD, DVD,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 이스터 에그라는 이름은 서양권에서 부활절에 달걀을 미리 집안이나 정원에 숨겨 두고 아이들에게 부활절 토끼가 숨겨 놓은 달걀을 찾도록 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21]
다크 엘프들의 수장. 먼 옛날 9개의 우주가 정렬했을 때 이 우주들을 어둠의 힘으로 덮어 버리려 했다. 이를 저지하려 했던 오딘의 아버지인 보르 왕의 아스가르드 군대와 싸워 패배하고 힘의 원천인 에테르마저 빼앗긴 채로 우주 어딘가에 숨어 버렸다. 이후 에테르가 다시 등장하자 아스가르드를 다시 침범하고 에테르를 빼앗는다. 빼앗은 에테르의 힘을 이용하여 9개의 우주를 정복하려 했지만 토르에 의해 패배하고 다른 우주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22]
헨리 젠킨스(김정희원 외 譯), 《컨버전스 컬처》, 비즈앤비즈, 2008, 148쪽.
[23]
마블 원샷은 현재까지 〈컨설턴트(The Consultant)〉, 〈토르의 망치를 찾으러 가는 길에 생긴 일(A Funny Thing Happened on the Way to Thor’s Hammers)〉, 〈아이템 47(Item 47)〉, 〈에이전트 카터(Agent Carter)〉, 〈올 헤일 더 킹(All Hail the King)〉 다섯 편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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